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빠에게
여기 온지 벌써 육일 째 엄마, 아빠가 거의 난생 처음으로 보고 싶어지네. 엄마가 해준 음식들 맛이없다 느꼈는데 여기 와보니까 엄청 맛있는 편인 것 같아.
아빠가 아무리 집에서 막대한 것 같아도 여기 와 보니 별거 아니네. 엄마, 아빠 나 집에 가고 싶어. 나 좀 어떻게 해줘. 조금 힘들어. 빨리 집에 가서 게임하고 친구들이랑 놀고 축구하고 고기 먹고 싶어.
나 일산이나 외국에서 걷는 것 되게 좋아했던 것 알지? 근데 여기 오니까 다신 걷고 싶지 않아. 이제는 헬스장에서도 런닝 머신 무서워서 못할 것 같아.
그리고 내 침대 잘 있지? 내 침대가 편한지 이제 깨달았어. 여기서 침낭에서 바닥에서 자 보니까 내 침대는 진짜 완전 편한 것이었어. 나 가자마자 침대로 점프할거야. 그리고 집에 가서 바로 조금 자고 친구랑 놀러갈거야.
여기 갔다올 때는 나 살 엄청 많이 빠져 있을 수도 있으니까 기대해도 좋아. 그 때 방글라데시랑 캄보디아 그 후진국을 갔을 때도 엄마 많이는 안 보고 싶었는데, 여기 오니까 급격히 보고 싶어지네.
그리고 원래도 착했지만 새해에는 더 착한 학교에서 문제 안 일으키는 시온이가 될게. 그리고 꼭 3등 안에 들테니까 전학은 보낼 생각하지 말고.
이제 또 행군하러 가야되네. 나 16일 날 행군 끝나니까, 그 때 보자. 보고 싶어 엄마, 아빠
2019년 1월 8일 화요일
이시온 올림
시온이의 편지가 엄마 마음을 먹먹하게 그리고 뭉클하게 하네 너무 감동적이고 너의 진심이 느껴져
울 아들이 이렇게 편지를 잘 쓰는 지 몰랐어
사실 엄마도 다른 때 보다 이번 여행에서 시온이가 가장 많이 보고 싶어
그래서 엄마도 매일 새벽기도 나가서 시온이의 안전과 힘들지 않도록 주님이 함께 동행해달라고 기도하고 있어
네 침대는 아빠가 네 방에서 주무시면서 잘 지키고 있어 걱정안 해도 되
완주하고 돌아오면 고기 많이 사 줄께 마음껏 먹고 네 침대에서 자다가 친구들 만나서 실컷 놀다와
이번 국토종단을 통해서 시온이가 많이 보고 느끼고 생각하는 시간들을 갖는 것 같아서 엄마는 네가 너무 대견스럽고 감사해
남을 일정도 안전하게 그리고 즐겁게 행군하기를 기도할께
힘들어도 잘 이겨내고 이번 경험이 너를 더욱 성장시키는 좋은 기회가 되리라 엄마는 믿어
시온아 내일도 화이팅
2019년 1월 9일 수요일
시온이를 사랑하는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