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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아들아 (4)~전해줄 편지

by 김민준 posted Aug 03,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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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하던날 연안부두에서 엄마가 잔소리해서 많이 속상했니?
엄마는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지는데 무거운 배낭을 메고 있는 것이 안스러워서 그런건데....
민준이 맘 이해 못해줘서 미안해.
엄마가 이해하고 민준이 속상한마음 풀어주고 왔어야 하는데 돌아오는 차안에서 후회했어.
옷을 봉투에 넣지 않고 배낭을 꾸려서 지저분하던데 비닐봉투에 입던옷과 새옷을 구분해서 넣고 다니도록 하거라. 승준이도 챙겨주고.

민준이가 중학생이 되고부터 엄마는 마음이 자꾸만 조급해져.
아기때부터 남다른면이 많은 너를 엄마가 바쁘다는 이유로 그 끼를 잘 키워주지 못해 미안했는데, 입학고사에서 2등했다는 선생님말씀 듣고 그날 엄마는 세상을 다 얻은 기분이었어.
누군가에게 자랑하고 싶었고, 보이는 것은 모두다 예뻐보였고, 화도 않났어.
회사일도 잘 됬고, 대학원공부도 잘됬어. 글도 잘 써졌고, 자신감도 생겼어.

엄마의 기분, 감정, 삶, 인생......... 이 모든 것들은 민준이에 의해 좌우되는 것 같아.
밖에서 아무리 힘들고 화나는일 있어도 민준이가 공부잘하고 바르게 자라면 힘이나고 화도 풀려. 그러나 게임만 하고, PC방에서 늦게 돌아오는날엔 온몸에 힘이 쫙 빠지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 아파서 견딜수가 없어.

사랑하는 아들 민준아!
넌 엄마의 꿈이야. 넌 이휘소 같은 훌륭한 과학자가 될 수 있어.
대한민국의 미래. 아니 인류의 미래를 책임질수 있는 그런 훌륭한 업적을 남겨야지.
엄마아들 민준이는 할수 있어.
지금 유학가기 싫으면 과학고등학교에 갔으면 해.
목표를 세우고 열심히 노력하기바래.

그동안 섭섭했던 일들은 모두 날려보내고 좋은 기억들만 남기고,
탐험일지 잘쓰고, 글씨도 민준이처럼 멋지게 쓰길...
이번 탐사로 끈기와 인내심이 민준이에게 가득 채워지길.
단점은 모두 버리고 장점만 남기고,
건강 조심하고, 친구들 많이 사귀고, 눈과, 귀와, 머리와, 가슴. 온몸으로 느끼고,
맑고 상쾌한 공기로 폐속을 깨끗이 씻어내거라. 온 몸을 가득채우거라.
부자가 되어 엄마곁으로 돌아오길....

세수 할수 있는곳이면 하루에 10번이라도 하거라.
땀이 많이나면 여드름이 더 심해질까 걱정이다.
항상 청결하게하여 다른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도록하고.
좋은 추억을 만들고 돌아오기 바란다.
민준이를 많이 많이 사랑하는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