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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 박한길 대장이야. 모두들 주말 푹 쉬었어? 이제 내일부터 바로 학교로 가야 하는 대원들도 있을 테고, 아직 한두주 남은 대원들도 있을 테고. 그렇게 또 한 학기가 시작되겠구나.

 이번 행사에 대해서 좀 길게 이야기 할게. 다 끝나고 이렇게 말하는 것도 우습지만 아무래도 내가 트러블메이커-_-였으니까, 내 이야기를 해야겠지. 난 초중고생 시절에 한국탐험연맹에서 주최하는 행사에 몇번 참여하고, 대학 입학하고 군 입대하기 전까지 국토순례 행사 대장 2번, 군제대 후 바로 지금 여기 대학탐방 행사를 하게 됐어.
 초중고생 시절에 참석한 건 별 의미가 없고, 그 뒤의 경험들이 내게 많은 영향을 미쳐서, 난 이번 행사 시작하기 전까지는 철썩같이 행사가 잘 되고 안되고는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고, 다치는 사람 없이 무사히 일정을 마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었어.
 그래서 너희 기분, 행사 분위기, 감정의 앙금 같은건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오히려 이런걸 일부러 생각하지 않으려고도 했다. 그게 공과 사를 구분하는거라 생각했으니까) 목소리를 높이고, 화를 내고, 짜증을 부려서라도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들을 지키려고 한 거지. 

 그러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끌어다 하면서, '나도 한 몫은 하고 있다' 같은 만족감을 느끼려고 애썼어. 사진쓰고 일지 올리는 일을 다 하려고 하기도 하고, 짐도 다 메고 들고 다니려고 하고, 아니 뭐라도 해야 할 일 있으면 내가 하겠다고 나서는.. 이런거? 이렇게 써놓고 보면 참 부질없는데 그땐 그게 그렇게 보람찰 수가 없었어.
 그런데 역으로 승재대장은 할 일을 나한테 다 빼앗긴 것 같아서 박탈감을 느끼기도 하고. 나는 내가 일을 하면 일의 부담이 주는 만큼 대원들과의 감정적인 커뮤니케이션은 승재대장이 해결해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
 사실 딱 잘라서 그렇게까지 생각한 건 아닌데 내가 그런 부분에 대해 생각하기 겁나니까 애써 외면하고 덮어 놓고 넘어가 버린거지. 그래서 승재대장이 많이 힘들어 했고.

 이렇게 저렇게 감정의 골은 깊어져만 가는데 나 쪽에서 너희들을 돌아보려고도 하지 않았지. 그래서 행사가 전반적으로 힘들어졌어. 프랑스로 넘어갈때 쯤에는 뭔가 잘 안풀리고 있다,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더 진행되서 행사가 끝날 때쯤, 스위스에서 일정을 진행할 때 쯤엔 모든게 내 탓인 것만 같아서 도망치고만 싶었고. 너희한테 참 미안했어. 너희는 비싼 돈과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여기까지 온 건데, 나 때문에 너희가 보고 듣고 경험해야 할 것들을 제대로 못 하고 있었으니까. 
 그 뒤로는? 승재대장이랑 행사하면서 자주 이야기 했고. 유람선 타면서 누구한테 많이 혼나기도 하고. 대원 몇명하고 길게 이야기 해 보기도 하고. 이런 말도 생각나고. 한번 돌이켜 잘 생각해 보라고. 내가 맞다는 확신이 있을 때가 가장 위험할 때라고. 이런 일들 때문에 스스로 돌아보게 됐지.

 그때부터는 나름대로는 노력을 했는데... 그놈의 자존심이 뭔지. 너희들에겐 크게 다르지 않게 느껴졌을거야. 갑자기 끝날 때 되니까 친한척 하는걸로 느껴지기도 했을 테고. 지금 생각해 보면, 헤어지는 순간까지 내가 말 할 기회는 많이 있었는데, 너희들에게 이렇게 제대로 사과한 적은 없구나. 너희에게 슬쩍 다가가려고 하는 것 보다는 확실하게 매듭을 짓고 넘어갔어야 했는데, 자존심이 뭔지 이런저런 변명거리들을 갖다 대면서 피하게 되더라고.

 그래서 이렇게 사과할게. 정말 미안하다. 내 잘못들이 너희들을 힘들게 했어. 시간과 기회가 된다면, 만나서 제대로 사과하고 싶구나.

 두번 국토순례 행사에서 대장을 하면서, 끝나면 항상 더 잘하지 못한게 아쉬웠고, 그러면서 배워 나갔는데, 이번에 정말 크게 배운다. 대원들을, 사람을 대하는 것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어. 너희들에게는 정말 미안하고. 그리고 이렇게 가르쳐 줘서 고맙다. 내가 이런 말 할 수 있는 처지는 아니지만, 행사는 끝났어도 연락은 계속 됐으면 좋겠다. 새삼스레 아는 척 해도 그러려니 하고 받아 주면 고맙겠고.




