얘들아 안녕.
하다원 대장님이야.
꿈만같던 유럽에서의 탐사가 어느덧 끝으로 달려가고 있다.
대장이라는 칭호가 처음엔 낯설고 어색했지?
처음엔 쌤 하면서 부르던 친구들도 이젠 익숙하게 대장님 하며 찾아오는 모습이
그간 너희가 이 행사에 적응했다는 의미인 것도 같아 기특하기도 해.
리스본에서 마지막 밤을 마무리하며, 아까 뜻밖에 울컥임에 이야기하지 못한 것들을 편지로 대신하려해.
오늘까지도 너희 찍었던 사진을 보며 한껏 웃었단다.
한편으로는 더이상 함께할 수 없어서 아쉬움과 서운함이 밀려온다.
스페인으로 떠나며 1팀 친구들과 마지막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헤어졌던것도 무척이나 마음에 걸리네.
탐사 초반에는 대장님도 정신 없고, 너희들 안전에 신경써야할 부분이나 여러모로 신경쓸게 많다보니
너희들과 있었던 시간이 적어서 많이 아쉽다.
에펠탑도 대장님이랑은 아홉명밖에 가지 못해서 그게 더더욱.
대장님이 맡았던 1연대에게도 미안함이 커.
그럼에도 서른 두명이나 되는 인원으로 서로가 정신없었을텐데 항상 웃음 잃지 않고 따라와줘서 고마워.
스페인으로 가며 2팀은
반으로 줄어든 인원이었는데 대장님들 말을 잘 따라준 너희들 덕분에 포르투갈까지 무사히 올 수 있었어.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급하고 바쁘고 또 서툰 일정 속에서도 불평 불만 없이 묵묵히 참아주고
오히려 대장님에게 힘이 되어준 너희들에게 참 감사해. 그렇게 힘들었기에 더 정이 많이 들었지 않나 싶다.
행사를 시작하며 다들 가졌던 마음이 있을거야.
대장님같은 경우에는 그간 배우고 봤던 것들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려주고 싶었어.
짧은시간이나마 유럽에서 지내며 느꼈던게 많은 것 같아서.
헌데 너희들도 대장님도 지치다보니 처음 마음먹었던것처럼 많은걸 알려줄 수 없었어서 그게 미안하고도 돌이켜보면 참 아쉽다.
그래도 알려줄 때만큼 귀기울여 들었던 친구들, 너희들은 큰 사람이 될거야 ㅎㅎ
부모님께서 보내주신 좋은 기회로 유럽 땅을 밟은 너희는 분명히 다른 아이들과 달리 세상을 보는 눈이 한층 더 깊어졌을거야.
우리가 사는 곳 외에도 또 다른 곳이 존재한다는 걸, 그리고 그곳으로 너희가 얼마든지 떠날 수 있는 사람이란 걸 느꼈으면 그것만으로도 이번 유럽 탐사가 의미있을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제 막 자라나며 세상이 어떤지 조금씩 배워가는 너희들이기에
이번 기회를 그냥 흘러가는 시간이 아니라 앞으로 살아갈 날들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남아있길 바라.
여행이 뜻깊은 이유는 가기 전 설레임과 다녀온 후의 추억 덕분이라고 해.
그간 본 것도, 만났던 친구들도 좋은 기억 하나 빠짐없이 어딜 가더라도 오늘의 우리를 뿌듯한 마음으로 떠올릴 수 있기를.
너희 자기소개할때 스무살이 되면 대학생이 될거에요 하던 모습이 생각난다.
내도록 들으면서 그러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는 걸 말해주고 싶었는데, 그런날이 오더라도 절대 좌절치 말자.
비록 원하는 대로 너희가 살아가는 모습이 흘러가지 않더라도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고 후회없이 살다 보면
원하는 곳에 분명히 닿아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아.
앞으로 어떤 자리에 있든 지난 한달 유럽을 생각하며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살아가자.
지금 갖고 있는 꿈이 있다면 절대 포기하기 말고.
대장님도 행사 내도록 들고 다녔던 카메라를 앞으로도 잡고 살 수 있도록 노력할거야.
끝까지 대장님 나이와 키를 궁금해하던 못말리는 대원들아
너희들보다 작은 대장님을 어리게 볼까 나이도 높여 말했고, 말하는 걸 허투로 듣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처음엔 부러 엄한 척도 해보고 너희들이 치는 장난도 잘 받아주지 않았던 게 있어
그 때문에 상처받거나 서운했더라면 미안하지만
대장님은 너희들의 안전과 탐사기간동안 전체를 위해 잘 지냈으면 하는 마음 때문에 그랬으니 너무 서운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
스페인에 함께 간 친구들은 느꼈겠지만 나도 너희들과 함께 어울려 노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야.. ㅎㅎ
만남은 잠깐이지만 우리의 인연은 오래 갈수 있길.
대장님이 들어줄 수 있는 고민이 있다면 서스럼없이 연락하도록!
서울에 놀러오면 맛있는 거 사줄게
얘들아 가끔씩 오래보자.
다들 보고싶을거야
하다원 대장님이.
편지를 쓰던 도중 옆에 온 은채의 부탁으로 2팀 이름 언급한다 :)
배고파 짜증나 몬생긴 이은채, 홍승우 이야기 그만해라 유지우, 대원들의 교과서 홍가은, 에그타르트 하나에 울고 웃는 임수현, 웃을때가 훨씬 예쁜 김서윤, 듬직한 맏형 최원혁, 우리의 아들 김정민, 말썽장이 김태운, 핵노잼 이준서, 모자 올리고 사진 찍자 김도연, 장비 말고 김관우, 사장님 박준언, 증명사진 채민기, 앞머리 태양이야 윤준형, 응아쟁이 김준영
써놓고 보니 우리 1팀도-
원할머니 원정윤, 똑순이 김태린, 브이쟁이 김채린, 익스큐즈미 임예빈, 은근 듬직한 임현빈, 까불이 김민규, 반전매력 오승욱, 귀염둥이 여동휘, 박사님 이충민, 토마토 황준영, 개구쟁이 강민수, 능력남 유서진, 앞동네 사는 김민서, 총대장님 닮은 이지언, 키다리 제갈아영, 울보 남수연 그리고 적응해나가는 모습이 예뻤던 지선우.
모두 모두 사랑해!!
대장님 수고 하셨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