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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운, 주성, 수지 (6)

by 아빠 posted Aug 03,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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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벌써 장정 10일째이구나. 이진포라!.......

어제는 월남사지 석탑을 보았다고 현장 소식이 올랐구나. 너희들이 굳건한 두발로 걸어가는 길을 매일 매일 지도를 보면서 확인한다. 참으로 멀고도 먼 길이구나.

그 길을 걷는다는 것만으로도 아빠는 너희들이 자랑스럽다. 게다가 <지붕없는 박물관>인 이 땅의 곳곳, 그 역사의 현장도 지나고 옛사람들의 체취도 함께 느낄 수 있다면 더 좋겠지.

아마도 너희들이 걷는 그 시간에 더위에 어쩔 줄 몰라하면서 그저 시간이나 축내고 있는 네 친구들도 많을 것이다. 그런 축과 비교하면 너희들이 흘리는 땀방울과 내딛는 발걸음은 얼마나 소중하냐?

아빠는 오늘 공주 친구들 계가 있어서 대천해수욕장으로 네 엄마와 동생과 함께 간다만 마음이 편치는 않구나. 아까는 한줄기 굵은 비가 한참 쏟아졌다. 비가 내리면 비맞고 걸어갈 너희들 생각, 햇볕이 쨍쨍 내리 쬐면 땡볕아래 걷거나 어디 그늘에서 휴식하고 있을 너희들 생각, 시원한 냉장고 물을 마시면서도 물통에 담긴 미지근한 물 한모금으로 목을 축일 너희들 생각,...

하지만 우리 아들 딸들이 갖은 어려움을 이겨내면서 여러 대원들과 함께 잘 해나가고 있지! 하면서 스스로 위로하기도 한다.

난생 처음 그렇게 많은 날들을 걷고 그렇게 많은 땀을 흘려보고 그런 어려운 일을 겪어 보는 것이지만, 그것은 결코 헛되지 않다. 훗날 반드시 너희들 삶에 큰 교훈이요 밑거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자랑스럽고 대견하고 씩씩한 우리 아들 딸, 풍운, 수지, 주성이.

내일 이진포에서 드디어 배를 타고 망망대해를 항해하여 제주도로 가겠지. 그저 우리 엄마 아빠들은 너희들이 탄 배가 무사히 항해를 마치기를, 바람이 세지 않고 물결이 높지 않고 그야말로 순풍에 돛단듯이 그림처럼 미끄러져 제주에 도착하기를 바라고 바랄 뿐이다.

오늘도 많은 것을 배우고 자기 것으로 만들고 마무리도 잘 하거라.

너희들을 사랑하는 아빠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