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 신나게 장기 자랑을 마친 아이들은 지쳐 잠들었습니다. 옹기종기 모여 잠을 청한 아이들은 잠을 자면서도 무슨 꿈을 꾸는지 입가에 미소 가득이었습니다.
잠버릇으로 중얼 중얼 혼잣말하는 아이도 있고, 자다 말고 벌떡 일어나 앉아 그대로 조는 아이도 있습니다. 아이들이 자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낮에는 그렇게 왁자지껄하던 악동 같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새근새근 자는 아기들만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 우리 아이들의 발걸음은 문경으로 향해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어떻게 알았는지 내일 가는 문경새재를 미리 언급하며 소란스럽습니다. 문경새재는 대장님들이 힘들다고 꼽는 코스 중에서도 코스인데, 그래서인지 아이들이 미리 겁먹은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그건 말 그대로 김칫국부터 마시기! 문경새재를 넘는 것은 내일의 일정이고 오늘의 일정은 따로 준비 해 두었습니다.
점촌에서 문경으로 가는 길은 우리가 그 동안 행군했던 길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한라산을 시작으로 하여 우리 걷던 길의 대부분은 산길이었습니다. 많은 나무와 여러 가지 야생초들을 보며 흙의 냄새와 숲의 향을 맡으며 걸었고, 너무나 발전해 버린 탓에 고속도로 길을 재미없이 걸은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 우리가 걸었던 길은 강을 끼고 있는 길이었습니다. 안쪽에 있는 강을 향해 산의 능선들이 모두 모아 놓은 것처럼 보였습니다. 넓디넓고, 높디높은 능선에 언제 내린지 모르는 눈들이 아직 남아있어 하얀 산이 병풍처럼 펼쳐져 멋진 광경을 만들어 냈습니다. 추운 날씨에 흐르던 물은 시간을 잊은 채 꽁꽁 얼어 멈추어 버렸습니다. 아이들도 이런 자연에 반해버렸던 것일까요? 바쁘게 행군을 하는 도중에도 잠시나마 풍경에 빠져보았습니다.
아이들은 강을 따라 걸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총대장님의 안내로 강 근처로 내려갔습니다. 아이들은 영문도 모른 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강 앞에 섰습니다. 총대장님이 준비한 일정은 냉수마찰이었던 것입니다.
대장님의 이 한 마디에 아이들은 강물처럼 얼음이 되어버렸습니다. 아이들은 술렁거리며 정말일까? 정말로 냉수마찰? 하면서 쑥덕쑥덕 거렸지만 이미 결정 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너무 꽁꽁 언 강물 탓에 냉수마찰이 아닌 얼음마찰을 하기로 했습니다.
남자아이들은 상의를 탈의하고, 여자 아이들은 얇은 티셔츠 차림 이었습니다. 남자 아이들은 뽀얀 살을 오들오들 떨면서 대장님이 어떤 말을 하실까 집중 했습니다. 혹시나 감기에 걸리진 않을까 걱정했지만 몸에 열을 내기 위해 여러 가지 체조와 운동을 했습니다. 몸에 열이 오르기 시작 할 때쯤 얼음 위로 몸을 맡겼습니다. 여자 아이들은 얼음물에 세수하고 남자 아이들은 얼음과 한 몸이 되어 버렸습니다. 처음엔 못 하겠다고 소리 지르던 아이들이 어느새 얼음 위에 자신의 몸을 사진으로 남겨 달라며 장난기 가득한 표정을 보여줍니다. 얼음과 하나 된 사진을 각자 남기고 나니 몸에서 열을 더 만들어 내는 것 같았습니다. 색다른 경험을 하고 난 우리들은 점심밥을 먹은 뒤 다시 행군을 이어갔습니다.
다음으로는 고모산성을 방문했습니다. 연대별로 모여 고모산성을 둘러보려 성곽에 서니 한 눈에 훤히 보이는 광경이 우리의 눈을 사로잡았습니다. 마치 그 시대로 돌아가 한 마을을 조망하고 있는 듯 한 기분마저 들었습니다. 그 시대 기술로 어떻게 이런 튼튼하고 멋진 성곽을 만들 수 있을까 감탄했습니다. 조형적인 구조며 투박하지만 섬세한 실루엣이 그곳을 찾는 사람들의 마음까지도 가져가 버린 듯 했습니다.
