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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8.07 16:21

한빛이 땅

조회 수 275 댓글 0
받는이: 8연대 15대대 강한빛

울 한비시 안녕~~

나? 또길이모~

지금 막 출근해서 한빛이 어제 뭐했는지 읽고, 편지쓰고 있어.

지금 여긴 아침 8시 56분. 그럼 거긴 오후 3시 56분이겠네.
시차때문에 이몬 한빛이 소식을 하루 후에 야 읽게되거든.
이모 퇴근할 때쯤에서야 니네들 소식 올라오니까.
요즘, 이모 퇴근하면 곧장 이모부 병원에 가거든.
이모부 디스크때문에 2주간 병원에 있어야해.
옛날에 한빛이한테 '빌빌이~ 빌빌이~ 빌빌이~ 도사~'라고 놀렸는데, 이모부가 이젠 빌도사가 돼버렸네.
우리 한빛이는 매일 35킬로나 씩씩하게 걷는데!

여기 독일은 넘넘 더워. 어제는 39도, 오늘은 40도까지 올라갈꺼래.
어제 집에가는데 넘넘 더워서 차 에이콘을 켜고가려다, "아니야, 울 한빛이는 이 더위에 걸어가는데, 나도 꾹참아야지!"하고 에어콘 안켰더랬지. 내가 에어콘 안 켰다고 울 한빛이가 더 시원해지는 것도 아니고 가야할 길이 짧아지는 것도 아닌데, 마음이라도 한빛이랑 같이하고 싶어서. 이모부도 한빛이 토이 토이 토이래!

한빛아, 한번 이런 기도를 해봐.
성경에 아브라함에게 "네가 겉어다니는 곳을 다 네 지경으로 주겠다"하신 하나님께, 너의 한 발 한 발 발길이 닫는 곳이 다 네 지경이 되게해달라구.
아직 한빛이 어리지만, 네가 밟았던 땅들을 하나님께 예약해놓고 청년이되면 그 땅들을 다스리게해달라고. 이모도 그렇게 기도할께.

울 한빛이 사랑해.

안녕,

2003년 8월 7일 목요일, 독일에서 이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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