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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영보아라.

by 박재영 posted Aug 04,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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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나의 아들 재영에게!
지금은 오후6시를 넘겨서 식사 준비를 하고 있겠지?
아빠는 매일 매시 인터넷 속에서 너희들의 소식을 접하느라 바쁘단다.
너희들 사진도 보았고 원영이 전화 녹음 목소리도 들었어.
코끝이 찡하고 이상야릇한 기분이 들더라. 이렇게 간접적으로 너희들을 접하게 되니 더욱 더 애틋한 기분이 든다.
좋은 친구 많이 사귀는 기회도 갖고 동생들 많이 도와 주어라. 믿음직한 형답게....
많이 힘드니?
믿음직함으로 대변되는 너이기에 별다른 걱정은 하지 않고 있지.
너를 아는 모든 사람들이 듬직하고 믿음직스럽다는 게 너의 이미지이잖니!
이 엄마도 또한 그렇게 생각하고 있고.
하지만 더위가 시작되어 힘드리라 생각되는구나.
이럴 때 샘골이 제격인데, 사실은 쌍둥이네랑 샘골엘 갔는데 날씨가 받쳐주지 않아 금방 철수하고 말았지. 억울하게도. 하느님이 벌하셨나봐. 우리끼리 갔다고....
시골 할머니도 너희들이 걱정이 되시는지 자꾸 전화를 하신다.
외할머니는 너희들 없는 틈을 이용하여 잠깐 나들이를 오신단다.

조금은 부족한 부모의 모습을 보일 때도 네가 잘 이해해주고 따라주어 늘 고맙게 생각하고 있단다. 또 스스로 자기 일을 잘 하고 노력하는 너의 모습을 볼 때 대견하고 믿음직스럽지.
지금은 조금 어렵고 힘들게 살아가지만 너희들이 있기에 위안이 되고 힘이 생긴단다.
너희들은 희망의 꿈나무잖아! 세상살이가 어렵긴 하지만 너희들 커가는 모습만으로도 부모는 기쁨을 얻는 것 같아.
너희들이 더 행복한 삶을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은 엄마 아빠 뿐만은 아니겠지?
지금 이 과정도 행복을 찾아가는 하나의 길이 되리라 생각되어진다.
어렵지만 즐거움도 있잖니?
잠깐이나마 공부 생각도 접고 머리도 식히고 앞날을 설계해보는 시간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영양제는 먹고 있는지, 썬 크림은 잘 바르는지, 모기는 물리지 않는지 모르겠구나.
동생도 가끔 찾아보고 어려운 점은 없는지 살펴보거라.
잠잘 때 힘들 때 하느님께 기도하렴. 감사기도도 드리고. 기도는 하느님과의 대화라고 하잖아.
잘 지내고 다음에 또 보자. 안녕
8월 4일
너를 너무나 사랑하는 엄마가.
* 편지가 날아가 두 번씩 두 통을 썼다는 사실을 알아주기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