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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딸 원영이에게

by 박원영 posted Aug 11,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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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 집 떠난지 벌써 많이 됐구나.
혹시 울지는 않았는지 몰라. 맞아, 울지는 않았을 거야.
막 눈물이 나올려고 했는데 고개를 옆으로 돌렸을려나.
암튼 잘 했다.
지금까지는 아주 잘 한거야.

원영아. 봐라. 저 넓은 대지를 .
바람과 구름이 어깨동무를 하고 넓은 들판에 그림자를
떨구며 지나가는 모습을 보았느냐.
바람에 모두 한쪽으로 쏠렸다 다시 허리를 펴는 풀잎들의 고단한 성장을
느껴 보았느냐.
너에게 보여진 모든 것은 이제 다 네 것이니라.
바람과 구름, 하늘과 바다, 강과 들판,산 그리고 시골 마을들,
밤과 별 그리고 달,해 이 모두가 늘 우리와 함께 했었음을 보았을 것이다.
항상 익숙한 것은 그 가치를 자칫 잊어버리기 쉽거든
이제가까이에 있는 것들을 고마워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힘을 내서 걷고 걸어 이제 충청도로 갈려고 하겠지.
충청도를 길게 길게 걸어나오면 경기도요, 과천을 지나 남태령만 넘으면 우리집
ㅋㅋㅋ 좋다. 고지가 보인다.
힘내라.
엄마와 아빠가 응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