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항상 생각해봤어. 내가 엄마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한 게 언제이지 아니면 한 적이나 있는지. 언제부터인가 세상과 단절된 채 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 이전에는 운동장에도 자주 나가고 적어도 지금보다는 활동적이었는데 왜 이렇게 우울하고 살기가 싫을까. 엄마가 일 나갔다 와서 울며 하소연 할 때를 보면 늘 가슴이 조여와. 그리고 그게 마음 한 구석에 죄책감으로 남아. 엄마는 힘들게 일하고 있는데 나는 왜 학교에서 졸고 집에선 게임만 하면서 방탕한 생활을 하고 있을까. 나는 고작 9일 동안 많은 것을 경험해봤어. 힘들고 울고 때로는 그냥 죽을까 싶기도 했지. 그리고 문득 생각이 들었지. 내가 생각하는 엄마에 대한 사랑은 이정도인가 말이야. 엄마는 늘 힘들다고 하면서 나와 하늘이 때문에 행복하다고 말했지. 엄마는 힘들면서 행복한데, 나는 방탕한 생활을 하면서도 행복하지 않아. 언제부터인가 엄마와도 단절된 채 살아온 느낌을 받았어. 내가 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엄마를 사랑하고 늘 미안하게 생각해. 그렇지만 그걸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어. 나는 지금 이렇게 사는 내가 너무 싫고 항상 누군가가 나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주길 바랐어. 그런데 내 몸은 그런 걸 거부하는 것 같아. 엄마가 일을 나갈 때쯤이면 나는 자주 방에서 울고는 해. 지난 일들을 돌아보면서 나에 대해 생각해보는데 늘 실패하는 것 같아. 거봉이 알지? 키우던 강아지 말이야. 나는 엄마를 생각할 때쯤이면 거봉이가 같이 생각나. 내가 거봉이를 대하듯 엄마를 대하지 않았나. 거봉이 떠나고 정말 슬프더라. 그리고 강아지를 볼 때면 울고는 해. 나는 거봉이를 다시 한 번 볼 수 있다면 진심으로 사과해보고 싶어. 말이 통하지 않더라도 말이야. 엄마를 매일 보는데 왜 그런 말을 못 할까? 엄마를 볼 때마다 내 마음이 쓰라려. 웃을 때면 더 그렇고. 나는 지금 내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도 모르겠어. 항상 복잡한 생각이 가득해. 미래의 나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나는 누구일까? 내가 뭘 해야 될까? 얼마 안 살아봤지만 정말 수많은 사람들을 봐왔어. 믿었던 사람들 그렇지 못한 사람들. 믿었던 사람들이 뒤에서 날 무시하는 것을 볼 때마다 세상에 대한 불신이 커져가는 것 같아. 하늘이한테도 미안하게 너무 많아. 오빠로서 해주지 못한 것, 때린 것, 하늘이를 때를 때마다 생각해보고는 해. 얘가 나 때문에 폭력적인 아이로 크고 우울증을 떠안고 사는게 아닐까? 오빠부터가 이 모양인데, 착한 아이로 크긴 할까? 내가 게임을 하면서 화날 때면 욕을 하곤 하는데, 얘가 이걸 보고 배웠는지 게임을 하다가 똑같이 욕을 하더라. 나처럼만 크지 않길 바랄뿐이야. 엄마는 성적 신경을 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나는 내가 공부해서 좋은 성적을 받아 자랑스럽게 보여주고 싶었어.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잘 모를 테지만, 소중한 사람들을 생각하는 마음은 전부 같아. 엄마, 아빠, 하늘이, 친구들, 할아버지, 할머니, 성욱이 형, 성엽이 이외에도 모두에게 미안해.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잘 모르겠고, 지금 글을 쓰는 순간에도 잘 모르겠어. 그렇지만 가족 간의 관계를 고작 종이 한 장에 글씨 몇 자로 표현 한다는 게 마음이 아파. 그래도 엄마와 하늘이를 생각하는 마음은 변치 않아. 생각하고 사랑해.
2018년 7월 30일 이푸름 올림
고맙고 사랑한다. 네 마음속 내보여줘서
너무 고마워.목이 메여온다 긴글은 퇴근하고
편지로 써야겠어 우리 아기 맘속에 힘든짐들
다 내가 짊어지고 살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