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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빈이의 엽서를 받고.......

by 전수빈 posted Aug 02,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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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람들은
덥다고 엄살일까?
여름이 여름다워서
매미 소리 저렇게 또르르 영글고
벼 이삭 낱알들이 토실히 여무는데-----

따가운 햇살 도리질했으면
복숭아가 저렇게 예뻤겠어?
청푸른 포도알
까맣게 까맣게 몸을 태우며
단 물 드는 것 봐!
메밀 밭을 수놓은 고추잠자리도
여름 해님의 씨앗이란다.
우리
이 여름을 한 가슴 안아 보자.
방울방울 맺히는 구슬땀을 훔쳐내면서----------

박꽃 이우는 가을 뜨락에 서서
가슴 활짝 열어 보면
알알이 영근 씨앗 몇 톨
까만 눈 찡긋
웃고 있을 게다.
---------------------조화련의 여름 ---------

수빈!
날마다 열어 보며 실망만 하던 대문 앞 우체통 속에
오늘---드디어----
반가운 너의 엽서가 가뿐 숨을 토해 내고 있었다.
삐뚤빼뚤---쓴 너의 글씨가
얼마나 힘듬을 말해 주고 있는 것 같아
울어버리고 말았다.
수빈!
무척 덥지?
하지만------이렇게 무더운 여름이 있어야
다가 오는 가을이 더 소중하고 기다려지는 거란다.
네 친구(동생) 똘똘이도 피서한다고
나리꽃 활짝 핀 꽃밭을 온통 파헤쳐 놓았단다.
우리 수빈이의 은행 나무 밑에 구덩이를 깊게 파 얼굴만 내놓고
숨만 할딱이고 있다.
얼마나 더웠으면.........

뙤약볕 속에서 힘들게 걷고 있을 수빈 도령님을 생각한다면
저렇게는 하지 않을 텐데..........
일정표 대로라면 지금쯤 나주의 어느 곳을 지나고 있겠지?
힘들지만 조금 더 참으렴.
남해의 푸른 물결을 생각하며.
마라도의 시원스런 파도 소리를 떠올리며.

다이어트도 많이 되었겠구나.
얼마나 좋으니?
항상 이야기하지만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즐겁게!
좋은 쪽으로만 생각하렴!
수빈!----이제
엄마랑,아빠랑 만날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그 날--서울에서
맛있는 것 많이많이 사 줄게.
그럼 ..오늘도 ..멋있는 하루가 되길......
포항 기북에서 수빈이를 사랑하는 엄마--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