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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8.10 02:53

강산 힘내라

조회 수 174 댓글 0
산아
새벽 2시가 넘은 시간이다. 산이는 지금 어느 야영지에서 깊이 잠들어 있겠구나.
많이 힘들지. 아빠가 잠이 안와서 탐험연맹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어느 여자 한 아이와 남자 한 아이가 행군을 포기하고 집에가려고 하는 바람에 일정이 많이 늦어졌다는 얘기가 있더구나.
그 아이가 누구인지는 몰라도 아빠는 그 아이들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단다.
정말 힘이 들땐 그렇게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는 법이란다. 그러나 다른 아이들은 모두 참고 견디는데 혼자서 그렇게 포기하고 나면 얼마나 부끄럽겠니. 부모님도 잘 했다고 말하지는 않을테고 말이다.
산아
아빠가 지도를 보니까 벌써 절반이나 온 것 같더라. 날씨가 조금씩 더워지긴 하지만 그래도 이젠 제법 다리에 힘도 붙었겠지? 그리고 대장님이나 연대장님들도 아주 자상하게 너희들을 돌보는 것 같더구나. 그리고 대장님들이 현장의 소식을 빠르게, 자세히 전해 주는 바람에 아빠는 직장에서도 늘 산이의 소식을 알 수 있어서 마음이 편하다.
산아
아직도 모기들이 덤벼드니? 그렇지만 모기쯤이야 행군할 때의 어려움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겠지?
산아 게으름 피우지말고 가끔씩 빨래도 꼭 해서 양말이며 수건 런닝을 항상 새것으로 갈아입도록 해라. 그리고 날자로 치면 이제 꼭 일주일이 남았다. 산이가 행군을 떠난 이후 아빠 엄마는 단 하루도 빠짐없이 산이를 응원하고 있다. 마지막 힘을 내서 당당한 모습으로 서울에서 만나자. 산이 만나면 아빠가 아주 맛있는 점식 식사를 사주고, 저녁엔 아이맥스 영화도 보여줄께.
강산 힘내라. 파이팅-팅-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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