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일정은 평소보다 빡빡해 아침 해가 고개를 내밀기도 전에 시작됩니다. 아침 7시, 졸린 눈을 비비며 대장님의 구호에 맞춰 준비운동을 합니다. 이른 아침부터 분주하게 걸어 도착한 곳은 숙소에서 10분정도 떨어진 관촉사 입니다. 관촉사의 입구는 한겨울에도 울창함을 자랑하는 숲길과 돌계단으로 이어져있습니다. 그 앞에서 시원스러운 경치를 보면 마치 커다랗고 아름다운 정원에 들어온 듯한 느낌입니다. 관촉사에는 우리나라 최대의 석불로 알려진 석조미륵보살입상이 있는데 고려 광종 때 혜명 스님이 조정의 명을 받아 조성하여 38년 후인 목종 9년(1006)에 완성했다고 합니다. 그 앞에서 대원들은 늠름한 자세로 사진을 찍습니다.
관촉사에서 나와 다시 숙소로 돌아가 아침식사를 합니다. 배를 든든하게 채우고 짐을 정리하고 다시 재정비를 한 후에 42km의 여정을 위해 출발합니다. 하루 동안 가야할 길이 멀기 때문에 발걸음을 빨리합니다. 대원들은 어제도 만만치 않은 거리를 걸어 지칠 법도 한데 뒤쳐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걸어갑니다.
3시간 반 동안 20km를 걸을 정도로 빠른 걸음을 달렸습니다. 덕분에 배고픔은 하늘을 찌를 정도입니다. 오늘의 점심인 매콤하면서도 맛있는 제육덮밥을 먹으면서 주린 배를 채웠습니다. 그렇게 점심을 허겁지겁 먹고 난 후 가야할 길을 우리는 다시 출발합니다. 엎친데 덮친격 예기치 못한 손님이 우릴 반겨줍니다. 비는 서서히 오기 시작하다가 어느새 추위가 으슬으슬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오전보다는 늦은 페이스를 달렸지만 이미 지쳤던 우리들의 발걸음은 속도가 붙질 않습니다. 목적지까지의 거리는 현재 절반정도 온 상태입니다. 하늘도 무심하게 느껴지는 것이 어둑해지는 풍경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먼 길을 가는 아이들이 혹여나 다치지 않을까 생각했던 대장들의 생각은 시간이 지날수록 바뀌었습니다. 오히려 페이스를 유지하며 나아갑니다. 어두운 산길속도 작은 불빛들에 의지해 걸으며 헤쳐 나가는 모습이 대견하게 느껴집니다. 고단했던 여정을 무사히 마치고 숙소에 도착하였습니다. 고생 많았던 대원들은 백미밥, 닭백숙, 만두, 김치, 오이지 등을 먹으며 에너지를 보충합니다. 이제 하루 남은 내일을 위해 대원들은 정비를 하고 잠자리에 듭니다. 이번 행군 중에 가장 많이 걸었음에도 어느 하나 뒤처지지 않고 잘 걸어준 장한 우리 작은 영웅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