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오늘부터 11일 마지막 날까지 하루에 평균 30km씩 행군을 합니다.
아이들이 많이 힘들어 할까봐 걱정이 태산이었습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우리 아이들이 빠른 속도로 행군을 뺄 때와 다름없이 일찍 숙영지에 도착했습니다. 지금부터는 자전거도로를 통해서 행군을 시작했는데요. 행군을 하는 동안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분들과 서로 응원을 해주었습니다. 내성적이었던 아이들도 성격이 밝아져서 이제는 먼저 ‘안녕하세요!’, ‘화이팅!’ 이라고 크게 인사합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괜히 제가 기분이 좋아지는 이유는 뭘까요.
자전거도로를 따라 자전거 타는 사람들, 넓게 펼쳐진 한강, 달콤한 냄새가 나는 복숭아나무들을 바라보며 대원들은 행군을 시작했습니다. 이틀을 쉬고 나서 메는 배낭이라서 그런지 대원들은 어깨가 많이 아프다고 하네요. 어깨가 많이 아프다고 하면서도 아이들이 굉장히 잘 걸어주어서 평소처럼 빨리 숙영지에 도착했습니다.
걷는 내내 재잘재잘 아이들이 떠들고 놀면서도 한 시간에 4.5km씩 걸어주네요. 행군을 하면서 아이들이 하는 얘기를 들어봤는데요. 예전에 한국청소년탐험연맹에서 자전거를 타고 했던 행사 얘기, 끝나고 나서의 계획, 먹고 싶은 음식 등을 얘기하고 있네요. 자전거 길을 걸으니까 예전에 했던 행사가 떠오르나 보네요. 나중에 행사가 끝난 뒤 이 길을 지날 때면 이번 행사가 추억 속에 하나 더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의 추억거리를 하나씩 꺼내 얘기하다 보니 어느 사이 점심 식사하는 곳인 강천초등학교에 도착했네요. 오늘의 점심 주메뉴는 ‘카레떡볶이’입니다. 제가 떡볶이를 배식했는데 평소 밥을 많이 안 먹던 여자 아이들도 엄청 많이 받아먹었습니다. 제가 다 기분이 좋아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아이들은 ‘더 주세요, 대장님!’이라며 얘기하는데 한 접시에 꽉꽉 채워서 주고 싶었어요. 오늘은 음식이 맛있었던 모양인지 더 받아서 먹네요.
배를 가득 채운 뒤 소화도 시킬 겸 축구를 했습니다. 그냥 하면 재미없다고 대원 대 대장으로 대원이 이기게 되면 대원들 가방을 대장님들이 다 메기, 대장이 이기면 대장들 가방빼기를 걸고 축구를 시작했습니다. 대원팀에는 총대장님께서 지원으로 들어가 주셨습니다. 게임이 시작되고 첫 골의 주인공은 총대장님! 우리 아이들의 미소가 밝아졌네요. 연속으로 보석이라는 대원이 1점을 더해주었습니다. 먼저 3점을 내는 팀이 이기는 경기인데요. 이제 한 골만 더 넣으면 아이들의 어깨가 가벼워집니다. 대원팀이 연속으로 2골을 넣어서 대장님들은 불안했는지 온 힘을 다해 경기를 시작하네요. 결과는... 대원들이 2골을 넣고 난 이후로 연속으로 3골을 넣었습니다. 그리하여 대장팀 승! 근데 대장팀이 넣은 3골 중 1골은 바로 우리 아이들 사진을 정성스레 찍어주시는 사진대장님이 넣으셨어요. 대장팀들의 얼굴이 밝은 반면 우리 아이들의 얼굴에는 걱정이 가득하네요. 힘 내, 얘들아!
아이들을 달래주려 취사팀이 시원하고 달달한 아이스크림을 간식으로 준비 해 주었습니다. 아이스크림을 보는 순간 언제 그랬냐는 듯 달려들어 손에 아이스크림 하나씩 쥐어 맛있게 먹고 있네요. 그 모습이 귀여워서 취사 대장님 중 한 분이신 진혜련대장님께서 사진 대장님을 대신해서 계속 사진을 찍어주고 계시네요. 셔터를 멈추지 못하시고 입도 다물지 못하시고 해맑은 미소로 찍어주셨어요. 감사합니다 혜련대장님!
5분도 되지 않아 아이스크림을 먹고 아이들을 낮잠을 재웠습니다. 보통은 한 시간 이상 정도 잠을 재우는데 오늘은 그냥 일찍 숙영지에 도착하기위해서 30분정도만 재우고 다시 행군을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은 왜 조금밖에 안 자냐고 짜증을 냈지만 이제 충청도에서 경기도로 넘어간다고 하니 아이들은 얼른 경기도로 가자면서 힘을 내네요. ‘세계 속의 경기도’라는 표지판이 눈앞에 보이니 아이들은 환호성을 지르네요. 표지판 앞에서 연대별끼리 사진을 찍었습니다.
어머님, 아버님!
드디어 경기도로 넘어왔습니다. 여의도까지 얼마 남지 않았는데요.
우리 아이들이 남은 이틀간 많이 아프지 않고 무사히 도착하기를 바랍니다.
아이들이 날이 갈수록 행군하는 속도가 빨라져가고 힘들어 하지 않습니다.
하루하루 성장해 가는 우리 대원들을 보니 정말 뿌듯해지네요.
행사가 끝나고 집에 생활을 할 때에도 성장한 모습이 그대로 부모님들의 눈에도 보였으면 좋겠네요.
내일은 야간 행군을 할 예정입니다. 낮에 하는 행군과는 달리 어두컴컴한 곳에서 하는 행군이라 더 안전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다치지 않고 행군을 마무리 하길 바라며..
오늘 하루도 걱정 마시고 주무세요.
이상 일지대장 김영선, 사진대장 박창현이었습니다.
오늘, 내일 지나면 우리 아이들 만나는 날이네요.
15일동안 함께 생활하던 아이들, 대장님들 헤어짐을 생각하니 마음이 허전할거 같아요..
37기 오늘도 힘내서 화이팅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