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내리는 동쪽의 나라
이틀 전 유럽의 중남부에 60cm의 폭설이 내렸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혹 눈이 와서 교통편이 좋지 않을 수 있어 우리는 계획보다 조금 일찍 오스트리아로 출발하였습니다. 피렌체에서 오스트리아까지는 800km! 8시간 남짓을 달려야 오스트리아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버스에서 오랜 시간을 있어야 하기 때문에 우리는 지난번에 미처 다 하지 못한 자기소개 시간을 가졌습니다. 질문에 응답하는 형식의 자기소개였는데 이젠 아이들끼리 많이 친해진 상태라서 조금 짓궂은(^^) 질문까지도 능글맞게 던지는 모습을 봅니다.
알프스 산맥으로 이어진 산들에는 하얀 눈꽃이 피었습니다. 소복이 쌓인 눈을 바라보노라니 마음이 푸근해집니다. 시야에 들어온 세상이 어찌나 맑고 흰지 아이들은 창가 곁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바라보았습니다. 장시간 버스로 이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우리는 잠시 휴게소에 들렀습니다. 눈을 쓸어 길을 만들었지만 아직도 한 곳에 눈이 굉장히 쌓여 있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그것을 지나칠 줄 모릅니다. 어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휴게소에서의 눈싸움이 시작되었습니다. 장갑을 끼지 않은 손임에도 불구하고 눈을 뭉치고 던지면서 아이들은 조금 더 가까워집니다. 상의 안에 눈 뭉치를 넣기도 하고 머리위에 뭉치지 않은 눈을 내려놓고 도망치기도 합니다.
친하지 않았던 동생의 등에 눈을 던지기도 하고, 말도 제대로 하지 않았던 오빠나 형에게 눈을 던지려고 쫓아가기도 하는 모습이 참 천진난만해 보입니다.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다양한 또래가 모여 하나가 되어 눈 위에서 뒹구는 모습을 바라보니 절로 행복해졌습니다.
짧은 눈 놀이를 마치고 다시 버스에 오릅니다. 버스에 타서는 한 시간 정도 되는 다큐멘터리를 시청하고 푹 자고 일어나니 어느새 날은 어둑어둑해지고 오스트리아 우리의 숙소에 도착하였습니다. 찌뿌드드한 몸을 일으키고 짐을 정리하고 난 뒤 유럽에 와서 처음 김치와 함께 밥을 먹습니다. “한국에 있을 때는 김치가 이렇게 맛있는 줄 몰랐습니다.” 하나같이 같은 말을 하는 아이들이 귀엽기만 합니다.
저녁식사 후엔 내일 가게 되는 자연사 박물관 팸플릿 영문판 번역 미션이 주어졌습니다. 조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한 문장씩 해석하여 하나의 설명을 해석해내야 잠을 잘 수 있습니다. 한 시간 남짓이 걸려 모든 조가 미션을 성공하였습니다. 매일 매일이 미션 수행의 연속이라며 투덜거리기도 하지만 그래도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해 하려는 모습이 기특합니다.
지금 창 밖에서는 다시 눈이 내립니다. 키가 큰 가로등을 건너 넘어오는 눈이 우리를 따뜻하게 합니다. 아무것도 한 것이 없는 것 같은 하루였지만 다른 나라로 넘어오는 관문을 지난 것이기에 의미가 있습니다. 지금 아이들은 내일을 꿈꾸며 잠들어 있습니다. 따사로이 내리는 눈이 아이들 마음에 내려 긴 밤이 맑게 반짝였으면 하고 기도해봅니다.
good night my prince, princess!
설누리
2010/1/10
오늘은 새벽부터 기분이 정말 나쁘다. 새벽부터 휴대폰이 없어져서 찾느라고 힘들었다. 그러나 휴대폰은 날 멀리 떠나가 버렸는지 나에게 돌아오지 않았다. 제발 제 휴대폰을 가지고 있다면 돌려주세요! 기분이 좋지 않은 상태로 버스를 탔는데 자기소개를 한다는 것이었다. 기분이 저기 땅굴로 들어갔다. 근데 자기소개하고 좀 있다보니 기분도 좋아졌다. 점심을 먹을 때가 왔다! 오늘은 점심이 진짜 맛있었다. 그리고 휴게소에 들러서 재미있는 눈싸움을 했다. 윤미를 골려주기위해 희정이와 연합을 맺었다. 오늘은 딱히 재미있는 일이 없었다. 내일은 즐거운 일이 많기를 기대하면 잠에 든다!
이미라
오늘 자연사 박물관을 갔다. 음.. 물고기도 있었고, 새도 있었고, 식물, 화식, 공룡뼈, 기생충 등 아무튼 무지 많았다. 악어도 봤고 상어도 봤고 피라미, 원숭이, 뱀도 있었다. 나는 악어랑 상어, 뱀을 본게 제일 좋았다. 시간이 좀 있었는데 동물을 본다고 일층도 대충보고 2층도 그냥 대충 봤다. 동물을 보는데도 시간이 별로 지나지 않아서 기념품 가게에 가서 간신히 구경했다. 1층에 와서 그냥 앉아 있으면서 핸드폰 게임하고! 밖으로 나와 추운데 구경하고 사진찍고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눈싸움이었다. 처음에는 추워서 눈 만지기도 싫었는데 나중에 너무 재미있어 보여서 같이 놀았다. 오늘은 눈이 오고 눈이 많이 쌓여 있어서 그런지 힘들지도 않았고 재미 있었다. 다른 때보다 더 재미 있었고 보람찼다. 춥지 않고 눈이 많이올 순 없을까! 그렇다면 좋을텐데.
