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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01 11:35

전. 진. 보. 아. 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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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진이에게,

잘지냈니?

본형이 형이다.

참 오랜만이네...

네가 국토대장정에 참가하고 있다는 소식은 너의 형수님 병문안 차 천안에 오셨을 때 이모님께서 알려주셨다.

너의 또 하나의 조카가 태어난지 9일이 지났거든...

내가 학교다닐땐 국토대장정은 대학생들만의 전유물인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그런행사에 잘도 참가하고 있는 너의 소식을 들을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곤 한다.

어떻게 그런 행사가 있는 것을 알게 되는지도 놀랍고, 꾸준히 자기를 키우는 행사에 참가하는 너를 생각해도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아직 너에겐 상상하기 어려운 주제인지모르지만,

사실, 난 요즘 부모가 되는 문제에 직면해 있다.

항상 어려움이 닥칠때마다, '신은 인간이 감당할 수 있을 만큼만 시련을 준다' 그래서 어떠한 문제라도 이겨낼 수 있다 고 생각하며 살고 있지만,

눈앞에 닥친 문제는 결코 내 힘으로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번 문제 역시 그런 부류인데, 어떻게하면 정상적인 아이를 키워낼 수 있을까하는 것이 관건이다.

나 역시 어릴적엔, 최고의 인간을 키우는 것이 부모로써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최고이기보다 정상적인 인간이어야 한다는 게 더 중요하게 생각된다.

그런면에서 너의 부모님은 나의 스승이기도 하다.

어느 시기이건 마지막이란 항상 중요하기 마련이다.

요즘 중학생들이 어떤 방학을 보내고 있는지 잘은 모르지만,

지금 중학생으로서의 마지막 여름방학을 보내고 있는 너에게, 어쩌면 수학문제를 풀면서 지내는 여름 방학이 더 중요할지 모른다.

대부분의 부모님들이 그렇게 생각할 것이고,

그러나 너의 부모님은 나름대로의 교육철학을 가지고, 이 중요한 시기에 너에게 이런 시련을 주셨을 것으로 생각한다.

가장 정상적인 너와 하리를 키우고, 조금씩 최고가 되는 길을 너희에게 알려주고 계신 것이 아닌가 싶다.

너의 고생도 작지않겠지만, 부모님의 마음 고생도 그것에 버금가는 것임을 잊지 말길 바란다.

중요한 시기를 중요라게 생각하는 것도 자식된 도리이고, 나아가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젊은이의 도리이다.

이제 거의 목적지에 가까와지고 있겠구나....

마지막까지 힘내라....

전진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