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에 도착하기까지 이제 이틀만이 남았습니다.
오늘은 숙영지까지 도착하는 길이 멀어 야간행군을 할 예정이었지만 잠을 더 자는 대신에 산을 타서 거리를 줄였습니다. 오늘은 약 37km를 행군 할 예정입니다.
행군이 시작되고 거리가 멀어서 행군 속도를 높였습니다.
아이들은 처음에 따라오기 힘들어했는데요. 그렇지만 행군첫날의 기억을 떠올리니 아이들은 그때보다는 더 좋다고 하네요.
지금은 걷는 길이 자전거 도로라서 초반에 행군할 때보다는 아이들이 걷기 쉬웠을 거예요.
행군을 할 때 맞은 편에서 자전거를 타고 한강 길을 다니는 분들이 많이 있어요.
그 분들께서 우리 아이들에게 많은 응원을 주고 우리 아이들도 그 분께 인사와 응원을 드립니다. 아이들이 힘들어 할 때마다 ‘화이팅!’이라는 한마디가 아이들을 그렇게 힘내게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 말을 듣고 뒤쳐져서 걷던 아이들도 ‘앞으로 밀착’이라는 소리 대신 ‘화이팅’이라는 소리에 밀착을 하게 됩니다.
우리 아이들이 점심을 먹을 곳은 바로 세종대왕릉입니다.
세종대왕릉으로 가는 길에 있는 세종고등학교에 다니고 바로 근처에 집이 보이는 대원이 한 명 있었는데요. 그 대원은 집으로 몰래 빠져 나갔을 법도 한데 이때까지 걸어오고 길과 쌓아온 추억들이 아깝다며 이제 며칠 남지 않았으니까 힘내서 걸어보겠다고 하네요. 이런 끈기를 가지고 행동하는 점에 대해서 저희 대장단들은 많은 걸 느껴갑니다.
점심시간이 되어 드디어 도착한 세종대왕릉.
아이들의 더위를 달래줄 오늘의 점심은 ‘미역오이냉국’입니다. 저번에 양파가 많이 들어가서 매웠다는 냉국과는 반면 오늘은 아이들이 시원하고 맛있다며 여러 번 받아서 먹네요. 배불리 점심을 먹고 난 후 세종대왕릉을 보러 갔습니다.
세종대왕릉에 대해서 많은 설명을 듣고 나서 다시 점심 먹은 장소로 돌아왔습니다.
바로 앞에서 우리 대원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바로 ‘팥.빙.수!’
이제 아이들을 기쁘게 해 줄 날이 얼마 남지 않아서 대장단들이 맛있는 간식을 준비했습니다.
14박 동안 행군하는 동안 내내 우리 아이들이 밥보다 더 간절히 원했던 것은 바로 ‘팥빙수’와 ‘수박화채’였습니다. 우리 아이들의 예쁜 미소가 카메라에 담겼으면 좋겠네요.
팥빙수가 아이들의 앞에 도착했을 땐 여느 때와 다름없이 환호성이 터지네요. 그리고 팥빙수를 나눠주는 존재만으로 인기인이 되는 대장님.
우리 아이들이 행사가 끝나서도 팥빙수 하나에 이렇게 기뻐할 수 있을까요?
달콤했던 팥빙수와 낮잠에서 깨어나 저희는 다시 남은 길을 위해 발걸음을 재촉했습니다.
대원들과 함께 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에 많은 대화를 나눴습니다. 처음에 행사를 시작했을 때에는 많이 내성적이고 이기적이었던 대원이 많았는데요. 오늘 행군을 하는 도중 한 대원이 바로 앞 친구가 뒤쳐져서 가방을 들어주는 모습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평소 행군할 때에는 볼 수 없었던 모습이어서 그 대원에게 ‘오~멋있다!’라고 칭찬을 해주었습니다. 그랬더니 하는 말이 ‘제가 처음 행군을 할 때 많이 힘들어하고 뒤쳐져서 형들이 많이 도와줬어요. 그래서 저도 그 형들처럼 해주고 싶었어요.’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루하루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꽉 채워지는 느낌입니다.
그런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더 힘내서 걸으라고 총대장님께서 노래를 틀어주셨는데요. 숙영지까지 얼마 남았냐고 계속 묻고 힘들어하던 친구들이 노래를 들으면서 행군을 하니 노래도 따라 부르고 춤도 추고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신나게 숙영지까지 도착했습니다.
정말 고생한 대원들의 배를 든든하게 채워줄 저녁식사와 오늘의 하이라이트!
오늘 생일인 ‘고경욱’과 ‘박찬’을 위해서 케이크와 수박화채를 준비했습니다. 오랜만에 보는 음식들이라서 아이들은 역시 환호를 멈추지 않네요. 생일을 가족과 보낼 수 없는 두 대원의 마음을 채워줬는지 모르겠네요.
경욱아! 찬아! 태어나줘서 너무 고맙고 생일 축하해!
이제 행군 이틀 남았는데 지금처럼만 잘 걸어줬으면 좋겠고 정말 고마워! 얘들아!
오늘 한 대원이 저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꿈은 이루어진다.”
우리 아이들이 행사가 끝난 뒤에 각자의 맡은 바 최선을 다해서 꼭 꿈을 이뤘으면 좋겠어요. 그때까지 저는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대장님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어머님, 아버님!
8월 11일 국토 횡단 행군이 끝나는 날입니다.
11시에서 11시 반 사이에 여의나루역 2번 출구부터 여의도 한강 공원 이벤트 광장까지 해단식을 할 예정인데요.
꼭 오셔서 자랑스럽게 15박 16일 간 한강을 종주해준 우리 아이들을 맞이해 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오늘 하루도 걱정 마시고 편히 주무세요.
이상 일지대장 김영선, 사진대장 박창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