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 종단

이등병의 편지처럼...

by 김동현(A) posted Jul 27,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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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점심 맛있게 먹었어?
찌는듯한 햇살아래 푸르른 국토를 친구들과 함께 걸으며 힘든 여정을 떠밀듯 보낸 아빠, 엄마를 조금은 원망(?)하고 있겠지.
아들을 보낸 이후 아빠는 자주 인터넷을 통해 탐험소식을 챙겨보면서 그동안 아들에게 좋은 아빠였는지를 되 돌아보곤 한단다.
오늘 출근길에 우연히 김광석의 이등병의 편지라는 노래를 듣게 되었단다.
군대 제대한 지 20년이 다 되어가는 40대에 무심코 흘러나오는 입영노래에 가슴이 짠해지는건 왜 였을까.
집 떠나와 열차타고...  가슴속에 무엇인가... 이제 다시 시작이다...
노래 중간중간에 아들의 모습이 스쳐지나 가더구나.
20년전 아빠가 졸린 눈을 비비며 군장을 메고 하염없이 걸었을 그 길을
이제 아들이 작은 걸음거리로 힘겹게 걸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회를 느끼게 한단다.
세상엔 수없이 많은 이들이 각기 다른 얼굴과 생각으로 자신만의 인생이라는 퍼즐을 맞춰가고 있단다.
아들! 지금은 아빠와 엄마가 그려주는 내일을 마치 자신의 꿈인냥 믿으며 수동적으로 생활하고 있겠지만 끝이 보이지 않는 한강종주길을 걷다보면 문득 자신의 삶에 대한 자아의식과 나아갈 방향을 찾을 수 있지 않겠니.
뜨거운 아스팔트길에 쏟아지는 거센 소나기가 지금 네겐 고통일 수 있겠지만 지난 주 재현이랑 웃으며 장난치던 공원 분수대에서 솟구치던 시원한 물줄기와 무엇이 다르겠니!
"피할수 없다면 즐거라" 군대에서 배웠던 대한민국 남아의 뜨거운 구호를, 아직 어리지만 가족에게로 돌아올 때 즈음엔 희미하나마 그 의미를 가슴으로 느낄 수 있는 남자가 되어있으리라 믿는다.
아들! 눈썰매를 타기위해 가파른 계단을 수없이 오르던 지난 겨울날을 기억하면서 오늘도 힘차게 걸어가길 바란다. 아들 화이팅!!!
   - 7월 27일 아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