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 기상! 빨리 우의 입고 짐 챙겨서 나와!”
오늘 새벽에 비가 내렸습니다. 대원들이 일어날 때 쯤 그친 비는 첫 행군에 대한 걱정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오늘은 첫 행군이 시작되는 날입니다. 우려와는 달리 하루 종일 시원한 바람이 산을 타고 불러와 대원들의 땀을 식혀주었고, 시원한 나무그늘은 대원들을 감싸 주었습니다.
행군을 시작하기에 앞서 아직 어색한 연대원들끼리 친목도모도 하고 재밌는 추억거리도 만들 수 있는 연대깃발 만들기 시간이 있었습니다. 연대원들과 연대장님들이 상의하여 콘셉트를 정하였는데, 깃발 가득히 연대장님과 연대원들의 얼굴을 그리는 연대도 있었고, 각자의 각오를 적는 연대도 있었습니다.
맛있는 아침식사를 마치고 깃발이 완성된 오전 11시쯤 아이들은 한강종주의 첫 행군을 시작했습니다. 그 첫 목적지는 바로 한강이 시작하는 발원지 검룡소입니다. 숙영지에서 검룡소 까지는 약 6.1km, 비가 왔던 새벽과는 달리 행군을 할 때는 해가 구름에 살짝 얼굴을 내밀고 시원한 바람과 함께 행군하기 딱 좋은 날씨가 되었습니다. 직접 자신의 배낭을 메고 걷는 대원들의 모습에선 비장함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선두엔 태극기와 연맹깃발 그리고 중간중간엔 오전에 만든 연대기를 앞세워 행군을 시작하였습니다. 그 다음 검룡소의 입구에서 맛있는 점심을 먹고 한강의 발원지를 향해서 열심히 올라갔습니다.
하루의 2,000 ~ 3,000t의 물이 솟아 나온다는 검룡소는 계곡을 따라 산 아래로 쭉 흐르고 있었습니다. 대원들은 이 작은 계곡이 한강까지 가는 것이냐며 신기해했고 저희들은 이제부터 이 작은 계곡, 하천을 따라 서울의 넓은 한강까지 따라 갈 것입니다. 시작은 미미한 물방울이지만 이것들이 모이고 뭉쳐져 험난한 계곡을 지나 넓은 한강을 통해 바다로 나아가듯 우리 대원들도 시작은 힘들지만 서로 의지하고 도와가며 힘든 시간을 견디어내어 부모님의 품으로 돌아가는 것은 물론 더 나아가 자신의 큰 꿈을 이룰 수 있는 존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검룡소에서 내려와서도 대원들은 행군을 계속했습니다. 지속되는 행군에 집에선 하루에 1km도 잘 걷지 않던 대원들이 총 20km의 거리를 걷는 모습이 대견스러웠습니다. 조금 지쳐하는 대원들은 뒤에 대원들이 밀어주고 서로 파이팅을 외치며 열심히 걸었습니다. 간식으로 바나나를 먹은 대원들은 바나나 껍질을 밟은 것처럼 오늘의 숙영지를 향해 빠르게 나아갔습니다.
오늘의 숙영지는 하사미마을회관 입니다. 텐트가 비에 젖었기 때문에 원래는 마당에서 텐트를 치고 자야하지만 특별히 실내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대원들은 조금은 힘들었던 첫 행군에 배가 많이 고팠는지 저녁으로 준비한 밥은 물론 반찬과 국까지 남기지 않고 모두 먹었습니다. 두 그릇 씩 먹은 대원들도 많았고요.
첫 단추를 잘 꿰어야 나머지 단추도 잘 꿸 수 있듯이 오늘 대원들의 첫 행군은 성공적이었기 때문에 남은 일정도 성공적으로 진행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집에 계시는 부모님들 깨서도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첫 단추를 잘 꿰서 기분 좋은 밤입니다.
안녕히 주무세요. 31차 한강종주 일지대장 염태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