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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촌이 대학다닐때, 후배들과 이야기가 길어지는 바람에 새벽 4시까지 후배네 하숙집에서 얘기를 하다가 새벽녘에 집으로 들어가는 중이었다. 저녁부터 조금씩 내리던 비가 갑자기 세차게 쏟아지더라구. 우산은 가방 속에 있었는데, 왠지 그 비를 맞고 싶은 생각이 들더라구. 서울에 내리는 비가 공해로 산성비가 되어 맞으면 머리가 빠진다고 하지만, 이미 한 참을 내린 뒤라, 그런 걱정을 안 해도 될 거 같기도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한 40여분 동안 그 비를 다 맞았는데, 왜 그리 시원하고... 혹시 아니... 그 비가 잔디를 막 깍았을 때 나는 싱그러운 냄새를 갖고 있었다는 것을. 혹시 비를 맞으며 걸을 때 힘들면 냄새를 한 번 맡아봐. 삼촌이 맡았던 그 싱그러운 풀냄새가 날지도...
힘들던 고비도 지나고, 어느 정도 몸도 익숙해져 있겠구나. 아빠가 보내줘서 은원이가 잘 하고 있다는 엽서를 받아 보았다. 할머니께도 읽어드리고. 정말 잘하고 있는 거 같아서 괜히 고마운 거 있지. 맨날 삼촌한테 업어달라 무등태워달라 조르던 은원이가 자신의 발로 그 먼 길을 힘차게 걷고 있다니. 정말 은원이가 자랑스럽고 대견하다.
조금만 더 힘내서 열심히 할거지. 그러리나 믿고 삼촌도 열심히 응원할께.
조금만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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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일반 아들아딸들아 작성 요령 탐험연맹 2007.07.24 63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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