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딸 진영아.
국토대장정 출발한 지도 벌써 2주 가까이 돼가는구나. 평소 운동을 많이 해서 체력이 좋은 진영이지만, 처음 해보는 국토종단이라 힘이 들거라 생각한다. 그래도 우리 진영이는 굳세게 잘 해낼거라고 아빠는 믿는다.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더니 두 언니가 집을 비우고 나니 집이 절간 같이 휑한 느낌이다. 진영이가 우리 집에서 참 빛나고 소중한 아이였구나 라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된다.
아빠가 진영이에게 미안한 게 있구나. 작년 연말에 우리 가족이 증도에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진영이가 말했지. "내가 장래 뭘 하고 있을지 점 한번 보고 싶어. 소아과 의사가 되고 싶은데..."라고 말이야. 그때 아빠는 화를 내면서 이렇게 말했던 것 같다. "점 같은 건 절대 보지 말아라, 지금 자신의 일에 감사하면서 충실히 하다보면 너의 꿈은 이루어진다, 너의 삶을 주어지는 대로 살지 말고 너 스스로 이루어나가야 할 것 아니냐?"라고. 사실 아빠는 진영이가 자신의 운명을 너무 쉽게 단정지어버릴까 두려워 강한 어조로 말했던 것인데, 나중에 엄마한테 진영이가 굉장히 서운해 했다고 들었다.
그러나 국토대장정을 누구보다 잘 해나가는 진영이의 소식을 접하면서 아빠의 걱정이 기우였다는 걸 알게 되었다. 진영아. 아빠의 마음 속에는 진영이에 대한 믿음이 늘 있단다. 우리 진영이는 잘 해낼 것이고 잘 될 것이라고 말이야.
진영이가 국토대장정을 훌륭하게 마치게 해달라고 기도하마. 늘 안전과 건강에 유념하거라.
사랑한다, 우리 딸.
2014. 1. 16.
해남에서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