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의 일정 중에서 오늘의 아침은 더욱 더따스하고, 기분좋은 햇살입니다. 오늘의 기상시간은 7시였으나, 부지런한 삶에 익숙해진 대원들은 어느새 6시가 되니, 눈을 비비며 이부자리를 정리하고 있었습니다.
7시쯤 아침식사를 하고 가위바위보로 오늘 함께 이동할 대원들과 대장님들을 선택해 조를 꾸립니다. 오늘은 다른 날들보다 행군 일정이 복잡합니다.
숙영지에서 원덕역까지 2km는 모두가 함께 행군했습니다. 원덕역에서 운길산 역까지 지하철을 이용했습니다. 얼마만의 대중교통인지, 에어컨 바람인지, 대원들은 편안한 환경에 기분이 좋으면서도 왜인지 오랜만이라 조금은 낯설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점점 집으로 가는 날이 가까워지면서 일상에서 누렸던 사소한 것들에 감사함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운길산 역에 내려서부터는 각 조별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오늘 걷는 곳은 ‘경기옛길’인 평해길 - 제 3길 정약용길(마재옛길)입니다.
운길산 역에서부터 시작해서 - 정약용유적지(생태공원)-팔당댐- 팔당역을 지나가는 코스입니다. ‘남양주시’를 거치는 12.9km의 거리로 한강의 정취를 느끼며 아름다운 경관을 관람할 수 있는 것이 이곳의 묘미 입니다. 다산 정약용의 삶의 공간이었던 고향 마재마을을 거닐며, 그분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맑은 물이 보이고, 푸르른 나무들로 이루어진 산책길은 우리의 마지막 행군을 기분좋게 마무리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듯 합니다. 자전거 라이딩으로 국토종단을 하고 있는 사람들도 많이 마주쳤고, 서로 응원하며 기분 좋게 걸을 수 있었습니다. 여유롭게 마지막으로 같은 조의 대원들과 대장님들과 이야기를 나눕니다. 아쉬움이 많이 남나 봅니다. 좋으면서도 헤어짐이 아쉬워서, 내일이 오지 않기를 바라는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정약용 길에서 기념으로 스탬프를 찍었습니다. ‘능내역’과 ‘마재옛길’에서 오늘의 소중한 추억들을 챙겨온 일지에 도장으로 남겨둡니다.
정해진 식비를 포함하고 각 조의 대장님들께서 소정의 비용을 보태어 점심을 해결하고 맛있는 간식거리도 사주셨습니다. 그동안 대원들이 가장 먹고 싶었던 음식을 먹었습니다. 햄버거 세트를 먹은 조도 있었고, 분식거리와 빙수를 먹은 조도 있었고, 우동과 돈까스를 먹은 조도 있었습니다. 만족스러운 행군과 점심식사, 이 모든게 마지막이라는 사실에 한 걸음 한 걸음에 더 힘을 싣게 되는 대원들입니다.
각자 조끼리 여유롭게 시간을 보낸 후 4시쯤 오늘의 숙영지인 총대장님 댁에 도착했습니다.
짐정리와 샤워를 한 후 발도장 스탬프를 찍었습니다. 11박 12일 동안 온전히 내 두 발로 약 350km거리를 이동해왔습니다. 영광의 훈장이 될 내 발을 기억하고자 합니다. 물집의 자국들과 벌레들의 흉터로 평소보다 험해진 내 발의 모습입니다. 그러나 가만히 내 발을 빤히 보고 있으면, 그동안의 여정이 고스란히 떠오릅니다. 이보다 더 값지고 가치있는 일, 훨씬 더 많은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저녁 메뉴로 마지막 만찬을 거하게 즐깁니다. 취사대장님께서 로즈마리로 직접 시즈닝을 하여 만들어주신 목살구이, 각종 쌈채소와 맛있는 김치찌개를 원없이 먹었습니다.
마지막 일지를 작성하고 그동안의 일정을 마무리하는 소감문도 함께 작성하고 있습니다. 어느때보다 진지해진 대원들, 다양한 기억이 떠오르나봅니다.
오늘은 전 대장님 중 한분이신 강보석 대장님께서 치킨과 자두, 과자들을 한가득 선물해오셨습니다.그리고, 박진성 전 대장님께서도 방문하셔서 피자를 선물해주셨습니다.
어김없이 맛있게, 끝나는 마지막 날 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사랑들 속에서 하루를 마무리 합니다.
대원들과 대장님들까지 함께 동그랗게 큰 원으로 둘러앉아 롤링페이퍼를 작성합니다. 그동안의 여정에 대해 서로에게 하고 싶은 말, 마지막을 마무리 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아쉬움이 많이 남는 아이들, 그러나 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은 아니라 합니다. 다음 만남을 약속하며, 소중한 시간을 보냅니다. 끊임 없는 수다 보따리 속에서 잠에 드는 아이들. 이렇게 마지막 날도 흘러갑니다.
11박 12일동안의 길다면 긴, 짧다면 짧은 시간들 속에서 대원들은 어떤 것들을 배우고 느꼈을까요? 다시 집으로 돌아간다면 한층 더 성장해있을 대원들의 모습에 조금이라도 기대가 됩니다.
한 여름밤의 꿈으로 기억될 나날들, 이곳에서의 경험들이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 오랫동안 아이들의 가슴속에 남기를 바래봅니다.
그동안 매일밤 아이들의 소식을 궁금해 해주시고, 많은 사랑과 관심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다들 좋은 밤 되세요 !
이상으로 일지대장 김지민 이었습니다 :)
피곤하셨을텐데 늦은 시간까지 애써주시고
따뜻한 글로 마음의 위로와 기쁨을 주신 일지 대장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동안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