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날의 해가 떴습니다. 행군을 마치려니까 빙하기 같은 추위가 끝나고 겨울날씨가 되었네요. 대원들은 짐을 모두 챙깁니다. 우리의 최종 목적지는 해단식이 열릴 여의나루입니다. 오늘 아침은 간단하게 빵과 음료수를 먹었습니다.
밖으로 나가보니 눈이 펑펑 내리고 있었습니다. 하얀 세상이 예쁘긴 했지만 길이 미끄러워 주의하여야 했습니다. 마지막 숙영지와 가까운 약수역에서 대원들 모두가 지하철을 탑니다. 웃고 떠들다보니 어느새 합정역에 도착하였습니다.
하얀 눈을 맞으며 양화대교를 건넙니다. 한강이 꽁꽁 얼어있네요. 시골길만 걷다가 높은 빌딩들을 보니 서울에 왔다는 것이 실감이 나네요. 중간에 핫초코도 한 잔씩 마십니다. 추워서 핫초코를 호호 불며 맛있게 마십니다. 마지막까지 줄을 예쁘게 맞추며 걸어갑니다.
부모님들과의 거리가 가까워지고 대원들의 발걸음도 가벼워집니다. 바로 앞에 부모님이 있다는 대장님의 말에 태극기를 힘차게 흔들며 소리를 지릅니다. 곧이어 부모님들이 보입니다. 플랜카드를 들고 아들, 딸을 기다리는 부모님들도 계시네요. 부모님은 기특한 표정으로 사진을 찍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대원들은 부모님을 보며 반가운 표정을 감추지 못합니다.
잠시 후 해단식이 시작되었습니다. 가장 어린 명곤이와 성현이가 대표로 표창장을 받았습니다. 모두 수료증을 받고 마지막으로 서로 서로 인사를 나눕니다. 하나 둘씩 부모님 손을 잡고 떠나가고 부모님이 오시지 않은 대원들은 터미널로 출발합니다. 마지막까지 뒤를 돌아보며 손을 흔드네요.
생각보다 더욱 짧았던 7박 8일 동안 정이 많이 들었습니다. 이번 행사는 대원들도 적어 대원들의 한 명 한 명 얼굴이 또렷합니다. 대원들이 모두 떠나 대장단들만 남겨진 여의나루는 쓸쓸하기만 합니다. 이번 행사동안 초반에는 힘들어서 집에 가고 싶다는 대원들이 많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정이 들어 헤어지려니 아쉽고 다음에 또 하고 싶다는 대원들도 생겨났습니다.
모두 다시 만날 수 있겠죠? 이번 행사를 아주 씩씩하게 해낸 대원들이기에 앞으로 다들 어디선가 아주 잘 자랄 것 같습니다. 함께 울고 웃고 고생한 대원들과 대장단들도 좋은 추억으로 남겠죠?
그동안 저의 부족한 일지를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모두에게 잊지 못할 일이었고 다시 만나는 그 날까지 모두 모두 건강하길 바랍니다. 이상 일지대장 손예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