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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하늘같은 우리 아들 용준이에게

by 이용준 posted Aug 06,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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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4시 30분, 꼬끼요 하는 닭 울음 소리에 하루를 시작한다.
조금 더 자고 싶은 마음, 그냥 쉬어버리고 싶은 마음을 물리치고 이불을 젖혀 버린다.
엄마가 아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은 기도밖에 없는데... 기도로 응원해야 하는데...

하나님!
우리 용준이가 내 나라 내 땅을 두 발로 속속들이 알아보는 대 역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 발 한 발 내디면서 우리 민족의 삶의 모습을 돌아보게 하시고, 과거와 현재를 통하여 미래를 짐작하게 하시며, 그 미래를 위하여 내가 해야만 하는 일은 무엇인지 성찰하는 시간이 되게 하옵소서. 나라를 향한 뜨거운 사랑이 용솟음치게 하사 나라를 위하여 진정으로 아파하며 기도하는 자가 되게 하시고, 이 땅의 복음을 위하여 기도하는 자가 되게 하옵소서.
어렵고 힘들 때에도 낙심하지 않으며, 주님께 기도함으로 힘을 얻고 고난을 헤쳐 나갈 수 있게 하옵소서. 주님께서 언제나 손을 잡고 동행하신다는 것을 알게 하시고, 그로 인하여 평안을 얻게 하옵소서. 이 국토순례를 통하여 강건한 신체와 굳건한 정신력을 소유하게 하시고,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방식을 인정하며, 한껏 성숙해진 모습으로 돌아오게 하옵소서. 그리하여 날마다의 삶이 주 안에서 아름답게 열매맺게 하옵소서.

교회에서 돌아와서 사서함으로 대장님이 전하는 소식을 들었다. 반갑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안심도 되고... 연이어 나오는 대원들의 목소리, 용준이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어도 다 내 아들같고 내 딸같은 마음이 들어선지 엄마, 사랑해요 할 때 용준이가 하는 겉 같이 가슴이 뭉클했고, 걱정마시라고 할 때 용준이가 오히려 엄마를 걱정하고 있는 것 같아 뿌듯하더구나. 우리 용준이가 잘 하고 있구나, 엄마가 걱정하면서 안절부절하기 보다는 씩씩하고 당당하게 시간시간 충실하게 보내기를 바라겠구나 생각했단다.

용준아. 때로는 너로 인해 엄마가 속상한 적도 있었고, 실망한 적도 있었고, 자신이 없어진 적도 있었단다. 그러나 그보다는 너 때문에 기쁘고, 너 때문에 고맙고, 너 때문에 든든하고, 너 때문에 자랑스러운 적이 훨씬 많았단다. 아들을 키우기가 결코 쉽지는 않지만 그러나 결국엔 엄마가 너를 의지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단다. 높은 하늘처럼 기상이 드높고, 넓은 바다처럼 너그러우며, 세상의 온갖 사물을 다 품고 사는 땅처럼 깊이가 있는 우리 아들 용준아. 엄마는 너를 진정으로 사랑한단다. 그 어떤 것도 우리 아들을 대신할 수는 없단다. 엄마 가슴을 열어서 이 사랑을 보여 줄 수 있다면 좋으련만...

용준아. 8월 16일에 만나자. 가슴 가득 사랑과, 꿈과, 소망을 안고서...엄마랑, 아빠랑,은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