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다란 밤나무가 둘러싸인 제천에 위치한 자연휴양림이 오늘의 우리의 숙소였습니다. 오늘의 일정은 개인 정비 시간! 오늘은 행군을 하지 않고 대원들 모두가 숙소에 머물며 자유로운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일정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기상시간은 무려 아침 8시! 여유롭게 대원들에게 주어진 수면시간에 대원들은 국토대장정을 시작한지 10일만에 늦잠을 잘 수 있었습니다. 대장님들도 그동안 쌓인 대원들의 피로를 잘 알고 있기에 8시가 지나서도 기상을 재촉하지는 않았습니다. 9시가 조금 넘은 시간 대원들은 천천히 잠자리에서 일어나 아침 식사를 했습니다. 매번 급박하게 흘러갔던 일정 속에서 조금의 여유를 찾은 대원들은 밥을 먹는 내내 밝은 표정을 잃지 않았습니다.
나른한 아침 햇살이 하늘을 비추고, 원래 행군길을 나섰어야할 대원들은 갑자기 주어진 여유를 어색해하기도 했습니다. 그 시간 동안 미뤄진 빨래를 하기로 결심한 대원들은 연대별로 빨래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배낭 깊숙히 방치해 두었던 빨래감들을 모두 꺼내 깔끔히 때를 벗겨냈습니다. 따갑게 비치는 햇빛 아래 가지런히 빨래를 널어두었습니다. 그동안의 일정 동안 고사리 같은 손으로 자신의 옷을 빨고 너는 대원들은 자신의 곁에서 늘 집안일을 도맡아해주시던 부모님의 빈자리가 많이 느껴졌을 것입니다.
오전 동안 열렸던 일일 자체 세탁소가 문을 닫고, 대원들은 늦은 점심을 먹었습니다. 오늘의 메뉴는 그동안의 메뉴 중 대원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았던 음식이 휴일을 맞아 다시 준비되었습니다. 바로 얼음이 동동 띄워진 오이냉국과 비빔 국수! 대원들은 기뻐하며 고소하고 매콤한 비빔국수를 후루룩 삼키면서 시원한 오이 냉국 한 사발을 들이켰습니다.
그렇게 배를 채운 뒤 대원들은 다시 숙소 방으로 들어와 친목 도모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옹기종기 원으로 모여 앉아 대장님들과 함께 게임을 하거나, ‘여행을 떠나요’라는 노래를 떼를 지어 부르거나, 근처 수돗가에서 시원한 등목을 즐기기도 했습니다.
한가로운 점심이 지나간 후에 대장님들은 작은 이벤트를 하나 기획했습니다. 바로 체육대회! 종목은 다양했습니다. 대원들과 대장님이 함께하는 족구, 피구 종목 등이 있었습니다. 작은 보상을 하나 걸고 시작된 대장님과 대원들 사이에서의 족구 한 판! 대장님들은 처음에는 대원들의 편의를 봐주시는 듯 했지만 예상외의 놀라운 대원들의 족구 실력에 점수 차가 좁혀지자 나중에는 대원들 못지않게 경기에 집중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더운 오후 온도를 시원하게 날려버릴 수 있는 코너가 하나 더 있었는데요. 바로 물풍선 게임 시간이었습니다. 연대장님과 대원들이 협동하여 가장 많은 물풍선을 남기는 방식의 게임이었습니다. 게임이 모두 끝난 후 대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남은 물풍선을 양손 가득 들고 서로에게 던지며 물싸움을 시작했습니다. 넓은 숙소 앞 운동 코트 안 에서 한바탕 벌어진 즐거운 물놀이에 대원들은 시간 가는 줄도 모른 채 제천의 더위를 싹 날려보냈습니다.
체육대회가 끝난 후 대원들은 숙소로 다시 돌아와 샤워를 한 후 일지 작성 시간을 가졌습니다. 개운한 샤워 시간이 끝나고 난 후 저녁 식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중복이었기 때문에 취사대장님들은 오늘 대원들을 위해 삼계탕을 준비해주셨습니다. 금세 닭고기가 대원들의 입속으로 사라지는 모습들. 오늘 삼계탕으로 내일 대원들 앞에 기다리고 있는 행군일정을 위해 기력을 회복하기 바라는 마음입니다. 대원들은 다시 방 안에서 연대별로 둘러앉았습니다. 오늘의 회의 안건은 ‘장기자랑 기획’이였습니다. 해단식 전날에 이루어질 연대별 장기자랑 시간에 어떤 것을 발표할 것인지 다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맛있는 과자와 음료수로 요깃거리로 채우며 대원들은 모두가 진지하게 장기자랑을 준비했습니다.
신나는 노래를 틀어놓고 벌써부터 어깨를 들썩이기 시작하는 대원들의 모습이 마냥 귀여워보였습니다. 그렇게 열띈 회의 시간이 끝나고 시원한 숙소 위에서 대원들은 일찍이 잠에 들었습니다. 힘든 행군 여정 속에서 개인 정비 시간을 가지며 여유롭게 하루를 보낸 대원들! 맛있는 식사와 간식을 먹으며 그 동안의 부족했던 에너지를 가득 가득 충전했습니다. 내일부터 다시 시작될 행군길에 오늘 쌓아두었던 에너지를 넉넉히 쓸 수 있길 바라며
이상 일지대장 이희경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