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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비야...
어제 탐험대장님께 전화 받고 무척이나 놀랬다.
네가 어지럽다고 한다고...
수업 나가는 길에 전화를 받았는데, 얼마나 놀랬던지...
전에도 네가 어지럽단 얘기를 했었는데,
이번 탐사 때 미리 처방 받아 약이라도 챙겨넣을걸 그랬구나.
지금은 좀 괜챦은지... 걱정된다.

오늘 탐험대 사진을 보니 '누릿재'란 곳을 걸어가고 있더구나.
나무들이 울울창창하게 뻗은 숲속을 걷는 모습이어서
엄마는 더 반가웠어. 엄마가 얼마나 숲을 좋아하는지 넌 아니까.
하지만 새벽 6시부터 일어나 재를 넘어 유적을 보러갔다고 하니,
졸리고 귀챦은 마음을 떨쳐버리느라 많이 힘들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른 아이들이 올린 글을 보니,
물집이 나고 모기에 물리고 그랬다는데, 넌 괜챦은지...?
가능하다면 너도 '부모님께'라는 게시판에 소식 좀 전해주면 좋겠다.

엄마는...
지난 주 토요일에는 포항에 있는 내연산이란 곳에 다녀왔단다.
계곡이 너무 훌륭했고, 화진 해수욕장이란 곳에 잠시 들렀을 때
등산복 입은 채로 바닷물에 잠시 빠져보기도 했었어. ^^
산행은 조금 힘들었지만, 즐거웠단다. 하지만 돌아오는 길이 장난이 아니었어.
서울에서 포항까지 5시간 걸리는데, 돌아올 땐 10시간도 넘게 걸렸지~ --;;

월요일부터는 방학이라 수업도 일찍 마친다.
그래서 집에 일찍 오게 되는데, 네가 없어서 얼마나 휑뎅그레한지 모른다.
하여 네 방문을 일부러 열어놓았지. 바람도 들어오게 하고, 네 손길과 흔적이
묻은 어지러운(?) 물건들을 보며 너 보고싶은 마음을 달래보곤 한다.
너도 보고싶지만, 사고로 죽은 강아지 생각도 무척 난다.
요즘 엄마는 친구들에게 "나, 외로워~~~" 이렇게 외친다.

많이 힘들지..??
이번 행군 하면서도, 잠을 못자면서도, 졸린 눈을 부비며 새벽에 일어날 때며
어쩌면 이 긴 국토종주에 참가하게 된 것을 후회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어.
하지만, 네 스스로 자원한 것이고 또한 자신과 싸움이니, 꼭 이겨내길 바란다.

작년에 우리는 서로에게 너무나 힘든 여름을 보냈었지.
그때 생각을 하면 지금도 눈물이 앞을 가린다만, 다행히 네가 맘을 잡아주어
엄마는 얼마나 네가 고마운지 모른다. 그때 생각하면 지금도 지옥같아.

네가 지금 중학교 3학년이니 앞으로 3년 반 정도 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를
맞아야 한다. 세상은 점점 힘들어지지만, 엄마는 최선을 다해 너를 키울 것이야.
그래서 네가 하고싶은 것도 하면서 넓은 세상을 자유롭게 살기 바란다.
또한 엄마는 네가 강한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란다. 이번 탐사가 너를 더욱 강한
사람으로 거듭나는데 도움될 것이라 확신한다.

엄마는 네가 돌아오는 8월 16일날,
너와 어떻게 하면 멋진 상봉을 할 수 있을까 즐거운 고민중이다.

은비야,
네가 없으니 정말 너무나 보고싶다아~~~~
건강하게 완주하기 바란다.

-은비를 너무나 사랑하는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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