이틀 전 유럽의 중남부에 60cm의 폭설이 내렸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혹 눈이 와서 교통편이 좋지 않을 수 있어 우리는 계획보다 조금 일찍 오스트리아로 출발하였습니다. 피렌체에서 오스트리아까지는 800km! 8시간 남짓을 달려야 오스트리아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버스에서 오랜 시간을 있어야 하기 때문에 우리는 지난번에 미처 다 하지 못한 자기소개 시간을 가졌습니다. 질문에 응답하는 형식의 자기소개였는데 이젠 아이들끼리 많이 친해진 상태라서 조금 짓궂은(^^) 질문까지도 능글맞게 던지는 모습을 봅니다.
알프스 산맥으로 이어진 산들에는 하얀 눈꽃이 피었습니다. 소복이 쌓인 눈을 바라보노라니 마음이 푸근해집니다. 시야에 들어온 세상이 어찌나 맑고 흰지 아이들은 창가 곁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바라보았습니다. 장시간 버스로 이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우리는 잠시 휴게소에 들렀습니다. 눈을 쓸어 길을 만들었지만 아직도 한 곳에 눈이 굉장히 쌓여 있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그것을 지나칠 줄 모릅니다. 어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휴게소에서의 눈싸움이 시작되었습니다. 장갑을 끼지 않은 손임에도 불구하고 눈을 뭉치고 던지면서 아이들은 조금 더 가까워집니다. 상의 안에 눈 뭉치를 넣기도 하고 머리위에 뭉치지 않은 눈을 내려놓고 도망치기도 합니다.
친하지 않았던 동생의 등에 눈을 던지기도 하고, 말도 제대로 하지 않았던 오빠나 형에게 눈을 던지려고 쫓아가기도 하는 모습이 참 천진난만해 보입니다.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다양한 또래가 모여 하나가 되어 눈 위에서 뒹구는 모습을 바라보니 절로 행복해졌습니다.
짧은 눈 놀이를 마치고 다시 버스에 오릅니다. 버스에 타서는 한 시간 정도 되는 다큐멘터리를 시청하고 푹 자고 일어나니 어느새 날은 어둑어둑해지고 오스트리아 우리의 숙소에 도착하였습니다. 찌뿌드드한 몸을 일으키고 짐을 정리하고 난 뒤 유럽에 와서 처음 김치와 함께 밥을 먹습니다. “한국에 있을 때는 김치가 이렇게 맛있는 줄 몰랐습니다.” 하나같이 같은 말을 하는 아이들이 귀엽기만 합니다.
저녁식사 후엔 내일 가게 되는 자연사 박물관 팸플릿 영문판 번역 미션이 주어졌습니다. 조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한 문장씩 해석하여 하나의 설명을 해석해내야 잠을 잘 수 있습니다. 한 시간 남짓이 걸려 모든 조가 미션을 성공하였습니다. 매일 매일이 미션 수행의 연속이라며 투덜거리기도 하지만 그래도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해 하려는 모습이 기특합니다.
지금 창 밖에서는 다시 눈이 내립니다. 키가 큰 가로등을 건너 넘어오는 눈이 우리를 따뜻하게 합니다. 아무것도 한 것이 없는 것 같은 하루였지만 다른 나라로 넘어오는 관문을 지난 것이기에 의미가 있습니다. 지금 아이들은 내일을 꿈꾸며 잠들어 있습니다. 따사로이 내리는 눈이 아이들 마음에 내려 긴 밤이 맑게 반짝였으면 하고 기도해봅니다.
good night my prince, princess!
설누리
2010/1/10
오늘은 새벽부터 기분이 정말 나쁘다. 새벽부터 휴대폰이 없어져서 찾느라고 힘들었다. 그러나 휴대폰은 날 멀리 떠나가 버렸는지 나에게 돌아오지 않았다. 제발 제 휴대폰을 가지고 있다면 돌려주세요! 기분이 좋지 않은 상태로 버스를 탔는데 자기소개를 한다는 것이었다. 기분이 저기 땅굴로 들어갔다. 근데 자기소개하고 좀 있다보니 기분도 좋아졌다. 점심을 먹을 때가 왔다! 오늘은 점심이 진짜 맛있었다. 그리고 휴게소에 들러서 재미있는 눈싸움을 했다. 윤미를 골려주기위해 희정이와 연합을 맺었다. 오늘은 딱히 재미있는 일이 없었다. 내일은 즐거운 일이 많기를 기대하면 잠에 든다!
이미라
오늘 자연사 박물관을 갔다. 음.. 물고기도 있었고, 새도 있었고, 식물, 화식, 공룡뼈, 기생충 등 아무튼 무지 많았다. 악어도 봤고 상어도 봤고 피라미, 원숭이, 뱀도 있었다. 나는 악어랑 상어, 뱀을 본게 제일 좋았다. 시간이 좀 있었는데 동물을 본다고 일층도 대충보고 2층도 그냥 대충 봤다. 동물을 보는데도 시간이 별로 지나지 않아서 기념품 가게에 가서 간신히 구경했다. 1층에 와서 그냥 앉아 있으면서 핸드폰 게임하고! 밖으로 나와 추운데 구경하고 사진찍고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눈싸움이었다. 처음에는 추워서 눈 만지기도 싫었는데 나중에 너무 재미있어 보여서 같이 놀았다. 오늘은 눈이 오고 눈이 많이 쌓여 있어서 그런지 힘들지도 않았고 재미 있었다. 다른 때보다 더 재미 있었고 보람찼다. 춥지 않고 눈이 많이올 순 없을까! 그렇다면 좋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