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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2001. 9. 4(화)
[오피니언]길고 긴 실크로드를 따라
2001년 09월 03일 13시 07분 입력
여름방학중 한국탐험연맹이 마련한 ‘실크로드 대탐사’에 참가했던 제주제일중학교 1학년 최진수군이 최근 본지에 탐험일지를 공개했다. 최군은 중·고생 20여명으로 구성된 탐사대의 일원으로 지난달 10일 인천을 출발해 중국의 텐진-베이징-서안-란저우-가욕관-돈황-유원-투루판-우루무치-북경-텐진에 이르는 5천km의 대장정을 무사히 마치고 15일만인 지난달 24일 귀국했다. 최군이 중국의 모래폭풍과 폭염을 뚫고 옛 동양과 서양의 교역로를 탐사하며 느꼈던 생생한 기록들을 일부 발췌해 게재한다 <편집자주>
실크로드(비단길)란 중앙아시아를 횡단하는 고대의 동·서양 교통로다. 이 길을 통해 고대 중국의 특산인 비단이 서쪽으로 운반되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8/12 지금은 야간열차 안이다. 오늘 아침 일찍 일어나 버스를 타고 베이징의 자금성과 천안문을 구경했다. 자금성은 9백99개의 건물로 지어졌는데 그것은 1천개의 건물이 지어지면 나쁜 역사가 끼친다고 해 9백99개의 건물로 지었다고 한다.
8/13 덜컹거리는 버스를 타고 병마용에 도착했다. 그곳은 진시황제의 지하궁전이니 만큼 웅장하고 진흙으로 빚어진 병사들이 정교하게 서있었다. 또 그런 군사들의 표정이 모두 다른 표정이었다.
8/14 버스를 타고 백탑에 갔다. 백탑은 중국 4대문명의 발상지인 황하의 다리를 건넌 후 산으로 쭈욱 들어가면 있었다.백탑도 멋있었지만 황하가 더 신기하게 느껴졌다.
8/15 계림 병렬사(대규모 석굴사원)에 갔다. 그곳은 몇 십개의 작은 석가모니가 돌에 새겨져 있고 제일 옆에는 병렬사에서 가장 큰 석가모니상이 있었다. 내일 사막에 갈 것이라고 하니 들떠서 잠이 오지 않는다.
8/16 만리장성의 시작이자 마지막인 제1관문, 가욕관 성앞에 도착했다. 감탄이 먼저 나왔다. 드디어 만리장성에 들어갔다. 계단, 오르막길, 내리막길이 이어졌다. 아주 힘든 하루였다.
8/17 타클라마칸사막에 갔다. 모래언덕이 아주 많고 바람이 세차게 불며 동물의 뼈가 조금씩 보였다. 우리는 탐험연맹의 깃발을 앞세우고 걸어나갔다. 발이 푹푹 빠지고 세찬 바람속에서 걸어가니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한 색다른 체험으로 아주 힘들었다.
8/18 돈황 막고굴로 향했다. 막고굴 안에는 735개의 불상이 있고, 높이 35.5m, 너비 12m인 세계에서 3번째로 큰 미륵보살상도 인상깊었다. 그런 것들을 통해 중국인들의 깊은 신앙심과 존경심을 느꼈다. 동생 윤정이와 유리, 부모님이 그립다.
8/19 화염산과 천불동에 갔다. 화염산은 손오공 일행이 우마왕과 마지막 결투를 했던 곳이라고 전해진다. 나무가 한그루도 없고 멀리서 보면 불타고 있는 장면을 연상시키기도 했다.
8/22 우루무치에서 비행기를 타고 북경으로 돌아왔다. 우리가 힘들게 버스를 타거나 걸으면서 10여일동안 열심히 베이징에서 우루무치까지 갔는데 단 3시간만에 온게 아쉽고 허무했다.
8/24 제주에 왔다. 15일동안 낮에는 탐사하고 밤에는 야간열차를 타고 중국의 동서로 달렸다. 너무나 덥고, 힘들어 탐사할 땐 괴로웠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가 즐거웠다.
<최진수·제주제일중 1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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