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종단

0113-11 언제나 맑음

by 탐험 posted Jan 14,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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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만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언제나 그랬듯 남들 보다 조금 이르고, 어두운 아침이지만 이제 우리는 우리들만의 아침을 누구보다 씩씩하게 열고 있습니다.

우리들의 여행이 어느덧 중반을 넘어, 경복궁 앞에 우리의 두 발로 서 있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저희 대장님들은 아쉬운 마음에 아침 기지개를 펴는 모습마저 담아내려 아이들 행동 하나 하나에 눈을 돌리지만, 아이들은 그저 아침을 맞이하는 것이 집에 가는 날이 다가옴을 느끼는 좋은 소식뿐인가 봅니다.

따뜻한 숙영지에서 아침을 맞이하고 나갈 채비를 하면서 혹시나 밖은 춥지 않을까, 문틈 새로 들어오는 찬 공기에 다시 한 번 아이들의 옷매무세를 고쳐주었습니다. 햇살은 포근하지만 여전히 매서운 겨울바람에 우리아이들의 건강이 상할까 걱정이 됩니다. 행군을 위해서 귀까지 덮는 모자를 쓰고, 장갑을 끼고 밖으로 나섰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겨울의 이른 아침공기는 차디차다 못해 고요한 아침을 더 얼어 붇게 만들었습니다. 대장님의 아침 체조 소리와 따뜻한 보리차와 함께 아이들은 다시금 앞으로 나아갈 준비를 합니다.

유난히도 차디찬 아침 공기 때문일까요? 발걸음이 더뎌지기 보다는 앞으로 나아가려 부지런히 움직이는 아이들의 모습이 조금은 기특했습니다. 힘들다고, 지친다고, 춥다고 투정만 부리던 아이들이 이제는 힘든 것도 견딜 줄 알고, 그러한 인내심이 자기 자신을 강하게 만든다는 것을 배워가는 모습일 테니까요. 힘드니? 하고  물어보면 그래도 서울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가보겠다 말 하는 아이들에게서 오히려 우리 대장님들도 힘을 내어 봅니다.

우리들은 숙영지가 있는 점촌을 향하여 걷던 중 전사벌왕릉에 들렀습니다. 행군을 하면서 유적지나 박물관을 관람하게 될 때면 어느 누구보다 진지해지는 우리 아이들. 주변을 둘러보고 연대 원들과 함께 사진도 남겼습니다.

여담이지만 우리 아이들이 그 동안 찍은 단체사진들을 보다 보니 느껴지더군요. 점점 사진 속의 아이들의 표정이 편해지고 자연스러워진다는 것을. 물론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는 않는 아이들은 단체사진을 찍을 때도 대장님들 몰래 숨어버리거나 가려버리는 아이들도 있지만, 사진 대장님의 ‘웃자’, ‘김치, 치즈 스마일’을 외치지 않아도 올라가는 입 꼬리에 저희들도 함께 미소 짓게 됩니다.

잠깐의 휴식을 가졌으니 다시 앞을 나아가야겠죠? 아이들은 다시 걷기 시작했습니다. 오히려 쉬지 않고 계속 걷는 것이 춥지도 않고 숙영지에 빨리 도달하기 위한 지름길이란 것을 아이들은 이제 알아버렸습니다. 걷고 또 걷고, 추운 날씨에 열심히 걷는 아이들을 위하여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간식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새하얗고 따뜻한 찐빵과 요구르트! 행군을 하면서 단 맛 간식의 매력에 빠져버린 아이들은 따뜻하고 달콤한 찐빵에 환호했습니다. 차가웠던 두 볼 가득히 따뜻한 호빵을 넣고는 연신 맛있다며 신나했습니다. 아이들이 간식을 먹을 때 마다 세상 가장 행복하다는 표정을 지을 때면 대장님들도 함께 행복해집니다. 부모님들 마음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찐빵을 먹으면서 아이들은 또 다른 과제가 주어졌습니다. 저녁에 있을 연대별 장기자랑 구상하기~ 아이들은 짧은 시간 동안 자신의 연대만의 장기를 구상하려 머리를 모았습니다. 분주해진 아이들을 보며 대장님들은 저녁 장기자랑 시간을 기대해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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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행군에 익숙해지면서 다음 숙영지에 도착하는 발걸음이 빨라졌습니다. 도착 시간이 당겨지면서 아이들의 휴식시간도 늘어나게 된 것이죠. 아이들이 먹고 싶어 하던 떡볶이가 저녁 반찬으로 나오자 아이들은 환호했고 그 기분을 간직한체 장기자랑이 시작 되었습니다.

어떤 연대는 연극을 하기도 하고, 어떤 연대는 노래를 하고, 개그와 춤까지 우리 아이들의 재능이 얼마나 많은지요. 개그를 하는 연대가 있었는데 장기자랑 점수를 주는 지원 대장들  뿐만 아니라 다른 연대 아이들까지 박수를 치며 재미있어 했습니다. 이렇게도 다양한 장기를 가진 우리 아이들이 나중에 어른이 되면 어떤 사람이 되어 있을까요? 피곤했던 기운을 우리 아이들의 재롱 덕분에 웃음으로 날려버렸습니다. 하하 호호하며 다 같이 모여 있던 방의 온도도 함께 올라갔습니다. 그렇게 우리의 열흘 째 밤은 우리의 웃음으로 따뜻했습니다.

아이들이 힘들어 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은 포기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하늘에서 비가 오거나 눈이 오고 나면 땅이 굳듯이 아이들에게 흐린 날이 있다면 분명 맑은 날이 오겠지요. 그 맑은 날을 위해서, 그 진리를 배워가기 위해서 오늘도 걸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의 날씨는 언제나 맑음입니다.

언제나 아이들이 손짓하나, 몸 짓 하나를 마음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일지: 김은진 대장이었습니다.

*아이들이 부모님께 보내는 편지는
오늘, 4연대 아이들의 편지가 이어집니다.
자유게시판에 들어가셔서 왼쪽에 보이는 링크 중,
부모님께라는 메뉴로 들어가시면
우리 아이들의 부모님 사랑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