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차 유럽탐사

090805_16 태양의 나라,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곳 로마

by 탐험 posted Aug 07, 2009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8월 5일

오늘은 로마를 본격적으로 돌아보는 날입니다. 처음으로 우리가 둘러볼 곳은 바티칸 시국입니다. 천주교의 성지인 바티칸은 로마 안의 하나의 도시가 아닌, 독립적인 국가로 인정되는 곳입니다. 그만큼 유럽은 천주교와 기독교의 영향력이 막강합니다.

바티칸으로 향하는 길에 ‘캐슬엔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최근에 개봉한 영화 ‘천사와 악마’에도 나왔던 곳입니다. 드디어 교황이 계시는 곳, 종교적 성지인 베드로 성당에 도착하였습니다! 교황이 계시는 곳이라 이제껏 봐왔던 성당과는 다르게 매우 크고 웅장했습니다. 건물 외벽에서부터 갖가지 조각상들로 아름답게 장식되어 있었습니다. 광장의 큰 화면에는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독일에서의 연설이 실시간으로 방영되고 있었습니다.

베드로 성당에 입장하여 처음 들어간 곳은 이때까지의 교황을 모신 지하무덤입니다. 교황의모습을 본 뜬 관에서부터 현재 추모가 진행되고 있는 무덤까지 다양했습니다. 무덤을 나와서 베드로 성당 내부로 들어갔습니다. 들어가기 전에 입장객에 대한 엄격한 복장검사가 있었습니다. 민소매 티, 짧은 치마나 반바지 등은 입장이 불가합니다. 또한 공항에서처럼 가방검사도 실시됩니다. 성스러운 곳인 만큼 이러저러한 제한이 많았지만 사람들 모두 불평 없이 잘 따르고 있었습니다.

입구에 들어서서 오른쪽 벽에는 유명한 ‘성 피에타 상’ 이 있었습니다. 성모마리아가 예수를 안고 있는 이 조각상은 연민과 슬픔, 평온함 등 갖가지 감정이 교차하게 만들었습니다. 그 외에도 성당 곳곳은 화려한 장식들과 정교한 조각상들, 벽화와 그림들, 전시관, 미사 보는 곳 등으로 채워져 있었습니다. 간간히 작품의 보호를 위해 관람을 금지한 구역도 있었습니다. 베드로 동상의 발을 만지면 행운이 온다는 설 때문에 베드로 동상에는 발을 만지려는 사람들로 긴 줄이 늘어서 있었습니다.

베드로 성당을 둘러본 다음에 우리는 영화 로마의 휴일에 나와서 유명한 ‘진실의 입’으로 향했습니다. 거짓말을 하면 입속에 넣었던 손이 잘린다는 진실의 입은 사실 로마시대 하수구 뚜껑이라고 밝혀진바 있지만, 후천적으로 그에 부여된 뜻은 변하지 않고 아직도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오고 있었습니다.

다음으로 콜로세움으로 갔습니다. 영화 ‘벤허’ ‘글레디 에이터’ ‘점퍼’등에 나온 콜로세움은 비록 많이 훼손되기는 했지만, 수백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거대한 모습을 뽐내고 있었습니다. 콜로세움은 또한 한 건물에서 유럽의 기둥양식 3가지를 모두 볼 수 있는 특이한 건축양식이기도 합니다.

콜로세움까지 돌아본 후 점심식사를 하였습니다. 이탈리아까지 왔는데 이곳에서 피자를 안먹을 수는 없지요! 공원의 잔디밭에서 삼삼오오 둘러모여 피자로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우리나라 피자보다 크기도 클 뿐만 아니라 조금더 짭짤한 맛이 강했습니다. 피자 도우도 화덕피자처럼 얇았습니다. 아이들은 큰 피자에도 불구하고 한판씩 뚝딱뚝딱 비워냅니다.

점심을 먹은 뒤 역시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오드리 햅번이 아이스크림을 먹는 장면으로 유명한 스페인 광장으로 향했습니다. 오드리 햅번이 앉았던 13번째 계단에 서지는 못했지만 이곳에서 사진을 찍은 뒤 트레비 분수로 향했습니다.

건물 벽면을 수놓은 거대한 조각상들과 시원하게 떨어지는 분수는 따가운 햇볕도 잠시나마 잊게 해주었습니다. 이곳에서는 꼭 해야 할 한가지 일이 있습니다. 바로 동전던지기 입니다. 오른손에 동전을 쥐고 왼쪽 어깨 넘어로 첫 번째 동전을 던지면 다시 로마에 올수 있고, 두 번째 동전을 던지면 평생의 아름다운 인연을 만날 수 있다고 합니다. 우스갯소리인지 이혼을 원할 때는 세 번째 동전을 던지면 된다고 합니다. 이곳에서 모두들 동전 한두개를 던지고 판테온 신전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오늘의 마지막 일정인 판테온 신전은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로마로 온 느낌이었습니다. 도심 한가운데, 갖가지 현대적인 물품을 파는 상점들 사이로 거대한 신전이 거의 그 모습 그대로 유지된 채 웅장하게 서있었습니다. 수백년 전의 건물과 현대의 모습들이 어울려 전혀 어색하지 않은 그런 앙상블을 이루어내는 모습에 감탄이 절로 나왔습니다. 문화재를 아낀다고 꽁꽁 숨겨두는 것 보다 이렇게 대중에게 개방해 놓는 것이 어쩌면 더 일반인들에게 역사를 가깝게 느끼게 해줄 수 있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숙소로 돌아와 17박 18일 동안 함께 잠자리에 들었던 텐트 조별로 마지막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메뉴는 대장님표 특제 스파게티와 이곳 특산물인 올리브 입니다. 아이들은 계속해서 스파게티를 받으러 나옵니다.

식사를 마치고 마지막 이별파티 시간을 가졌습니다. 조촐하지만 과자와 음료수를 사서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막상 헤어지려니 아쉬운지 여기저기서 울음이 터져 나옵니다. 아이들은 한국으로 돌아가기 너무 아쉽다며 일주일은 더 있었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힘든 캠핑장 생활과 더운 날씨가 힘들지 않냐고 묻자 친구들과 함께이기에 괜찮다고 합니다. 정이란 것이 이런 것이구나 하는 것을 아이들에게서 다시 한번 더 느낍니다.

내일이면 드디어 한국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오릅니다. 유럽에 와서 이것저것 맞지 않는 것도 있었을 것이고 불편한 점도 있었겠지만 17박 18일 동안 잘 해준 대원들이 고마울 뿐입니다. 아이들도 이곳에서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끼고 좋은 인연을 많이 만들어 가는 것 같습니다. 오늘 밤은 아무래도 잠에 들지 못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