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8.27 <소년동아일보>
초등생 4명 ‘실크로드’ 탐사 해냈다
초등학생 4명이 모래폭풍과 폭염을 뚫고 옛 동양과 서양의 교역로인 실크로드 탐사를 마쳐 화제다.
‘작은 영웅들’은 서울 양화초등학교 6학년7반 허아름양과 같은 학교 6학년1반 이용우군, 경남 밀양시 밀양초등학교 6학년7반 박기형군, 경기 성남시 중탑초등학교 5학년1반 김영진군.
이들은 한국탐험연맹 강석우 대장, 중·고생 20명과 함께 지난 10일 인천을 출발해 중국의 톈진 베이징 란저우 투루판 우루무치를 도보와 버스, 철도를 이용해 5000㎞의 대장정을 무사히 마치고 15일 만인 24일 귀국했다. 한국 어린이들이 실크로드를 탐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실크로드는 ‘비단길’이란 뜻으로 타클라마칸 사막 등 내륙 아시아를 횡단하는 고대의 동양과 서양의 통상로. 물품 외에 불교도 이 길을 통해 동아시아에 전해졌다.
어린이들의 이번 탐사는 ‘거친 자연과의 싸움’이었다.
해수면보다 280m 낮아 ‘아시아의 우물’이라고 부르는 타클라마칸 사막 한복판지역 투루판에서는 지대가 낮아 숨쉬기도 곤란한데다 45도가 넘는 폭염이 탐사단 모두를 지치게 했다.
어린이들은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도 서로의 손을 잡고 격려를 해가며 다음 목적지인 우루무치에 도달할 수 있었다.
끝없는 모래산으로 펼쳐진 둔황의 명사산에서는 모래폭풍을 만나 탐험이 중단될 뻔한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하지만 어린이들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폭풍 속을 뚫고 5시간의 사투 끝에 모래산을 모두 넘었다.
어린이들은 마스크를 뚫고 들어오는 모래먼지가 입안 가득히 쌓였지만 마실 물을 아끼기 위해 불편을 참아내야 했다.
산 정상을 따라 길게 늘어서 있는 만리장성을 넘어 탐사의 마지막 지점인 베이징에 도착했을 때 발에는 물집이 잡히고 검은 얼굴로 변해 있었지만 어린이들은 ‘만세’를 부르며 모두 얼싸안고 눈물을 흘렸다.
허아름양은 “모래폭풍 속을 걸을 때가 정말 힘들었어요. 정상에 올랐을 때 그 곳에 있던 많은 외국인들이 ‘장한 한국 어린이들’이라며 박수를 쳐줬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라고 말했다.
<이호 기자>gslee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