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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아들 해원아!

by 박해원 posted Jul 28,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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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네!
병아리들처럼 노오란 비옷 입고 지금쯤 어딜 걷고 있을까?
비가 오니까 좀 번거롭긴 하지만 덜 덥지?
비 온다고 짜증내지말고 더우면 더운데로
비가오면 비가 오는데로 즐기면서 걸으렴.
앞사람 뒤끔치만 보고 걷지말고 길옆에 피어 있는 들꽃이랑 풀이랑 그리고 아지랑이 처럼 뽀얗게 멀리 하늘로 올라가는 먼 산 구름도 보고 .......

우리 아들 걷는 길에 일곱 빛깔 무지개도 피어 오르면 참 좋을텐데.....

아들! 작년에 종단 갔을 때는 엄마가 참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괜히 보냈나 후회도 하고 찔끔찔끔 눈물도 많이 짜고 그런데 이번에는 걱정이 안된다.
아들이 그동안 엄마에게 씩씩하고 당당하게 잘 다녀오리라는 믿음을 주어서 그렇지? 그리고 작년에는 출발 전에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했는데 올해는 아주 여유로운 표정으로 그것도 주형이 형과 함께 하니 더 그런 것 같다.
하지만 여전히 엄마 아빠는 매일 매일 올라오는 너희들 사진과 대장님 글, 대원들이 부모님께 드리는 글을 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그러다보면 나도 모르게 눈가가 촉촉해진다. 대견해서.. 우리 아들과 대원들이 자랑스러워서......

아들! 참! 독도에 직접 올라가지는 못했데.
섭섭했었겠네. 잔뜩 기대를 하고 갔는데.
하지만 너무 섭섭해하지말렴.
아쉬움이 있어야 더 그립고 또 가보고 싶고 그래서 또 가고 그런거야.
엄마가 지난번에 영월에 갔었쟎아.
레프팅 못한건 섭섭하지 않았는데 장릉(단종의 무덤)과 청령포(단종 유배지)와 김삿갖 유적지에 갔다오지 못한것은 정말 정말 아쉬웠었어.
그런데 충남 독서모임에서 간다는 거야. 그래서 수정이 이모, 창희 이모와 어제 다녀왔거든.
하루에 먼 길을 오랫동안 차를 타고 다니다보니 참 힘들더라.
하지만 너무 좋았어. 부여만큼이나 엄만 한동안 영월을 사랑하게 될 것 같다.
아들도 독도!.... 엄마가 영월에 다시 간 것 처럼 또 갈 수 있어.
섭섭한 마음 남아 있으면 이제 풀고....남은 기간 씩씩하게 그리고 당당하게 알지.
그리고 우리 아들 횡단 끝나고 아빠 출장 끝나고 함께 가기로 했어. 영월에.
장릉도 가고 청령포에도 가고 천문대에 가서 별 쏟아지는 것도 보고, 물론 해원이가 하고 싶어했던 레프팅도 해야지. 아무리 엄마가 겁이 많지만 아들과 엄마 여보가 옆에 있는데 무엇이 두렵겠니? 그치.
아들! 오늘은 이만 줄일께. 건강하고 씩씩하고 당당하게 아자! 아자!
해원아! 사랑한다. 이쁜 향숙이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