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대장정

[47차 국토] 0728 6일차 : 이렇게 긴 우중 행군은 처음이야!

posted Jul 29,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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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보다 긴 거리를 걷는 오늘, 아이들의 체력을 위해 오늘은 기상시간이 평소보다 좀 늦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이미 이전에 일어나는 시간에 적응 됐는지 한 시간이나 일찍 일어나 출발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출발시간은 12시가 넘는다고 이야기해주자 갑자기 밝아지는 얼굴과 목소리로 좋아합니다. 어제의 행군이 많이 힘들지 않았을까, 조금 걱정됐지만 좋아하며 방방 뛰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그리 힘들지는 않았나봅니다. 아침식단으로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짜장밥에 맛있는 계란 국입니다. 급식을 먹는 우리 대원들 중에는 본인 학교 급식보다 맛있다는 대원들도 여럿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맛있다며 좋아하는 모습을 보는 취사대장님, 비를 맞으며 밥을 준비했던 피곤이 싹 가시는 기분입니다.



아침을 다 먹었습니다. 어제 오후, 숙소 옆 빨래방 사장님께서 아이들이 예쁘다고 빨래를 무료로 해주셨는데, 그 빨래를 오늘 찾으러 가야합니다. 50명에 가까운 아이들의 빨래를 모두 널어놓고 각자 옷가지를 가지고 갑니다. 내 수건과 옆 대원의 수건이 바뀌기도 하고, 양말을 잃어버리기도 하지만 결국 제 짝을 찾아갑니다.



한바탕 빨래 정리가 끝나고 같은 연대 친구들은 잘 알지만 다른 대원들은 잘 모르기 때문에 전체 인원 앞에서 간단한 자기소개를 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방금까지 같이 옆자리에서 밥을 먹던 대원이 사실은 나와 같은 취미를 갖고, 같은 관심사를 가졌으며 같은 게임을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이제는 대원 대 대원이 아닌 어느 학교의 누구로서 이야기를 나눕니다. 왁자지껄 자기소개시간이 끝나고 연대별 깃발을 만듭니다. 연대기에 그려진 그림만 봐도 연대 성격이 보이는 듯 합니다. 마지막으로 정말 가방을 챙겨서 오늘 행군의 시작을 준비합니다. 오늘은 대관령에서 진부령까지 약 20km정도를 걷습니다.

연대기 네개조.jpg




이제 행군을 시작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소나기치고는 비가 상당했기 때문에 대장들은 안전을 위해 조금 후에 출발하기로 합니다. 비가 그쳐가는 듯 하다 가도 다시 쏟아져서 출발시간은 계속 늦춰졌습니다. 더 이상은 기다릴 수 없어 비를 뚫고 행군을 시작합니다. 오늘의 길은 일부의 완만한 언덕과 평지만 있어서 그늘이 없는 길인데, 어찌 보면 비가 오는 게 더 다행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대원들은 땡볕 밑에서 걷는 것보다 움직이며 맞는 비가 기분이 좋은지 더 좋아하는 눈치입니다. 강했다가 약해지는 빗줄기 속에서 대원들은 뚜벅뚜벅 걸어갔습니다. 물론 힘듭니다. 하지만 지나가며 응원해주시는 분들, 무엇보다 바로 옆에서 같이 걸어가는 대장님들의 응원에 없던 힘도 생기는 아이들입니다.



오늘의 숙영지에 도착했을 때, 아이들은 최고의 소식 하나를 듣습니다. 원래 오늘은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하는 날이었지만 주민들의 도움으로 마을회관을 빌려 아이들이 실내에서 잠을 잘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텐트를 좋아하는 아이들이지만 그래도 실내에서 자는 잠을 이길 수는 없는 모양입니다.



내일도 우리 아이들은 길고 긴 집으로 가는 길에 발을 올립니다. 힘들지만 집에서 기다리는, 옆에서 함께 가는 내 응원자들을 향해 오늘도 걸어갑니다.


*오늘 행군 때 비 때문에 사진을 찍지 못했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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