이렇게 잠시 눈과 마음을 자연으로 달래고 걸었습니다. 조금 걷다 보니 작은 초등학교가 나왔습니다. 행군 중에 쉬는 시간을 이용해 조금 특별한 쉬는 시간을 가지기로 했습니다. 우리 아이들의 부모님들이 보내주신 편지를 아이들에게 전달하는 것이었습니다. 대장님들은 아이들이 어떤 반응일지 궁금했습니다. 분명 반가워 할 아이들이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부모님의 소식을 들을 아이들이 어떤 표정을 지을지,^- ^
총대장님은 부모님들이 너희를 일부러 힘든 곳에 보내시긴 했지만 더 많이 걱정하고 마음 졸이고 계신다며 아이들에게 편지를 나눠두기 전, 좋은 말씀들을 전해 주셨습니다. 아이들은 편지를 받아들고는 조용해졌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얼마나 부모님을 보고 싶어 했는지 아시나요? 가족도, 집에 있는 강아지도, 집에서 하던 일상생활들도, 작은 것 하나에 감사함을 느끼고, 배웠던 아이들에겐 짧게나마 보내주신 편지에 마음을 위로 받았나 봅니다. 눈물을 보이는 아이도 있었으며, 애써 참으로 꾹 눈물을 삼키고 웃어 보이는 아이도 있었습니다. 분명 아이들도 부모님들이 보내주시는 따뜻한 사랑에 감사함을 느꼈습니다. 물론 간식이 나오자 금세 왁자지껄 해지긴 했지만요.^-^
아이들의 빨라진 걸음 덕분에 숙영지에 가장 빨리 도착한 날이 되었습니다. 오늘 우리 아이들은 얼음 덕분에 차갑게, 부모님 사랑에 뜨겁게, 그렇게 하루 동안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어떤 드라마에 나온 대사 처럼 사람의 온도가 36.5도인 이유는 그만큼 뜨거워질 이유가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아이들이 아직 어리지만, 모르는 것이 더 많지만 어쩌면 앞으로 더 뜨거워질 수 있는 사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이들의 마음으로 너무나 따뜻한 일지 : 김은진 대장이었습니다.
잠버릇으로 중얼 중얼 혼잣말하는 아이도 있고, 자다 말고 벌떡 일어나 앉아 그대로 조는 아이도 있습니다. 아이들이 자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낮에는 그렇게 왁자지껄하던 악동 같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새근새근 자는 아기들만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 우리 아이들의 발걸음은 문경으로 향해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어떻게 알았는지 내일 가는 문경새재를 미리 언급하며 소란스럽습니다. 문경새재는 대장님들이 힘들다고 꼽는 코스 중에서도 코스인데, 그래서인지 아이들이 미리 겁먹은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그건 말 그대로 김칫국부터 마시기! 문경새재를 넘는 것은 내일의 일정이고 오늘의 일정은 따로 준비 해 두었습니다.
점촌에서 문경으로 가는 길은 우리가 그 동안 행군했던 길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한라산을 시작으로 하여 우리 걷던 길의 대부분은 산길이었습니다. 많은 나무와 여러 가지 야생초들을 보며 흙의 냄새와 숲의 향을 맡으며 걸었고, 너무나 발전해 버린 탓에 고속도로 길을 재미없이 걸은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 우리가 걸었던 길은 강을 끼고 있는 길이었습니다. 안쪽에 있는 강을 향해 산의 능선들이 모두 모아 놓은 것처럼 보였습니다. 넓디넓고, 높디높은 능선에 언제 내린지 모르는 눈들이 아직 남아있어 하얀 산이 병풍처럼 펼쳐져 멋진 광경을 만들어 냈습니다. 추운 날씨에 흐르던 물은 시간을 잊은 채 꽁꽁 얼어 멈추어 버렸습니다. 아이들도 이런 자연에 반해버렸던 것일까요? 바쁘게 행군을 하는 도중에도 잠시나마 풍경에 빠져보았습니다.
아이들은 강을 따라 걸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총대장님의 안내로 강 근처로 내려갔습니다. 아이들은 영문도 모른 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강 앞에 섰습니다. 총대장님이 준비한 일정은 냉수마찰이었던 것입니다.
