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1.01 - 계사년! 첫 해가 뜨고, 첫 해가 질 때까지 이어지는 행군
2013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오늘은 7박8일의 행군일정 중 가장 길고 위험하기도 한 코스를 밟는 날입니다.
지난 밤 대장단 회의 때 총대장님으로부터 오늘의 행군일정을 듣고, 대장인 저도 솔직히 겁이 나는 코스였습니다..ㅠㅠ!! 어제의 행군에는 큰 무리가 없어서 인지, 나이를 한 살 더 먹어서 인지 이른 아침에도 별무리 없이
전 대원들이 기상했답니다^^ 새해 첫 날이니 취사 대장님께서 맛있는 떡만두국을 해주셨어요! 모두들 맛있게 먹고 두 번째 행군을 시작했습니다~
수로왕릉으로 향하는 길의 대원들의 수다는 대부분 ‘어제 행군 때문에 발이 아프다’, ‘난방이 너무 세서 잠을 설쳤다’였습니다. 행군 중 지나친 수다를 통제하기도 하지만 저도 너무 공감되는 말이라..옆에서 웃으며 듣고 있었어요. 어제 숙영지였던 마을회관 난방이 너무 세서 밤새 방이 후끈후끈 뜨거워 저도 잠을 설쳤었거든요..ㅠㅠ 그래도 잘 때 추운 것보단 좋다며 해맑게 웃어 넘기는 대원들^^!!
김수로 왕릉에 도착해서 큐레이터의 설명을 들을 땐, 초등학생 대원들은 앞줄에서 말똥말똥한 눈으로 집중을 하고, 중고등학생 대원들은 학교에서 이미 배운 내용이라며 동생들 앞에서 으쓱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대원들의 전체적인 모습도 보기 좋았지만, 어제까지만 해도 속이 좋지 않아 활기가 없었던 장상범 대원이 활기를 되찾은 모습도 눈에 띄어 보기 좋았어요^^!! 대원들과 함께 설명도 잘 듣고 장난을 치기도 하고..장..난을..치기도..하고..저한테.. 성시경..닮았다고 하네요..^^;;;(저 여자랍니다ㅠ.ㅠ) 대원들이 저보고 성시경 대장님이라 불러요ㅠㅠ!!
김수로 왕릉 앞에서 단체,연대별,개인 사진을 찍었었는데 자칭 연예인, 박해주 대원의 사진찍는 포즈에 많은 대원들이 웃었습니다. 해주 대원은 사진 찍을 때 낯을 가리지 않아서 사진 대장님이 좋아하세요~ 성격이 밝은 친구라 행군시 분위기를 밝게 만들기도 하는 귀여운 대원입니다^^!! 수로왕릉을 다 둘러보고 점심을 먹은 뒤에는 대원들의 침낭을 모두 빼주었습니다.(오늘의 험한 코스를 대비하여..^^;;)
다음 목적지로 이동하는 길에는, 어제에 비해 많이 밝아지고 적극적인 대원들의 모습에 많이 놀랐습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대장들이 대원들에게 “얘들아~고개 들어서 저기 봐봐~~” 했었다면, 오늘은 대원들이 저희들에게 먼저 “대장님~대장님~저기 보세요!!”하며 저희에게 아름다운 자연을 보여주었어요! 간혹 돌발질문을 하는 대원들도 많이 늘었어요~ “대장님, 부산에서는 눈이 거의 없었는데 왜 북으로 올라갈수록 눈이 쌓여 있어요?”,“제주도는 남쪽에 있는데 왜 눈이 많이 와요?”등등.. 덕분에..몇년전 치뤘던 수능 때의 기억을 되살렸답니다! 행군 중에 옆에 있던 고건 대원과 재미삼아 끝말잇기를 하며 걸었는데, 와우..건우 대원! 정말 지식이 풍부한 거같아요~ 끝말잇기를 엄청 오래동안 끊이지 않고 했었거든요ㅎㅎ 결국 제가 중복 단어를 말해 졌답니다ㅠㅠ
자동차 전용 도로를 지나는 코스는 예상보다 바람도 많이 불고 위험한 구역이였는데도 안전상의 문제가 없도록 대원들이 잘 따라와주었어요! 길이 많이 힘들었을 텐데도, 쉬는 시간을 주면 쉬지는 않고 오히려 더 활력을 찾는 몇몇 대원들도 있었어요~ 지치지도 않는지 눈사람을 만들기도 하고, 눈 위에 드러눕기도 하더라구요^^ 이복초등학교에서 쉬는 시간을 가졌을 땐 아이들에게 간식을 나눠 줬었어요. 과자와 오렌지/포도 드링크를 나눠먹으며 배낭과 옷을 서로 봐주기도 하는 모습이 너무 기특했어요. 중원이는 어제 간식으로 나왔던 초코파이를 아껴뒀다가 동생 중원이에게 먹여주며 옆에서 형 노릇을 하더라구요! 형제가 다른 연대이기도 하고 장난기가 많은 형준이에 비해 형 중원이가 말이 많이 없어서 걱정했었는데 중원 대원의 말과 장난이 하루가 갈 수록 늘고 있어서 누나들에게도 이쁨받고 있으니 걱정마시길^^!! 형준중원 형제 외에도 현정지윤 자매가 있죠?! 이 대원들 역시 활발한 지윤 대원에 비해 말이 없는 현정 대원이였지만 점점 활발해지는 모습을 보이고, 둘이서 맨날 싸운다~싸운다~하지만 행군을 할 때보면 꼭 둘이 붙어있거나 근처에 있는 모습이 보였어요.
오늘의 숙영지인 봉화마을 ‘정토원’ 절에 도착하기까지 깊고 얇은 진흙 웅덩이가 많은 길을 지나왔어요. 2연대 대대장을 맡은 강보성 대원이 선두에 서서 동생들 줄을 바로 맞추며 행군해 나가는 모습이 참 듬직했답니다. 뒤로 쳐지는 대원들의 손을 꼭 잡고 형으로써 행군 조언도 해주며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였어요. 절에 들어가기 전에 노무현 대통령의 생가를 지나 연대별 사진을 찍은 뒤 맛있고 영양가 있는 절 음식으로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친절하신 절 어르신들이 대원들을 귀여워해 주셔서 밥도 맛있게 먹고 과일도 얻어 먹을 수 있어 훈훈했습니다^-^!! 길고 험한 행군 일정을 무사히 마쳐 준 대원들은 많이 피곤했는지 침낭을 깔자마자 바로 깊게 잠이 들었습니다~^^ 이상 오늘 일지 마치겠습니다! 일지 대장 김소현 대장이였습니다 안녕히 주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