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변덕스러운 날씨 탓에 고생이 많았습니다.
횡성의 찜질방에서 새벽 5시에 눈을 뜹니다. 간만에 따뜻한 곳에서 잠을 자니 깊게 푹 잘 잔듯 합니다. 행군을 시작하고 6시 10분 쯤 횡성에서 원주로 넘어왔습니다. ‘원주시 소초면’의 간판에서 기념사진도 한컷 찍습니다.
행군 중 7시쯤 휴식시간을 가지며 아침식사를 하였습니다. 뜨끈한 만둣국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오전에는 어제와 마찬가지로 구름이 많아 서늘했습니다. 덕분에 행군속도에 힘을 실어 점심을 먹기 전까지 약 19km정도를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긴 시간동안 행군을 하다보면 자연스레 그 지역의 유명한 먹거리들을 알게 됩니다. 오늘 걸었던 원주에서는 복숭아와 찰옥수수가 유명하나 봅니다. 행군을 하면서 복숭아를 파는 가게를 여러 곳 볼 수있었습니다.
11시 20분 쯤 마을 약수터의 정자에 앉아 점심을 먹었습니다. 수박화채가 얼마나 맛이 있었던지, 여러번 리필해간 대원들이 많았습니다. 집에 가서 엄마한테 수박화채를 해달라고 해야겠다는 대원들도 여럿 있었습니다. 점심식사를 한 후 더위를 피하기 위해 두 시간 정도 자유시간을 가졌습니다. 정자에 대원들끼리 옹기종기 모여 다같이 게임을 합니다. 12명의 대원들은 그세 끈끈해진 듯 합니다. 한 명도 빠짐없이 함께 다 같이 자유시간을 보냅니다.
오후 2시쯤 다시 행군을 시작했습니다. 구름이 걷히고 햇볕이 강하게 내리쬡니다. 습하기도 무척 습해 땀이 주륵주륵 멈추질 않습니다. 이틀 연속으로 긴 거리를 이동해서 그런지 오늘은 아이들이 기력이 떨어진 듯 보입니다. 말수가 줄어들었고, 오늘이 지금까지의 행군 중에 가장 힘이 든다고 말합니다. 부모님이 보고 싶다고 말하는 대원들, ‘지금 이 시간이면 평소에 집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을텐데~ ‘하는 이야깃거리를 펼쳐놓습니다.
4시 20분 쯤 행군 도 중 예고치 못한 비가 떨어졌습니다. 처음엔 보슬비 정도의 가는 비가 내려, 더위를 식힐겸 멈추지 않고 약간의 비를 맞으며 기분좋게 행군했습니다. 그러나, 빗줄기는 점점 거세졌고, 비바람도 몰아치기 시작했습니다. 근처 비어있는 건물에 들어가서 30분 정도 거센 비를 피합니다. 그곳에서 한 대원이 노래를 불러주어 대원들이 웃을 수 있었고, 힘들었지만 비가 오는 상황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50분 정도 우비를 입고 걷다보니 숙영지에 도착했습니다. 숙영지에 거의 도착할 때쯤 매우 굵은 소나기가 쏟아져 다 젖은 옷, 신발안에 물이 가득 찼습니다.
저녁식사로 홍합탕, 제육볶음, 계란찜, 버섯구이를 맛있게 먹었습니다. 고된 일정과 변덕스러운 날씨 탓인지 배가 많이 고팠나봅니다. 밥과 모든 반찬들을 남김없이 비워내 잔반이 하나도 남지 않았습니다.
씻고 일지를 쓴 후, 후식으로 베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을 먹었습니다. 굳은 날씨와 32km의 장거리를 이겨낸 아이들, 어제 오늘을 계기로 스스로 한층 성장했으리라 기대해봅니다. 내일은 특별한 행군일정 없이 이곳 숙영지에서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하루를 보낼 계획입니다. 아이들은 오랜만에 밤에 신나게 이야기 하고 놀다가 10시 30분에 잠이 들었습니다.
8월의 시작, 폭염경보와 소나기가 동시에 우리를 맞이합니다. 기특한 아이들, ‘협동’의 의미를 점차 알아가는 듯 합니다. 지금 우리 대원들은 무슨 꿈을 꾸고 있을까요 ? 대원들의 일지의 분량이 늘어났습니다. 오늘은 일지에 쓸 에피소드와 각자 느꼈던 생각과 감정들이 많았나봅니다.
집에 가면 먹고 싶은 음식들이 생긴 듯 합니다. 엄마표 떡볶이가 먹고 싶다는 대원, 엄마의 육개장이 먹고 싶다는 대원, 가족과 함께먹는 지코바치킨이 그립다는 대원, 이런 저런 수다와 함께 오늘 하루도 무사히 마무리 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