대장님의 이 한 마디에 아이들은 강물처럼 얼음이 되어버렸습니다. 아이들은 술렁거리며 정말일까? 정말로 냉수마찰? 하면서 쑥덕쑥덕 거렸지만 이미 결정 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너무 꽁꽁 언 강물 탓에 냉수마찰이 아닌 얼음마찰을 하기로 했습니다.
남자아이들은 상의를 탈의하고, 여자 아이들은 얇은 티셔츠 차림 이었습니다. 남자 아이들은 뽀얀 살을 오들오들 떨면서 대장님이 어떤 말을 하실까 집중 했습니다. 혹시나 감기에 걸리진 않을까 걱정했지만 몸에 열을 내기 위해 여러 가지 체조와 운동을 했습니다. 몸에 열이 오르기 시작 할 때쯤 얼음 위로 몸을 맡겼습니다. 여자 아이들은 얼음물에 세수하고 남자 아이들은 얼음과 한 몸이 되어 버렸습니다. 처음엔 못 하겠다고 소리 지르던 아이들이 어느새 얼음 위에 자신의 몸을 사진으로 남겨 달라며 장난기 가득한 표정을 보여줍니다. 얼음과 하나 된 사진을 각자 남기고 나니 몸에서 열을 더 만들어 내는 것 같았습니다. 색다른 경험을 하고 난 우리들은 점심밥을 먹은 뒤 다시 행군을 이어갔습니다.
다음으로는 고모산성을 방문했습니다. 연대별로 모여 고모산성을 둘러보려 성곽에 서니 한 눈에 훤히 보이는 광경이 우리의 눈을 사로잡았습니다. 마치 그 시대로 돌아가 한 마을을 조망하고 있는 듯 한 기분마저 들었습니다. 그 시대 기술로 어떻게 이런 튼튼하고 멋진 성곽을 만들 수 있을까 감탄했습니다. 조형적인 구조며 투박하지만 섬세한 실루엣이 그곳을 찾는 사람들의 마음까지도 가져가 버린 듯 했습니다.
이렇게 잠시 눈과 마음을 자연으로 달래고 걸었습니다. 조금 걷다 보니 작은 초등학교가 나왔습니다. 행군 중에 쉬는 시간을 이용해 조금 특별한 쉬는 시간을 가지기로 했습니다. 우리 아이들의 부모님들이 보내주신 편지를 아이들에게 전달하는 것이었습니다. 대장님들은 아이들이 어떤 반응일지 궁금했습니다. 분명 반가워 할 아이들이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부모님의 소식을 들을 아이들이 어떤 표정을 지을지,^- ^
총대장님은 부모님들이 너희를 일부러 힘든 곳에 보내시긴 했지만 더 많이 걱정하고 마음 졸이고 계신다며 아이들에게 편지를 나눠두기 전, 좋은 말씀들을 전해 주셨습니다. 아이들은 편지를 받아들고는 조용해졌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얼마나 부모님을 보고 싶어 했는지 아시나요? 가족도, 집에 있는 강아지도, 집에서 하던 일상생활들도, 작은 것 하나에 감사함을 느끼고, 배웠던 아이들에겐 짧게나마 보내주신 편지에 마음을 위로 받았나 봅니다. 눈물을 보이는 아이도 있었으며, 애써 참으로 꾹 눈물을 삼키고 웃어 보이는 아이도 있었습니다. 분명 아이들도 부모님들이 보내주시는 따뜻한 사랑에 감사함을 느꼈습니다. 물론 간식이 나오자 금세 왁자지껄 해지긴 했지만요.^-^
아이들의 빨라진 걸음 덕분에 숙영지에 가장 빨리 도착한 날이 되었습니다. 오늘 우리 아이들은 얼음 덕분에 차갑게, 부모님 사랑에 뜨겁게, 그렇게 하루 동안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어떤 드라마에 나온 대사 처럼 사람의 온도가 36.5도인 이유는 그만큼 뜨거워질 이유가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아이들이 아직 어리지만, 모르는 것이 더 많지만 어쩌면 앞으로 더 뜨거워질 수 있는 사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이들의 마음으로 너무나 따뜻한 일지 : 김은진 대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