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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상이를 보내고 벌써 두번째 일요일이구나.
우리 아들은 고된 일정때문에 이제는 요일감각도 없겠지만 어쨋거나 오늘은
일요일이다.

여느 일요일 같으면 지금쯤 서후리에 가 있을텐데....아님 무언가 새로운
꺼리를 만들어 함께는 시간 일수도 있고...
지난 금요일과 어제는 아빠가 중요한 약속과 일때문에 아들에게 보내는 글을 남기지 못해 미안하구나.
일산 사시는 네째 이모할아버지 알지?
지금 서울대 병원에 입원해 계시는데 지금 상황이 너무 안좋으시단다. 해서
어제는 엄마와 할머니 모시고 병문안 다녀 왔단다.

생-노-병-사...(다 쓸줄 아는 한자들이지?)
사람이 나서 늙고 병들고 죽는다는 아주 단순한 Circle임에도 이렇게 늙어
병든 어른을 뵙고 오면 정말 병든다는 사실이 왜이리도 서글프고 힘든 일인
지를 다시금 생가하게 하는구나. 할머니 말씀처럼 병들지 않고 죽음을 맞을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 인생의 Circle에 병을 뺀 생-노-사만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일요일 아침부터 너무 슬프고 기운빠지는 이야기로 시작했나 보다.
하여간 철상이도 돌아오면 할아버지 뵈러 한번 가자꾸나....

대장님 Briefing에는 어제 한 여학생과 남자친구로 인해 힘든과정을 모두가 겪었던 모양이던데..... 혹시 철상이는 그 친구를 비난만 하는것은 아니겠지? 모두가 함께하는 지금의 시간은 나 혼자 보다는 우리를 그리고 그 우리가 무언가의 결과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니 혹여 그런 친구들이 있다고 해도
그 모습이 나 일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욕하거나 비난하기 보다는 보다 너그러운 우리라는 공동체의 생각으로 감싸고 위로하고 함께 해주길 빈다.
지금 철상이의 목표는 경복궁이잖아.
일단은 경복궁까지 라는 목표를 잘 마무리하고 그 다음에 스스로를 평가하고
전체를 평가하는 진단의 시간을 갖도록 하자. 중간에 나 혼자만의 판단으로
포기하고 중단하고 그만두는 우는 범하지 말아야지... 아마 그 친구들도 조금은 성급한 생각에 쉬운 판단을 했는지 모르지만, 다 이해할수 있는 행동들이기에 함께하는 대장정의 친구들 모두가 감싸주고 더욱 더 용기와 의지를함께 나눌수 있기를....

철상..
이제 일주일도 안남았다.
하루하루가 이제 이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시간으로 설정되어간다.
오늘을 자고나면 이제 6일.
아마도 그때쯤 충청도 땅에 들어올수 있지 않을까 한다.
그러면 걷는 일도 훨씬 다 수월해 질테고....
이제는 며칠간 잘 마무리하는 일만 남겨 놓은것 같아 그 마무리에 건강과
계속된 긴장을 당부하고 싶구나.
긴장의 끈을 늧추면 조심스럽지 못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항상 주변에 잠재해 있는 사고 라는 놈들이 고개를 드는 법이니까.

아주 잘하고 있는 우리아들 대견하고 자랑스럽고 정말 장하다.
어제 전화를 통해 들은 목소리가 역시나 쉬어 있어서 많이 걱정은 되지만
철상이가 자랑스런 아빠 아들이기에 잘 마무리하고 아빠한테 이 17일간의
고생을 자랑하리라 믿는다.
다시한번 당부한다.
며칠 남지 않았다고 느슨해 하지 말고 끝까지 긴장하고 건강하게 잘 마무리하고 씩씩하고 까만(?) 모습으로 경복궁에서 만나자.

오늘하루도 철상이다운 명랑함과 씩씩함으로 ....

철상이를 가장 자랑스러운 아들로 생각하는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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