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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아들 준혁이에게

by 혁이어무이 posted Jan 20,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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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혁아
햇살이 참 따스하고 예쁜 오후이구나
오늘은 경북 문경이 도착지 이던가
그곳은 우리 가족이 일년에 몇번씩 할머니댁을 오가며 지나던 길인데 ....
지금쯤 점심식사하고 또 행군을 시작하였겠다
누나는 준혁이가 없으니 많이 허전한지 엄마만 못살게 하는구나
그동안 집에서 누나에게 시달렸을 우리 준혁이를 이해하겠다
그래서 오늘은 숙제를 많이 주고 왔어
은행, 병원, 우체국다녀오구 청소하고 두루두루 ....
준혁아
발에 물집도 많이 잡히고 짧은 다리로 형아들 따라잡기도 힘들텐데 어떻게 용하게도 여기까지 왔구나
동상은 걸리지 않았는지 모르겠네
이젠 오늘 지나고 5일만 더 참으면 우리 아들을 만날수가 있구나
어제는 엄마가 TV에서 뇌성마미 1급 장애자인 어떤 아저씨가 자신의 몸 하나도 가누기 힘든만큼 행동이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남을 위하여 항상 봉사하며 살고 있는 아저씨를 소개하는 프로를 보았단다
그 아저씨는 전동 스쿠터하나에 불편한 몸을 의지하고 소년소녀 가장이나 자신처럼 몸이 장애인 분들이나 또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을 하나하나 찾아다니며 보살피고 용기를 주고 살아갈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함께 놀아주는등 정말 우리들이 부끄러울 정도로 보람된 삶을 살고 있더구나
준혁아
엄마는 그 아저씨를 보면서 이런생각을 하였단다
비록 네가 어려서 큰 형아들 보다는 좀더 힘들고 어려운 탐험이 되겠지만 그래도 건강한 육체가 있어서 이런 탐험을 떠날수 있다는것이 정말로 감사하고 다행이라는것을 말이야
그러니 우리혁이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힘들어도 불평하지 말고 힘든 이 탐험이 너에게 꿈을 주고 희망을 심어주고 사랑과 행복을 느끼게하는 탐험이 되도록 하였으면 좋겠구나
준혁아
경복궁에 도착할때까지 건강하고 우리 멋지게 만나자 알았지
건강해라 사랑하는 아들아
P.S 외할머니께서 혁이 걱정으로 항상 전화하신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