 이 글 쓰는데 시간이 참 많이 걸렸어... 쓰면서 어지러웠던 머릿속을 한번 정리하기도 했고. 
 사실 이것보다 중고교 학습, 대학진학에 대해 한번 겪어본 입장에서 뭐라도 조언을 주고 싶어서 길게 쓴 게 있는데 그걸 같이 올리면 너무 길어서 아무도 안 읽을 테니까 첨부파일로 올릴게. 시간 나면 한번 읽어봐 줘라. 해외 각 대학에 계신 유학생분들 6명과 더해서 국내에 재학중인 대학생 1명이라고 봐주면 고맙겠어ㅋㅋ





사족 1) 
페이스북 /gksrlf1234, gksrlf1234@gmail.com ㄱㄱ

사족 2) 
내 검은수첩을 보고 신나게 비웃었던 수현아... 첨부파일 한번 봐 주겠니? 나도 남들한테 보여주려고 글 쓰면 열심히 쓴다...ㅠㅠ 그 검은 수첩은 나만 보면 되는 거니까 그렇게 갈겨 쓰는거지. 오해는 풀고 넘어가자

사족 3) 
뭐든 이런저런 조언은 해 줄 수 있어... 특히 수학 공부에 대한 거나, 자연계, 공과대학쪽으로 진학 생각하고 있다면. 필요하면 페북이나 010-2777-1882 연락ㄱㄱ 지금 당장은 스마트폰은 아니고, 고장나서 못 쓰긴 하지만 곧 나도 스마트한 민간인이 될 거니까.
내가 제대로 된 선택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겐 그러지 말았으면 하고 바라는게 있거든. 그래서 나도 적극적으로 도와 주고 싶다. 이런 문제라면 부담 갖지 말고 연락해 줬음 좋겠다.
꽃미남 캠브릿지 유학생 강기훈님한테 연락하고 싶다면 승재대장님한테 연락처를 찾고...ㅠㅠ

사족 4) 
내가 부자는 아니지만 연락하면 밥 사줌ㅋ 한양대 앞이나 대학로 앞으로ㅋㅋ
근데 나 보러 와 줄 사람이 있을진 모르겠다... ㅠㅠ 민망하면 올라와서 나랑 승재대장을 같이 불러.
  • 이상욱 2012.08.20 07:00
    그래도 대장님은 좋은 대장님이셨어요. 다음에 기회가 되면 또 만났으면 좋겠어요.ㅎㅎ
  • 박한길대장 2012.08.21 01:43
    그래 고맙다! 나도 정말로 다음에 볼 수 있었으면 좋겠구나

    궁금한거 있으면 언제든지 부담없이 물어보고. 서울에 한양대나 대학로 올 일 있으면 연락하렴
  • 이수빈만 2012.08.20 08:46

    그 어떤 사람이 해주는 말 보다 함께 생활한 대장이 해 주는 말이라 더 와 닿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함께 한 아이들을 위해 진심으로 무엇인가 도움을 주려는 그 마음이 넘 아름답네요

    아이들의 멘토로서 좋은 인연이 된 것 같습니다.
    함께 하신 대장님들이 너무 좋은신 분들이였던것 같아서 부모로서  넘 흡족하고 감사합니다^^

  • 박한길대장 2012.08.21 01:45
    다른 두 분이야 좋은 분이셨지만.. 저야 구구절절히 썼다시피 부족해서 대원들에게 미안할 따름입니다 죄송합니다.

    이런 저런 도움이 필요할 때, 저라도 좋다면 언제든지 연락할 수 있도록 해 주십시오^^
  • 김나현 2012.08.20 17:41
    그래도 대장님 재밌는대장님이었어요ㅎㅎ
  • 박한길대장 2012.08.21 01:46
    그래도 좋게 생각해줘서 고맙구나 ㅠㅠ...

    간만에 여수 사투리 듣게 해줘서 정말 고마웠다ㅋㅋㅋ 아옹다옹해도 많이 친한 친구였거든

    앞으로 학교생활 잘 하고, 충분히 많은 고민과 생각을 해 보고 후회하지 않을 선택을 했으면 좋겠다
  • 김나현맘 2012.08.20 18:53
    늦었지만 14박 15일 일정 동안 대장님들 넘넘 수고 많으셨다는 인사를 이제야 드리네요..무슨 일이든 이끄는 사람과 따르는 사람의 입장이 다르다 보니 사소한 일에도 트러블이 생길 수 있겠지요...아직은 어린 마음에 대장님의 또다른 깊은 생각을 이해 못해 서운함도 있을 수 있고 대장님 또한 타국에서 많은 아이들을 인솔하다 보니 책임감에 맘과 다르게 이끄신 면도 있을 테고....서로에게 모든 상황이 무언가를 배우고 성장하게 하는 거라 생각 되네요..울 딸은 며칠이 지났지만 아직도 이야기 보따리가 끊이지 않네요^^처음 보내는 거라 기대반 걱정반이었는데 좋은 경험의 시간이었던것 같아요...다시 한번 대장님들께 수고하셨다는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 박한길대장 2012.08.21 01:51
    좋은 경험이 되었다니 다행이네요. 보람차기 그지 없습니다.

