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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삼촌도 그리 많은 길은 아니었지만, 부산에서 광주까지 그것도 한겨울에 도보로 여행을 한 적이 있단다. 벌써 십년도 훨씬 넘은 일이라 기억에는 가물가물 하지만...
그래도 가끔 그 때 걸었던 희끗희끗 눈 날리던 남쪽의 어느 이름모를 벌판이 꿈처럼 그리워지기도 한단다. 그리고 낡은 가게방과 인심좋은 아주머니의 막걸리 한 잔과 신 김치 한 종지...
이런 은원이가 싫어하는 술 얘기를 해 버렸네^^.
하여튼 삼촌이 지금 이 나이가 되어도 다시 한 번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면, 지금의 은원이처럼 우리 땅을 발이 시리도록 무릎이 아프도록 걸으며, 들과 산, 이름모를 들풀과 쪼로롱 날아가는 새들이며 때로는 수줍게 때로는 도도하게 땅을 적시는 푸른 강물을 눈과 마음에 담고 싶은 일이란다. 그러니 지금 삼촌이 얼마나 은원이가 부럽겠니...
벌써 일주일아 다 되어가는구나. 고생이 많지. 가끔 비도 오니 아마 모르긴 몰라도 힘들거야.
그래도 아픈 다리 이끌며 눈과 마음에 담은 우리 땅의 기쁨과 슬픔이 앞으로 은원이가 살아가는데 많은 힘이 되어줄 거라 믿는다.
더 바라고 싶은 것은, 노을이 아름다워 눈물도 흘려보고, 길녘 논에서 들려오는 벼들의 속삭이는 소리도 들을 수 있는, 그래서 가다가 아무곳이나 누워 마음껏 하늘을 바라보다 잠도 들고 하는 그런 자유로운 길이 되었으면 좋겠지만, 주어진 일정에 다른 사람들과 같이 행동을 맞추어야 하니 그건 어렵겠지. 그래도 그런 마음이라도 품고서 한걸음한걸음 걷기를 바란다.
삼촌이 경험한 바에 따르면... 우리 산과 들의 푸른 빛은 한 낮보다는 햇살이 어스푸레 비치는 아침과 저녁에 더욱 빛을 발한단다. 햇살에 눈부심을 강요당한 푸른 빛보다는, 햇살에 누죽들지 않고, 햇살이 기운 시간의 꽃과 풀과 나무는 자기 색을 한껏 뽐내더라구. 그 초록의 싱그러운 색깔도 마음에 담아오렴.
이제 온통 우리 땅과 하늘을 닮아버린 은원이를 서울에서 만날 수 있기를 기다리며, 더욱 건강하고 힘차게 일정을 마치기 바랄께. 그럼 은원이 수고해라.

참... 지금은 새벽인데, 또 비가 오려는지 잔뜩 지푸린 구름들만 보인다. 자꾸 비가 오면 힘들어서 안될턴데...

...... 삼촌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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