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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1차유럽
2006.01.16 16:32

1/10 일지.. 헝가리

조회 수 2262 댓글 0



 

어느새 우리는 또 다른 국경을 넘어 섰다. 그리스, 이탈리아, 독일에 이어

우리가 가게 되는 네 번째 국가는 헝가리다. 우리들은 헝가리 경찰들의 요구에

따라 한 명 한 명 일일이 여권검사를 받아야 했다. 덕분에 곤히 들었던 잠은 다

달아났다. 창밖으로 보이는 설야는 독일과는 다르게 왠지 모를 슬픔을 느끼게

했다.

 

  9시가 넘어서 우리는 부다페스트에 도착했다. 오늘은 민박을 하는 날이다.

숙소는 생각보다도 쾌적하고 깨끗했다. 부다페스트 시내 탐사에 앞서서 오전

정비시간을 가졌다. 그동안 열차를 주로 이용하느라 항상 긴장해야만 했던 지친

몸과 마음을 가다듬는 시간이 필요했다. 대원들은 깨끗하게 샤워도 하고, 밀린

빨래도 하고, 이제 두루 친해진 대원들끼리 이야기도 나누면서 간만의 여유를

즐긴다.

 

  점심식사는 짜장밥이었다. 대원들의 반응이 꽤나 좋다. 배를 두둑하게 채운

우리는 시내로 나섰다. 거리에 신식 건물은 찾기 힘들었다. 낡고 그을음에

그을려진 건물들은 타임머신을 타고 2차 세계대전 당시의 한 마을로 이동한 묘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헝가리는 1, 2차 세계대전 때 패전국 독일편에 가담하여 68%의 땅과 58%의

인구를 잃었다. 공산화국가였지만 동구권 국가들 중에서 가장 먼저 자유를

외쳤으며, 이후 엄청난 변화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그 불행한

역사의 흔적들은 아직 곳곳에 남아 있다.

  부다페스트는 도나우강에 의해 부다와 페스트, 두개의 지구로 나뉘는 헝가리의

수도이다. 시내 곳곳에서 환전소를 쉽게 찾을 수 있다. 헝가리는 터키와 함께

아직 EU에 가입되어 있지 않으므로 유로화를 사용할 수 없다. 대원들은 일정량의

유로를 헝가리 화폐인 포린트로 바꾸었다. 안타까운 것은 그 많은 환전소에서

원화를 취급하는 곳은 보기 힘들었다.

 

  우리나라 명동과 같은 젊음의 거리가 보였다. 이곳은 바찌거리라고 한다.

여기저기 고급 상점들이 즐비한다. 우리는 이곳에서 자유시간을 가졌다. 정해진

시간을 사용하는 방법은 꽤나 흥미로웠다. 모든 남자 대원들은 햄버거 가게에

몰려들어 배를 두둑이 채웠고, 모든 여자대원들은 하나같이 상점을 찾아 물과

군것질거리를 사는데 보낸 것이다.

 

  국회의사당은 우리나라의 것과 확연히 달랐다. 하나의 궁전과도 같았다. 이곳은

오스트리아-헝가리안 제국의 한 부분이었던 100년 전에 지어졌다. 내부에는

691개의 방이 있으며, 문과 밖의 벽에는 헝가리안 왕과 유명인들의 조각상이

있었다.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않아 안에 들어갈 수는 없었다.

 

  다음으로 간 생활사 박물관 역시 예전 제국 때 건물 그대로였다. 처음 지어질

당시 대법원으로 사용되었던 이 건물은 커다란 현관문에서부터 계단과 높은

천장까지 도금이 되어 있으며 화려한 장식들로 너무나도 아름답다. 전시관 안으로

들어서면 헝가리의 전통의상과 농기구, 여러 생활 기구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그들의 생활모습을 엿볼 수 있도록 너무나도 잘 구성되어 있었다. 유럽보다는

인디언들과 비슷한 느낌을 가지게 한다.

 

  어둠이 찾아오자 슬픔의 도시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부다페스트의 야경은

정말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  도나우강 건너편의 어부의 요새와

마차시 교회, 겔레르트 언덕, 부다왕궁이 조명으로 환하게 피어올라

오스트리아-헝가리안 제국의 부귀영화가 아직도 살아있는 것처럼 느끼게 한다.

멋진 풍경에 설렌 마음을 뒤로하고 우리는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오늘의 저녁 식사 메뉴는 꽁치김치찌개였다. 대원들이 꽁치를 싫어하지는

않을까 하는 대장님들의 우려와는 달리 다들 어찌나 좋아하던지 서로

건져먹으려고 야단이었다. 내일부터는 또 다시 바쁜 일정들을 보내야 한다.

그동안의 탐사일정을 일지에 정리하고 대원들은 일찌감치 잠을 청한다.

 

2006. 1. 10. 헝가리에서 나라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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