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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호를 보낸 지 어언 반을 넘겼구나. 솔직히 엄만 너를 보낸 지난 10일동안 별 느낌이 없었다고나 할까? '이 녀석 어디 한번 고생 한 번 실컷 해서 부모 고마운줄 알아야 하고, 정신 좀 차리게 해야지'하는 맘으로 보냈다. 하지만 웬 걸! 아들 고마운 줄 , 모든 게 내 탓이다라고 알게 된게 열흘 밖에 안 걸리더구나. 늘 엄마 그늘아래 지 의견없이 그저 시키는 대로 할 수 밖에 없는 넌 그럴 수 밖에 없었겠구나 싶은 마음이 드니까 눈물이 나더구나....
널 처음 가졌을 때 엄마는 환상에 젖어 이 아이는 똑똑해서 공부는 무조건 잘 할 것이고, 리더쉽도 있어서 어딜 가든 우두머리가 될 것이며 건강할 거라고는 당연하게 생각했지.
그래서 너가 학교 들어가지 전까지 그 엄마의 깔끔떨고 완벽해야하고, 나서기 좋아하는 엄마의 성격에 맞춰 널 만들어 낼려고 너랑 많이도 부딪혔다. 넌 엄마의 악세사리였어.
이제 와서 너에게 사과하마.
정말 미안해.
네가 받았을 스트레스와 압박감은 얼마나 심했겠니?
널 내 마음대로 키우려 했던 지난 11년이 너무나 후회스럽고, 되돌리고 싶다.
가능할까? 너무 늦은 건 아닐까?
네가 돌아오고 나서부턴 달라진 엄마를 볼 수 있을거다. 또 시간이 흐르면 또 잊어버리고 예전의 엄마로 돌아가지 않기 위해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오늘의 이 느낌으로 다짐한 것들을 써서 붙여놓고 자꾸 봐야지. 맹세할께. 진짜.
' 맹세"
나는 지금부터 재호의 의견을 최대한 들어주는 엄마가 될 것을 맹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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