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서의 마지막 날 아침이 밝았다. 어제의 한라산 등반의 피로가 아직은 조금 덜 풀렸는지 대원들은 약간 피곤한 기색이다. 하지만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아침밥을 맛있게 먹고 오늘의 일정을 시작했다.
오늘의 주된 일정은 제주에서의 첫날 기상악화로 인해 갈수가 없었던 대한민국 최남단 마라도를 탐사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마라도로 들어가는 배가 이틀째 결항이었기 때문에 오늘도 마라도행이 불확실한 상황이라 대장님들과 대원들 모두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정말 다행스럽게도 마라도로 향하는 배가 오늘에서야 정상 운항을 시작했다는 소식을 듣고 기쁜 마음으로 마라도를 향해 출발했다.
잠시 후 마라도로 갈 수 있는 유일한 교통수단인 ‘마라도 정기여객선’을 탈 수 있는 ‘모슬포 항’에 도착했다. 배가 정상 운항을 시작하기는 했지만 아직도 거센 바람이 불고 있었고, 높은 파도로 여객선이 많이 흔들릴 거라는 얘기를 듣고 멀미를 하는 아이들이 많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배에 올라타 삼삼오오 모여 앉은 아이들은 함께 게임도 하고 수다도 떨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25분 후에 드디어 고대하던 마라도에 도착했다.
배에서 내리자 역시나 바람은 무척이나 매서웠지만 넓은 하늘과 푸른 바다가 맞닿아 있는 아름다운 마라도의 모습을 보자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한 상쾌함을 느낄 수 있었다. 구름이 가득 낀 흐린 날씨의 마라도도 이렇게 멋진 모습인데, 햇살 가득한 마라도는 또 어떤 느낌일지 궁금해 졌다.
아름다운 마라도의 경치에 감탄하면서 우리는 좀더 구석구석 마라도를 살펴보았다. 마라도는 주민이 90명밖에 안되는 작은 섬 이지만 있을 건 다 있는 그런 곳이었다. 예전 모 휴대폰 광고 속에서 “자장면 시키신 분~’’을 외치던 바로 그 장소답게 곳곳에 자장면 집들이 있었고, ‘기원정사’라는 이름의 절, 성당, 교회를 비롯해 편의점까지 있었다. 또 마라도의 천해의 자연환경을 이용한 풍력과 태양력 발전기도 있었고, 전교생이 4명 밖에 되지 않는 매우 작은 규모의 가파 초등학교 마라 분교장도 있었다.
마라도의 풍경들을 감상하며 조금 더 걸어가자 마라도의 끝! 진짜 대한민국의 최남단에 도착했다. 한반도의 남쪽 끝에 온 것을 기념하기 위해 ‘북위 33도 6분 33초라고 적힌 최남단비에서 개인사진을 찍었다. 오늘의 포토제닉은 누구? 가장 귀엽고 깜찍하게 사진을 찍은 대원에게는 특별간식 초코바를 준다고 하자 대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자신만의 귀여운 표정과 포즈를 뽐내며 다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최남단비 옆에는 ‘생명의 빛’이라는 조형물이 자리하고 있었는데, 대한민국의 안녕을 기원하는 희망 불빛과 망망대해에서 길잡이가 되어주는 등대 불빛을 의미했다. 마지막으로 이번 국토 종단을 함께하는 모든 대원들에게 밝은 희망의 빛만이 비춰지길 바라며 조형물 앞에서 단체사진을 찍고 마라도를 떠나왔다.
다시 모슬포 항에 도착한 우리는 버스에 올랐다. 오늘의 점심 메뉴는 바로 김밥! 각자 김밥을 받아 든 아이들은 연신 밝은 모습으로 맛있다며 ‘대장님 더 주세요~’를 외쳐댔다. 맛있는 점심을 먹은 후 우리는 ‘오’설록 박물관’을 찾았다.
박물관에서 우리나라의 차 역사에 대한 전시물도 둘러보고 전망대에 올라 2만평이 넘는 넓은 녹차밭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다음으로 찾은 곳은 ‘도깨비 도로’! 눈으로 직접 보기에는 분명 오르막길인데 시동을 끈 자동차가 저절로 올라간다? 우리 대원들은 둥근 물병을 이리저리 굴려보기도 하고 물을 부어 흐르는 방향을 살펴보곤 연신 신기해 했다.
마지막으로 찾은 곳은 ‘한라 수목원’ 이었다. 제주의 희귀 자생식물을 보존하고 연구하는 곳으로 다양한 식물들과 자연생태를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제주도에서의 일정을 마무리 하며 ‘제주 국제 여객 터미널’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2박 3일간의 시간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게 뭐냐고 대원들에게 물어보니 단연코 ‘한라산 등반’을 꼽는다. 많이 힘들었던 만큼 추억도 많고 정상에 오르지 못한 아쉬움도 남기 때문인 듯 했다.
터미널에 도착해 부산행 여객선에 몸을 실었다. 미리 준비한 도시락으로 저녁식사를 하고,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국토 종단 행군을 준비하며 하루를 마감했다.
대한민국 최남단 마라도를 시작으로 최북단 임진각까지....우리 작은 영웅들 화이팅!!
이상 사진에 나광현, 인터넷 일지에 윤경선이었습니다.^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