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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2002.07.29 20:54

조회 수 739 댓글 0
시헌짱, 시인천재.

오늘도 잘 견뎌낸 두 아들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
오후에 비가 내리더구나.
어찌나 반갑던지, 비가 그렇게 고맙게 여겨지기는 처음이었단다.
너희들도 가뭄에 단비를 만난 기분이었을거야.

그래, 아들아.
바로 그거란다.
우리는 가끔 진정으로 고마운 것에 대해 잊어버리고 사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더구나.
너무나 당연한 것이기에 고맙다는 생각조차 잊고 사는 것이겠지.
하지만 그런 당연한 것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것만큼 더 고마운 것들이 또 어디있겠니?
아주 사소한 것들도 사실은 우리들에게 너무 고마운 것들이란다.

시헌짱, 시인천재.
이젠 가지고 간 옷들도 운동화도 베낭도 다 땀에 절었겠구나.
냄새도 풍기고, 경우에 따라서는 곰팡이도 피었을 수가 있겠구나.
어깨엔 굳은살이 베이고, 팔은 햇빛에 타들어 껍질이 벗겨지고, 얼굴은 새까맣게 탓겠구나.
하지만 그런 냄새와 살껍질과 깜둥이가 되어버린 얼굴은 너희들의 힘든 노력으로 만들어진
것들이니 얼마나 대견하고 자랑스런 것들이랴.

시헌짱, 시인천재.
친구들도 형이나 누나들도, 그리고 동생들고 많이 사귀었겠구나.
힘든 과정속에서 만난 사람들이라 더 깊게 친해졌겠구나.
그래, 그러면서 너희들은 사랑과 인간애와 사람들과의 관계를 배우는 것이란다.
함께하는 지금의 힘든 여정들이 너희들에게는 좋은 경험이 되리라 엄마아빠는 확신한단다.

멋진 시헌짱.
같은 조가 아니더라도 시인이를 자주 찾아보고 잘 챙겨주기 바란다.
시인이는 아직 어려서 무척 힘들어 할거야.
더 멋진 시인천재.
힘들어도 울지 말고, 엄마아빠가 보고 싶어도 조금만 참아라.
지금의 인내가 더 기쁘고 아름다운 보고픔으로 변할거야.

내일은 또 무더워질거야.
아무쪼록 잘 견뎌내기 바란다.
내일 하루도 시헌 시인 화이팅!

7월 29일
아빠 엄마가

61.83.133.177 아빠엄마 07/29[21:05]
비*야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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