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연맹소개 > 자유게시판  
집엔 잘들 들어 가셨나요. 대장님이란 표현이 정말 어색했는데 이제 안써도 될것 같아서 한결 홀가분하네요. 겨울답지 않은 날씨라 패딩속에 반팔만 입고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아직 연맹 본부에 남아있어서 그런지 행사가 끝났다는게 실감나질 않는데 어제 일찍 귀가한 대원님들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마라도에서 경복궁까지, 부산에서 경복궁까지. 두발로 걸어왔다는게 아직도 신기하고 꿈만 같습니다. 내기분이 이런데 그 작은 발로 짧은 다리로 절뚝거리면서 걸어온 수많은 어린대원들의 심정은 어떨지 상상조차 되지 않네요.

소실된 숭례문 복원 현장을 지날때의 아쉬움. 부산에서부터 걸어왔건만 경복궁의 입구는 쉽게 우릴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숭례문을 함께 볼수 있었다면 좋았을껄 이라는 아쉬움도 잠시. 보행자 터널을 지나자마자 햇살과 함께 보이던 경복궁, 그 아름다운 자태. 그 감동을 언제까지고 간직하고 싶습니다. 정말 많이 봤고 정말 많이 가본 경복궁이지만 그 위엄과 아름다움을 스물 여섯이 되어서야 깨달았습니다. 산 능선과 처마, 그리고 주변의 고층 빌딩들. 서울의 한복판에 자리잡은 옛 고궁의 모습이 그렇게 아름답다는걸 왜 이제야 깨달았나 싶을정도로 벅차오르는 순간이었습니다.

고개를 들고 주변을 보라고 그저 걷기만 하는 너희들이 안타깝다고 말했지만 그건 저 스스로에게 한 말이었습니다. 저도 어릴적에 그런 기회가 많았지만 전혀 감동받지 않았고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산에 왜 오르는가 라는 의문을 가질정도로 빈약한 감수성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너무 아쉽습니다. 안타깝습니다. 후회 됩니다. 그때 조금만 더 신경써서 많은걸 보고 느꼈다면 좋았을텐데. 지금은 하고싶어도 시간적 경제적 여건때문에 쉽게 할수 없는 현실이 너무 야박하기만 합니다. 그래서 같이 걸어간 대원들의 모습에서 옛날의 내모습을 봤고 그게 안타까워서 계속 얘기했습니다. 나중에 저처럼 아쉬워하고 후회하지 말았으면 하는 마음에 말입니다. 걷느라 바쁘고 지치고 힘들었을 대원들에겐 그저 잔소리로 들렸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그 잔소리때문에 몇번은 하늘을 올려다 보지 않았나요.

근 20일 정도를 함께 했던 우리 대원님들. 난 이번 행사가 너무 즐거웠고 또 재밌었습니다. 내 위주로 행사를 뛴것 같은데 대원님들은 어땠는지 모르겠네요. 초코바 하나 입에물고 걷는것도 즐거웠고 제주도의 박물관도 즐거웠습니다. 강에비친 보름달을 보며 걷고 영남루의 강바람을 맞으며 졸던것 눈내린 한라산을 뛰어 올라간것 백록담을 목전에 두고 눈싸움을 한것 냉수마찰을 하고 덜덜떨던것 고추냉이가 들어간 주먹밥을 먹은것 근 칠십명정도의 인원이 다함께 지하철을 타고 이동한것 히치하이킹을 하고 짜장면을 얻어먹은것 가방 세개를 메고 걸었던것 물집이 잡혀서 절뚝거리고 너무 피곤해서 걷다가 졸은것. 너희들에게 짜증내고 화냈던것까지도 다 즐거운 기억으로 남은것 같아요. 대원님들은 어떠셨나요.

앞으로 살날이 훨씬 많고 볼것 느낄것 경험할것이 훨씬 많은 우리 대원님들, 여러분의 긴 인생에서 이번행사는 채 20일도 되지 않는 짧은 시간이지만 그 짧은 시간이 가슴속에 깊이 남아서 잊지못할 추억으로, 또 그립고 아련한 기억으로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기회가 되면 또 좋은 만남, 좋은 인연으로 웃으면서 볼수 있길 바랍니다.

간식하나에 즐거워하고 항상 3분남았다고 거짓말만 하던 촬영대장 김중빈 올림.
  • 추수경 2012.01.21 10:23
    흑 간식과 거짓말대장 김중빈대장님 ㅋㅋㅋ 대장님도 그리울거에영!!!
  • 박지현 2012.01.21 18:12
    글정말감동이구 하나하나다공감되요ㅠㅠ저도대장님그리울거에요!
  • 이도희 2012.01.21 16:26
    우리삼분뒤에봅시당♡
  • 유경진 2012.01.22 18:41
    이도희♡김중빈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니까뭐...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017 영선이 어머님보세요^^ 김보라 대장 2012.01.20 1513
6016 열심히 탐험떠나는 건강한 청소년분들! 시립청소년일시쉼터 2012.01.20 1285
6015 66명의 너희들에게 보내는 편지 4 3연대장 오소정 2012.01.20 1605
» 간식대장 거짓말대장 촬영대장 김중빈 입니다. 4 김중빈 2012.01.20 1890
6013 우리 작은영웅들♥♥ 5 일지대장 곽은경 2012.01.20 1428
6012 서울시립청소년일시쉼터입니다^^ 청소년누리 2012.01.20 1847
6011 보고싶어요 7 박지현 2012.01.20 1663
6010 대장님들 10 겸둥이 김성진 2012.01.19 1411
6009 66명의 작은 영웅들에게. 14 file 대빵 구아진 2012.01.19 1915
6008 그동안 반가웠고 재밌었고 고맙다!! 4 김찬영 2012.01.19 1543
6007 32차국토대장정아이들에게... 6 차량대장 박준규 2012.01.19 1533
6006 부대장님이 대원들에게 출발 삼분전! 6 주민우 부대장 2012.01.19 1430
6005 ㅠ.ㅠ 아쉬운 국토대장정 2 최산(차량대장) 2012.01.19 1601
6004 지금까지 고생한 아이들에게.... 1 장비대장 박태근 2012.01.19 1518
6003 정말 시끄러웠던 66명의 대원들에게.. 6 의료대장 이승호 2012.01.19 1705
6002 감사합니다!. 이찬영 2012.01.19 1521
6001 국토종단 대장에게 3 김상민 2012.01.19 1296
6000 아이비리그에 한국 초중생 와글와글 왜 ? 뉴요커 2012.01.17 1763
5999 국토 종단 대원들 경복궁 도착 시간 1 김상민 2012.01.17 1519
5998 오빠!안녕 박상권 2012.01.16 1411
Board Pagination Prev 1 ...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 327 Next
/ 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