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대장정

[43차 국토]0802 “대장님! 더 빨리 걸어요!”

posted Aug 02,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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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이번 국토대장정이 진행된 이후 가장 늦게 기상한 날입니다.

평소엔 6시, 빠를 땐 5시에 기상하며 행군을 이어왔는데 오늘은 무려 8시가 기상시간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대원들은 6시부터 일어나서 씻는 모습까지 보였습니다. 집에선 늦잠도 많이 자고 매일 아침 부모님과 전쟁을 치르던 대원들도 있을 텐데 이젠 누가 깨우지 않아도 이른 아침부터 부지런하게 움직이는 대원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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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첫 일정은 물놀이 였습니다.

숙영지 근처에 큰 내천이 있어서 모든 대원들이 강가에 텐트를 치고 신나게 물놀이를 했습니다.

점점 서울이 가까워지면서 고도도 낮아지면서 햇볕도 따가워지고 있는데, 대원들은 물놀이를 통해 이 더위를 이겨내고 있습니다.

1, 3연대는 어제도 물놀이를 했는데 아무리 많이 해도 질리지 않나 봅니다.

물놀이를 하는데 대원들만 할 수는 없죠. 여자대장님들을 시작으로 결국 모든 대장님들이 대원들에게 잡혀 물속으로 끌려들어가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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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물에서 논 대원들은 점심을 먹고 오늘의 본격 행군을 시작했습니다.

오늘 걷는 구간은 차도도 안전한 편이어서 오늘도 대원들과 대장들도 만족도가 높은 연대별 OT를 진행했습니다. 오늘 OT는 조금 다르게 진행되었는데, 평소엔 연대장님들이 길을 미리 보고 길을 찾아갔었는데, 오늘은 각 연대에 가장 큰형, 누나들이 미리 총대장님과 답사를 한 후 직접 길을 찾아가게 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대원들에게 자립심도 키워주고 책임감도 가질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오늘 행군은 아주 의미가 있는 날입니다. 그동안 강원도 강릉항에서부터 서울을 향해 걸어왔던 대원들은 행군 시작 9일만에 각자의 두 발로 드디어 강원도를 지나 경기도로 넘어오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대관령, 모릿재 등등 맣은 언덕과 산도 넘고, 때론 어두운 터널도 통과하며, 복잡한 원주 시내까지도 아무 탈 없이 통과한 대원들은, 경기도 표지판을 보자 환호성을 지르고 방금까지 지쳐서 비틀대던 대원들이 엄청난 속도로 뛰어오기까지 하는걸 보니 ‘이제 정말 집에 가까워 졌구나...’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 역시도 집에 갈 날이 얼마 안남아 기대도 되지만 우리 50명의 아이들과 11명의 대장님들과 함께할 시간이 얼마 안 남았다는 생각에 섭섭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아이들도 그런 마음인지 서로의 연락처를 교환하기도 하고 대장님들께도 겨울에 또 볼 수 있냐 물어보는 대원들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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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쟁이 대장님들도 한컷!]

 

대원들은 연대별로 도경계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데 평소라면 숙영지에서 기다리고 있을 밥차가 등장했습니다. 차에서 등장한 것은 바로 수박화채!!

큼직큼직한 수박과 시원한 사이다가 어우러진 화채는 그야말로 꿀맛 그 자체였습니다.(취사대장님 화채로 푸드트럭 하셔도 될 듯..)

대원들은 전체가 함께 나눠먹어 무려 세 그릇씩이나 먹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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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박화채에 감동해버린 1연대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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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님들의 선물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그간 대원들이 행군을 하면서 힘들었던 점은 날씨도, 기온도 아닌 배낭이었습니다.

짐을 아무리 빼주고 가볍게 해줘도 시간이 지나면 어깨가 아파오는건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동안 고생한 것을 감안하여 오후 행군은 배낭을 빼주기로 결정했습니다.

갑자기 몸이 가벼워진 대원들은 행군 속도에 불이 붙었고 모두가 가벼운 마음으로 숙영지로 향했습니다.

 

아침부터 물놀이에 간식으론 화채까지 대원들 앞에 더위는 별 것 아닌 것 같습니다.

오후 역시 연대별 OT로 진행한 대원들은 경기도에서의 첫 숙영지에 도착하였습니다,

짜장 떡볶이에 사골국물까지 먹고난 대원들은 오늘 역시 각자의 일지에 기록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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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가 갈수록 대원들의 변화가 눈에띄게 보입니다. 처음엔 일찍 일어나는 것도 버거웠고, 자신이 싫어하는 음식이 나오면 하루종일 입에서 넘어갈 생각을 하지 않던 대원들이 이젠 대장님들보다 먼저 눈을 뜨고 그 어떤 반찬이 나와도 가리지 않고 먹으며 사소한 것 하나하나에 감사할줄하는 모습에서 대장님들도 뿌듯함을 느낍니다.

 

이제 정말 곧 있으면 부모님을 뵙게 됩니다. 힘든 여정을 잘 따라와준 대원들, 하루에 몇시간 잠 못자고 피곤이 적응이 되어버린 대장님들 그리고 매일 뜬눈으로 대원들 소식만 기다리고 계시는 부모님들,, 마지막 까지 모두 아무 탈 없이 좋은 기억으로 오늘 밤이 지나길 바랍니다.

 

이상 오늘 밥하러 간 사진대장을 대신하여 일지를 쓰는 부대장 염태환 이었습니다. 안녕히 주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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