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로마 탐사 마지막날이다.
피사 탐사 후 피렌체까지 이동해야하기 때문에 바삐 움직여야한다. 평소 아침식사 시간보다 한시간 이르게 일곱시에 모두 식당으로 모였다.
오늘부터 전용 버스를 타고 움직인다.
큰 배낭은 버스 아래에 싣고. 작은 배낭에 오늘 필요한 짐들을 모두 챙긴다. 배낭에 일지와 돈과 핸드폰 그리고 오후에 비 예보가 있어 작은 우산을 넣었다.
로마에서 피사까지는 약 네시간. 로마보다 기온이 낮기 때문에 그간 넣어두었던 외투를 꺼내 입었다.
어젯밤 늦게 잠이 들고 아침 일찍 일어나서 많이 피곤한 모양이다. 버스를 타자마자 골아 떨어지는 아이들이다.
가는 동안 두 개의 영상을 시청했다. 어제 다녀왔던 콜로세움에 대한 한 방송사의 교양 프로그램과 내일 탐사지인 피렌체가 배경으로 나오는 영화 인페르노.
피사로 접어들수록 산지가 많아지고 단독주택이 눈에 띤다. 번잡하던 로마와 달리 한없이 한적하기만 하다. 한때 항구도시로 부귀영화를 누렸던 도시의 모습은 피사의 사탑에서만 확인할 수 있었다.
주차장에 내려 피사의 사탑까지 오분 정도 걸어가야한다. 인도에는 사람도 없고, 주위엔 높은 건물도 보이지 않는다. 벽 칠이 벗겨진 허름한 인가를 따라 걷다보니 몇몇 상점이 눈에 들어온다. 피사의 사탑을 둘러싼 성벽 근처에 음식점과 노점상들이 자리해있다.
오늘 점심은 햄버거. 맥도날드에서 빅맥과 치즈 소스가 뿌려진 감자튀김 그리고 콜라를 시켰다. 그간 현지식이 입에 맞지 않던 아이들에게 점심 메뉴는 어느때보다 희소식이다. 미처 옆 테이블 아이들이 다음 음식을 받기도 전에 식사를 마친다. 식사 후 빅맥이 어땠냐는 대장님의 질문에 현지식도 서스럼없이 먹던 아이들은 한국과 별반 다를게 없다고 답하고, 한국 음식을 그리워하던 아이들은 내일도 맥도날드에 가자며 말한다.
피사의 사탑은 눈에 띄게 기울어져있다. 모든 사람들이 사탑을 배경으로 반대편에서 미는듯한 포즈를 취한채 사진을 찍는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대장님은 상품을 걸고 미션을 던졌다. 절대로 같은 포즈를 취하지 말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