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올레길

0225_10 생각의 전환~!

by 탐험연맹 posted Feb 25,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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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을 뜨자 온 세상이 모두 하얗게 변해서 흰구름이 무성한 날입니다. 비가 온다는 기상예보가 있긴 했으나 이렇게 많은 비가 한 번에 쏟아지는 것을 보고 있노라니 오늘 출발해야 하는 아이들 걱정에 아침을 먹은 후 일단 대기하며 자유시간을 주었습니다.

너무 안좋은 날씨에 무리해서 일정을 이뤄나가기에는 아이들 건강이 먼저이기 때문에 빗줄기가 얇아지기를 기다리며 숙소 내에 있는 강당에서 수건돌리기, 무궁화꽃이피었습니다, 좀비놀이, 캐치볼 등 그동안 못했던 게임들을 신나게 하면서 천진난만하게 시간가는 줄 모르고 놀았습니다.

그러다 협동심과 단합하는 마음을 심어주고자 올레별 팀 게임으로 복불복, 인간제로 게임 등을 진행했습니다. 생각지도 못하게 열정적으로 참여하며 하나가 되는 모습이 왠지 모르게 미소가 절로 지어집니다.

점심을 먹은 후 날씨가 잔잔해지며 빗줄기가 줄어드는 것을 보시고는 총대장님의 지시하에 오늘의 뒤늦은 코스를 위해 출발 준비를 했습니다.

겨울이면 따뜻한 제주를 찾아오는 철새들을 만날 수 있는 용수저수지를 지나 오늘의 메인 숲길들을 하나씩 지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제주도에 순환 주둔하던 제 13공수특전여단의 병사들이 제주올레를 도와 숲길을 낸 곳이 특전사 숲길, 복원된 밭길인데 50여명의 특전사 병사들은 총 3km, 모두 7개의 구간에 걸쳐 길을 복원하고 정비한 곳입니다. 사람의 왕래가 끊기면서 사라진 숲속의 오솔길에서 우거진 나뭇잎 사이로 비추는 조각난 햇볕을 건드리며 걷는 것이 이 길의 가장 큰 재미입니다.

그리고 만나게 된 낙천리 아홉굿 마을을 들어가보니 이색적인 의자들이 즐비한 곳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낙천리는 350여 년 전에 제주도에선 처음으로 대장간이 시작된 곳으로 불이업의 주재료인 점토를 파낸 아홉 개의 구멍에 물이 고여 수원이 풍부한 샘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간직한 곳으로 천 개의 아름다운 의자들이 현대 설치 미술의 한 장면 같은 풍경을 보여주는 새로운 곳이 였습니다.

날씨가 흐려져 안개도 많았고 비도 맞으면서 걸었지만 준비해놓은 우비를 챙겨입고 걸어가면서 아이들이 언제 부터인지 지도를 찾아내서 몇 km 걸었는지 얼마나 남았는지 확인하며 쉬는시간이 되면 탐험일지와 느낀 점을 적고있고 부정적인 생각과 말투보다는 긍정의 생각을 가진 아이들을 보면서 또 한 번 아이들이 변화됨에 놀랍고 감사했습니다.

첫날에는 5km나 남았냐며 울려고 하는 애들이 대부분이였지만 앞으로 4-5km만 더 가면 오늘의 코스 마지막이라는 소리를 듣고나면 그것 밖에 안남은거냐며 신나서 더 속도를 내서 걸음을 옮기는 경우가 대부분이 되었습니다.

같은 상황에 놓여있는 여러 사람들 중에 그 상황을 어떻게 판단하고 결정하느냐에 따라서 그 결과가 달라지듯이 많은 영향력을 발휘하는데 우리 올레 대원들이 조금씩 변해가고 있음에 왠지모를 행복한 저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