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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구리시
2005.11.28 11:40

해단식(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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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히 계십시오.(해단)  

 

탐험일기 마지막 날 - 7월 22일 목요일

대원들이 고대(?)하던 탐험의 마지막 날입니다. 해단식이 있는 날이죠. 물론 해단이 있기까지 야영지부터 구리시청까지의 도보탐험이 있었습니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바로 구리시청을 향한 도보 탐험이 시작됐습니다. 대원들은 이제 곧 부모님을 만나고 집에 갈 수 있다는 기대에 가볍게 첫 발걸음을 뗐습니다. 하지만 처음과는 달리 비교적 짧은 탐험로였음에도 불구하고 매우 힘든 탐험이었습니다. 구름 한 점 없는 여름의 날씨에 달궈진 아스팔트길을 간다는 것은 만만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더구나 강원도 탐험과 비교해 매우 많은 차량 통행량 역시 대장단들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했죠. 안전사고를 방지하고자 고함을 지르고 보채는 대장들의 지시에 따라야만 하는 대원들은 거의 뛰다시피 걸어야 했습니다.

처음 대로를 들어섰을 때부터 직감할 수 있었습니다. 숨이 턱 막히게끔 하는 자동차들의 매연, 그늘 한점 없는 보도.... 대원들은 얼마 걷지 못하고 쉬자며 아우성입니다. 땀은 비오듯 흘러내렸지만, 내리쬐는 햇빛을 피할 그늘도 없습니다. 숨이 턱까지 차올랐지만 심호흡에 코로 들어오는 공기는 옆을 지나가는 자동차들의 매연입니다. 대열을 지도하는 대장들도  열심히 지도하고는 있지만 지친기색이 역력합니다. 다행히도 남양주시 경찰서에서 차량을 통한 교통 정리를 해 주셔서 한결 부담을 덜 수 있었지만요.

휴식을 해야 했지만, 그늘이 없어 쉴 곳도 없었습니다. 한명의 몸도 감추기 어려운 옹색한 가로수의 그늘이 고작이었습니다. 대원들은 힘들어 울기도 하고, 기절할 뻔한 대원도 있었답니다. 간신히 도착한 휴식지에서는 대열에 폭탄이라도 떨어진 듯 거의 모든 대원이 땅바닥에 누워버리더군요.

부모님들, 눈앞의 편리함에 울창한 숲을 파헤쳐 길을 만드는 일에 반대해 주십시오. 당장에 오늘 대원들이 당한 고통을 보지 않더라도 훤히 보입니다. 대원들이 나이가 들었을때 살아갈 세상의 풍경이 말입니다. 조금 늦고 조금 불편하더라도 자연을 훼손하지 말아주십시오. 사랑하는 대원들을 위해서 말입니다. 걷는 동안 대원들이 하는 이야기가 한결 같았습니다. 오래 걷고 경사도 심했지만, 그늘도 있고 공기도 맑은 지난 탐험이 더 쉬웠다고. 그때의 탐험이 그립다고요.

오늘 길을 걸으며 대원들도 절실히 느꼈기를 바랍니다. 힘들었지만 뜻 깊은 경험이었기를 바랍니다. 자연을 벗 삼아 걸었던 그 길을, 우리에게 쉼터를 제공했던 울창한 나무숲을 오래도록 기억했으면 합니다.

점심을 먹고는 아쉬운 작별준비를 했습니다. 그 동안 대원들을 보살피고 지도한 대장님들이 마지막으로 대원들에게 인사를 했습니다. 희진 대장님은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답니다. 이별이 아쉬웠습니다. 아무렇지도 않게 웃으며 마지막 인사를 했지만 대장님들은 얼굴에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지요.

지체할 시간이 없습니다. 대원들도 한시 바삐 구리시청 앞마당을 밟고 싶어합니다. 뜨거운 아스팔트의 열기도, 살을 태우려는 듯 내리 쬐는 한여름의 햇볕도 대원들을 멈추게 할 수는 없었죠. 힘들지만 다시 당찬 발걸음을 내 디뎠습니다. 얼마가지 않아 구리시와 남양주시의 경계비가 나타났습니다. 고대하고 고대하던 그 글자 ‘구리시’. 드디어 도착한 것입니다. 힘찬함성과 함께 시 경계를 달려가는 대원들의 얼굴엔 그 동안의 피로는 찾아 볼 수 없었습니다. 밟고 있습니다. 다가가고 있습니다. 눈에 보입니다.

완주.

‘과연 내가 해낼 수 있을까?’,‘포기하고 싶다’,‘집에 가고 싶다’ 완주에 대한 수 많은 유혹과 의심들을 가슴에 꾹꾹 누르고 눌러 걷고 걸어온 끝에 해 낸 것입니다.
시청까지 오는 길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어머니들과의 인터뷰를 위해 시청에 먼저 도착해보니 많은 부모님들이 나와 계셨죠. 꽃다발, 응원문구 등 완주를 해낸 대원들을 기다리는 부모님들의 모습은 기대에 가득차 있더군요. 대견한 아들, 딸을 조금이라도 빨리 보고 싶어 발을 동동 구르시더군요.

저 멀리 대원들이 보입니다.

시청에 힘찬 함성과 함께 들어오는 대원들! 힘든 탐험을 완주한 대원들이 대견해 보입니다. 새카맣게 타버린 피부와, 고약하게 풍기는 땀 냄새 등 꾀죄죄한 대원들의 모습이 안쓰러웠는지 눈물을 보이시는 부모님도 보였습니다.

영광스레 해단식을 치렀습니다. 대원들의 가슴에 매달린 완주기념 메달이 유난히 빛나 보입니다.

대원들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이번의 탐험이 앞으로의 삶에 자그나마 보탬이 되길 바랍니다. 지금의 삶에 작은 변화를 가져오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건투를 빕니다.(오늘 일지는 다들 쓰셨겠지요? ㅡ,.ㅡ 집으로 검사하러 갑니다^.^)

부모님들 그동안 걱정 많으셨죠? 대원들 꼭 안아주셨나요? 험난한 탐험에 대원들을 보내신 부모님들의 결심,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이제 부모님들께 드리는 글도 이번이 마지막입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부모님들, 대원들 몸 건강하시길 빌겠습니다.

끝으로 그 동안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신 구리시장님, 삼척시장님 을 비롯한 여러 분들(일일이 열거하지 못함을 죄송스레 생각합니다)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다음 탐험 준비로 바쁜 한국탐험연맹 본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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