    부족한 모습 많이 보였지만, 받아 들이고 성장하는 계기로 삼겠습니다.

    한국에서 기다리느라 고생하신 부모님들께서도 고생 많으셨고, 나현이가 건강하게 학교 생활하기를 바랍니다~
  • 수빈이 2012.08.20 19:53
    한길대장님~ 2주동안 감사드렸어요~
    진짜 대학로가서 연락해도 되죠?
    P.S-저 대장님 홈피 찾았는데 사진........ㅋ
  • 박한길대장 2012.08.21 01:57
    내가 좀 잘 생겼지-_-....

    휴학 중인 대학생 형편에 비싼 건 못 사주겠지만 밥이라도 한끼 사줄수는 있다는 말이야ㅋㅋㅋ 물어보고 싶은거 있음 페북으로 연락해도 좋고 (폰 고치고 나면) 연락해도 좋고 밥 사달라고 해도 좋고.

    밝고 명랑한 모습으로 학교생활 건강하게 사고없이 잘 하길 바란다~!
  • 수빈이 2012.08.21 19:42
    에이 설마요ㅋㅋㅋㅋ;

    ㅋㅋㅋㅋㅋ전진짜연락합니다ㅋㅋㅋㅋㅋㅋ
    페북계정 찾아야겟네여ㅋㅋㅋ

    네ㅎㅎ
  • 박한길대장 2012.08.22 00:10
    www.facebook.com/gksrlf1234

    아니면 gksrlf1234@gmail.com
  • 수빈이 2012.08.26 10:55
    친구신청했어옇ㅎㅎㅎㅎㅎㅎ
  • 김수현맘 2012.08.20 22:58
    선생님감사합니다.아이들은벌써다잊고재자리로가서자기일을열심히할거예요.선생님한번수현.은호.동현이놀러가라고할께요.만난것사주세요.지금한참수학을힘들어하거든요.많은조언부탁합니다..
  • 박한길대장 2012.08.21 02:06
    조언이라면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다시 한번 볼 날이 있었으면 좋겠네요~ 이승재 대장이랑 같이 보겠습니다 ^^

    맡은 대장 고생이, 참가하는 대원 고생이 기다리시는 부모님 마음만 할까요... 보름간 고생 많으셨습니다.

    앞으로도 수현이, 그리고 동현이와 은호도. 학교 생활 건강하게 잘 하고, 후회 없는 선택할 줄 아는 아이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민준 2012.08.21 18:03
    내가 맞다는 확신이 있을 때가 가장 위험할 때라고. 오 형 놀랐어요 이글보고 돋네욬ㅋㅋㅋ
  • 박한길대장 2012.08.21 18:59
    좋은 말은 어딜 가도 참 많아... 그걸 어떻게 느끼느냐의 문제지
    그래서 젊어서 고생은 사서 해 보라고 하는 건가?
    암튼 자기가 진짜 아프게 겪어서 뼈에 새기게 되면 같은 말이라도 다르게 느끼겠지.
    그냥 오 괜찮은 말이네... 하고 넘아가는거하곤 다른 기분이지 않을까

    명문대학 탐방 하기 직전에 좀 독하게 새길 기회가 있었거든. 덕분에 퍼뜩 생각이 나더라.
  • 민준 2012.08.21 23:10
    확신의함정 책 읽은지 얼마 안된터라 보고 놀라웠어요ㅇㅇ
  • 박한길대장 2012.08.22 00:10
    아 넌 책에서 봤던 거구나. 난 그런 책에서 본 건 아니고.. 누군가한테 들은 이야기야~

    여튼. 네가 하루에 한번씩 문구를 생각하면서 하루를 돌아본다던가 하는 식으로 반복적으로 새기지 않으면 그냥 좋네~ 하고 끝나버리는 거니까... 정말 좋다고 생각하면 수고와 노력을 들여서 새겨 넣어ㅋㅋ
  • 박민창 대원 2012.08.22 13:54
    대장님 그런마음 다 이해해요 겉으론 화내며 타이르셔도 그 속엔 우릴 걱정하는 마음과, 또 잘 지내보려는 마음이 있는거 아니겠어요?
    괜찮아요! 친해지려면 싸우는 법이거든요^^
    저도 연락합니다ㅡㅡ^삼겹살 사줘요! ㅋㅋ 영우랑 민혁이랑 같이 가야짘ㅋㅋ
  • 박민창 2012.08.22 14:53
    텍스트 읽어보고 말하는건데 솔직히 공부는 누구나 하면 되는거에요. 다만 자신의 의지가 부족하거나 하고자 하는 욕망이 부족하거나 그런거죠. 능력이 뒷받침 안돼서 못한다? 이거는 좀 아니죠. 정말 능력이 안된다면 하위요소로 내려가서 차근차근 올라오면 되지. 공부는 다 자기 하기 나름. 그리고 세상만사 다 마음먹기 나름이라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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