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우리아들 태경아..
오늘로 네가 국토종단을 떠난지 일주일 됐구나.
엄마는 하루도, 한 순간도 네 생각이 안 난적이 없어..
하지만 보고싶은 마음 꾹 참고 견디기 위해 더 열심히 공부하는 중이야.
설마 엄마가 하루종일 너만 그리워하면서 가슴 졸이고 있기를 바라지는 않겠지 우리 아들?
비도 오고, 이제 슬슬 몸도 지칠 때도 됐고, 익숙해질때도 되었으니 집 생각, 엄마아빠 생각이 나겠지..
그렇다고 집생각하느라 거기서의 소중한 시간을 헛되이 보내는 일은 없기를 바란다.
엄마도 아빠도 한번도 해 본적이 없는 일을 우리 아들이 하고 있는 중이잖아.. 국토대장정..
엄마아빠는 네가 엄청 대견하고 자랑스러워서 저녁마다 같이 사진 보면서 뿌듯해 하고 있어.
돌아왔을때 엄마는 네가 없는 동안 엄마가 공부한 것, 해놓은 일들을 보여줄 생각이야.
너한테 자랑하려고 더 열심히 하고 있어..
너도 우리에게 돌아와서 꼭 들려줘...
첨엔 이것도 어렵고 저것도 잘 안되고 힘들었지만, 점점 어떻게 적응하고 잘 하게 되었는지..
다른 친구들 힘들어할때 네가 어떻게 도와줬는지, 누구랑 가까워졌는지, 대장님한테 어떤 칭찬 받았는지, 네가 무엇을 깨닫게 되었는지..
탐험일지에 나온 기상시간을 보니 아침에 우리아들이 어떻게 일어날지 걱정도 되던데 잘 하고 있지?
거기 다녀와서 아침에 일어나는 것만 나아져도 엄마는 정말 기특할 것 같아^^
오늘도 어김없이 묻는 한가지. 선크림은 잘 바르고 있겠지?ㅎㅎ
편지를 더 자주 쓰지 않는 이유는 네가 정신적으로 홀로서기를 더 잘하길 바래서인데 섭섭하진 않지?
데미안의 한 구절,, 너도 아는 구절일거야.
"새는 알을 깨어야 세상으로 나온다.
알은 새의 세상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그 세계를 부수어야 한다.
새는 알을 깨고 나와 신에게로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프락서스이다."
엄마가 너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일지 이 구절 보면서 혼자 한번 곰곰히 생각해봐.
사랑하는 우리아들,,, 지금의 이 시간이 너에게 무의미한 헛수고가 되지 않기를 바라며,,,
무엇이 가치있고 의미있는 경험이 될지 모르겠으면,,,,
그냥 무조건 대장님 말씀만 잘듣고 열심히 걸으렴^___^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