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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감사하렴.

by 김상우 posted Aug 08,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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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랑하는 아들, 상우야
서서히 어둠이 밀려오는데 우리 아들은 어디쯤 가고 있을까?
한참 배가 고플 시간인데 저녁 식사는 했을까?
반찬 투정 없이 잘 먹는 우리 아들이지만 식사는 제대로 잘 하고 있을까?
아빠는 선풍기 바람을 쐐다가도 문득 우리 아들이 불볕 더위 속에서 행군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는 미안한 마음을 갖곤 한단다.
어제는 벌써 장성댐과 갈재 정상을 넘어 전라북도로 향했더구나.
갈수록 커다란 마음을 갖게 될 우리 아들을 늘 떠올린단다.
일정표를 보면 오늘은 정읍까지 갔겠고 즐거운 물놀이도 했겠구나.
즐거웠니?
고개를 오를 때 고통스러움이 고개 정상에서 더 없는 기쁨과 승리감으로 다가오듯 모든 일이 마찬가지란다.
늘 감사하렴, 아들아.
나에게 주어진 고통들은 하나님이 더 큰 기쁨과 행복을 주시기 위한 것임을 알아야한단다.
아빠는 오늘 너를 생각하며 네가 읽었던 괭이부리말 아이들을 읽었단다.
생각나니?
그 가난 속에서도 불평하지 않고 끝내 행복을 찾은 숙자, 숙희, 동준, 동수, 명환이를....
자신도 어려우면서 아무런 조건 없이 사랑을 전한 유도 아저씨 영호가 생각나니?
아빤 몇 번이나 눈시울을 적시며 우리 아들도 이런 마음으로 읽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단다.
사랑하는 나의 아들아!
아빠는 우리 아들이 사랑을 많이 주는 사람으로 커주길 바란다.
아빠는 우리 아들이 어떠한 고난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더 어려운 사람들의 아픔을 함께 느낄 수 있는 깊은 마음을 가져주길 바란다.
오늘밤도 예쁜 꿈꾸고 새 힘을 얻도록 기도한다.
사랑한다.
안녕.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