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8일 첫번째 편지!
사랑하고 또 사랑하는 아들 민혁아!
아들.. 이번 순례 결정하기까지 내심 고민이 많았어. 네가 잘 버틸 수 있을지, 안 가겠다고 하지 않을지...
엄마가 널 보내리고 결심한 것은 널 위한 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야. 널 보내놓고 엄마도 걱정 가득이란다. 어디서 자고, 어떻게 걷고 있을지, 먹는 건 괜찮을지... ㅠ.ㅠ
물론 힘들겠지... 엄마를 원망하고 있을 네 얼굴이 상상된다.^^;;;
어젯밤엔 엄마도 잠을 못잤어. 가슴도 먹먹하고,, 눈물도 나고.. 울 아들 생각하니 잠이 안오더라.
아들. 엄마는 아들이 좀 강인해지고, 목표를 좀 가졌으면 좋겠어. 입시공부의 길을 가지 않더라도 네가 하고 싶은 길을 찾아가는 의지와 용기를 갖기를 바래.
이번 국토순례가 네 자신을 마주하고, 네가 강인한 정신력을 가진 훌륭한 사람이란걸 깨닫게 해주길...
엄마는 기도한단다. 소중한 울 아들 민혁이에게 힘들지만 소중한 시간이 되기를...
바라고 또 바란단다.
어릴적부터 네 응석이나 투정 받아주지 않고 강하게 키워서 미안할 때가 많았어. 네 앞에서 쎈 엄마인척 하지만 엄마도 맘 속으로는 안쓰럽고 속상할 때가 많아(물론 너도 잘 알고 있겠지만^^) 널 위한 길이라고 내 자신에게 최면을 걸며,,, 강하게 키우려고, 최대한의 자유를 주려고 하지만. 그게 옳은 방법인지도 잘 모르겠어. 억지로라도 시켜야 하는 건지, 이렇게 자유를 주며 키우는게 맞는 건지.. 엄마의 신념에 의해 널 기르는게 결과적으로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인지... 잘 모르겠다.
결국 어떤 길이든 선택을 해야 하는 것인데...
최종 결정, 최후의 선택은 네 몫이야. 이젠 마냥 어리지않은, 네 인생을 책임질 나이가 되어 가고 있으니... 네가 신중하게 네 삶을 설계해봤음 좋겠다.
이번 순례가 세상에 눈뜨고, 함께 걷는 친구들을 통해 인간을 이해하고, 집을 떠나보는 경험을 통해 자립심을 갖게 되길 바래보는데.. 엄마의 욕심인가?
아들~ 아무쪼록 극한의 힘겨움 속에서 네 자신을 만나는 소중한 경험이 되기를 빈다. 건투를 빈다! 사랑하는 아들~
7월 28일 엄마가.
7월 29일 두번째 편지
사랑하고 사랑하는 아들아!
생각해보면 울 아들에 비해 어마는 참 부족한 사람이야. 어릴적부터 엄마에게 늘 든든한 녀석이었는데...
엄마는 너에게 든든함을 주었는지 반성된다. 네가 엄마에게 보여준 신뢰와 사랑을 늘 고마워하면서도 엄마는 얼마나 울 아들을 믿어줬던가... 반성된다.
가끔 툭툭 던지는 엄마의 냉소적인 말에 아들이 상처받는거 잘 알고 있는데... 너한테 충고를 할라치면 왜 그렇게 말을 밉게 하는지 모르겠어. 미안하다. 하고나서 바로 후회하는데.. 잘 안고쳐진다. 고쳐보려고 노력할께.. 약속!!
말을 가끔 그렇게 하지만... 실은 맘 깊은 곳에선 널 믿고 있다는거. 알고 있지? 엄마는 네가 지금까지 잘 자라준 것처럼 훌륭한 어른이 될거라 믿어. 다른 사람을 배려할 줄 아는 마음, 너보다 약한 사람을 위할 줄 아는 마음. 정의로움을 추구하는 공명심이 많은 아들이라는거 잘 알고 있어. 엄마 닮았나? ㅎㅎ
훌륭한 시민으로 잘 자라는데 조금이라도 도와주고 싶어서 이번 순례를 보냈다는거..... 너무 원망하지 말고 잘 지내다 와. 사랑한다. I Love You.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