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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이 가까워진다.

by 최정욱 posted Aug 13,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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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어김없이 컴퓨터에 매달리게 된다.
아직은 순서가 되지 않은것같아 기대하지 않았던 정욱이의 편지가 올라와 있네..
와~~ 반가움..반가움..정욱이라고 쓰여진 이름만으로도 벌써 가슴은 부풀어오르고
정욱이의 글을 조심스럽게 읽었지..
그런데 말이야.
정욱이가 몹시도 서운했나보더라..
가슴이 미어진다는 내용, 엄마가 오기를 기다렸었다는 말..
엄마는 또 한없이 미안한 마음이 들고 어떤 변명도 너에겐 족하지 않겠지만..
왠지 변명을 해야만이 될것만 같다.
그렇지 않아도 큰 체구에 다리부상으로 인해 힘들어하는
정욱이의 모습이 이내 눈앞에 어른거리고.안타깝기만 하다.
뒤쳐짐으로 해서 대원들에게도 대장님에게도 많이 미안하겠구나..
그래도 처음 "한번 해보겠어요" 하고 네가 다짐했었던 그 마음처럼
도전하고 이겨내고 버텨내고 깨끗이 마무리를 할수 있는 정욱이의 모습을 기대한다..
다리가 아파 다소 뒤쳐진다해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걸어서 움직이고 있는 정욱이가 대견하고 기특하고 장하다는 맘을 감출수가 없다.
이제 정말 조금만 참으면 된다.
낼,모레,글피..글피..알겠니?
16일이라는 숫자가 이렇게도 기다려진적은 없다.
경복궁에 이렇게도 가보고싶은적은 없었다.
내일은 서울로 출발하련다..너를 맞으러..
우리가족모두..정욱이가 보고싶어하던 민욱이, 수인이도 같이..
할아버지 할머니 이모 삼촌 모두모두 매일 네 안부를 묻는다..
잘하고 있느냐고..
잘하고 있노라고 대답하고 정말 장하고 장하다고 대답한다..
경복궁에서 만나면 제일 먼저 하고 싶은것이 무엇일까?
정말 원하는 소원을 들어주고 싶은때가 이런때인가부다.
정욱이는 집에 오면 먼저 하고 싶은것이 무엇일까?
아마도 잠을 실컷 자고 싶어할것같아..
엄마는 정욱이의 다리를 맛사지해주어야지..
며칠..마지막 힘을 내자...경복궁을 향하여..
너는 엄마가 사랑한다는 말로 도배했다고 하였지만 그래도 엄마는 또 도배할거다..
..너를 사랑해..정욱이를 사랑해..우리 장남을 사랑해..우리 큰아들을 사랑해..